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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ing Again] PC방, 변화와 도전의 중심에 서다 <1>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5.12.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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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발전의 촉매제 역할, 트렌드 메이커로 자리매김
음지의 폐쇄적 공간 아닌, 문화 메카로서 게임산업 선도자 역할

최근 게임을 개발하고 완성된 게임을 시장에 출하할 시점에서 개발사들이 선호하는 마케팅 전략이 있다. ‘인터넷PC방 마케팅’이 그것. 인터넷PC방(이하 PC방)만을 위한 클로즈 베타 서비스, PC방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면 더 많은 포인트 혹은 경험치를 주는 서비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PC방을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이 늘고 있는 것이 현실.

‘PC방 마케팅’은 유저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개발사 혹은 퍼블리셔사들의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95년 인터넷 카페를 표방, 유저들이 간단한 다과와 정보검색을 공유하는 장에서 게임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PC방으로 변화한지 10년.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공간이 아닌 온라인 게임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PC방이 변화가 있었기에 게임산업의 발전이 더욱 탄력 받을 수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2005년, ‘게임문화메카’로 자리잡은 PC방의 과거와 현재를 현주소와 게임산업의 선도자 역할로 변화하고 있는 PC방의 도전 과제를 짚어봤다.

≫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비상(飛翔), 게임산업 기틀 마련
게임산업의 절대적인 촉매제로서 역할을 한 PC방은 스타크래프트 인기와 함께 급성장했다. PC방의 효시와 ‘왜’ PC방이 게임산업에 절대적인 촉매제 역할을 했는지 그 이유를 살펴봤다.

■ PC방 태어나다
PC방의 태동은 지난 1995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우리가 PC방이라고 부르는 공간의 모태는 인터넷 카페로부터 출발한다. 그 당시 인터넷 카페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다. 차를 마시면서 간단한 통신을 할 수 있는 장소로 ‘통신카페’, 혹은 대학가에 워드프로세싱을 위한 공간이 전부였다. 이런 과정을 밟아 나가면서 96년 말부터 차츰 PC방의 모습을 갖추게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PC방 가운데 하나는 부산에서 시작해 서울 신촌으로 자리를 옮긴 ‘슬기방’이다. ‘슬기방’이 PC방의 효시로 인정받는 이유는 최초로 PC에 ‘커맨드 앤 컨커’(Command&Conquer)라는 게임을 설치, 사용자에게 멀티플레이(Multi Play)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때만 해도 PC방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해, 호응은 그리 크지 않았다. 콘텐츠의 부족으로 사양 서비스업으로 접어들 뻔한 PC방을 구원한 것은 스타크래프트. 1998년 스타크래프트의 출시는 PC방을 전 국민들이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대중화시킨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다. 이후 2000년 전국적으로 2만여개의 PC방이 생기고 방송 CF에서 스타크래프트 고수들을 볼 수 있게 된다.

* 연도별 PC방 현황 및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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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 1988년 | 1999년 | 2000년 | 2001년 | 2002년 | 2003년 |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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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소현황 | 3,000 | 15,150 | 21,460 | 22,548 | 21,123 | 20,846 | 20,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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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대비 증감율 | - | 405% | 41.65% | 5.07% | -6.32% | -1.31% | 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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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백서 2005 발췌>

■ 게임산업의 토대 구축
PC방의 산업이 게임산업의 가장 큰 토대를 구축한 업적으로는 ▲ 네트워크 기반 설립 ▲ 유저들에게 게임을 직접 유통(개발사와 유저간에 창구 역할) ▲ 게임의 양성화, 크게 이 3가지를 들 수 있다. PC방의 붐과 함께, PC(개인용 컴퓨터)보급률은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가정에서도 한가정 한 대의 PC가 보편화되기 시작한다. 이와 더불어 인터넷 전용선의 보급이 활발하게 이어졌다. 현재 온라인게임 시장의 기반인 네트워크가 바로 이 시기에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게임에 대한 정보를 PC방에서 얻는다는 유저들이 증가하면서 PC방은 개발사와 유저들간의 창구 역할을 하기에 이른다. 그간 블랙마켓의 대명사로 불리던 게임 역시 PC방의 붐과 함께 음지에서 양지로 이동했으며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잡아갔다. 특히, 대학가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진 PC방은 젊은 층의 코드로 자리매김 했다. 이렇듯 PC방은 게임산업의 전반적인 인식구조의 개선과 함께 게임산업의 기틀(특히, 온라인 기반 게임)을 마련하게 된다.

≫ MMORPG 부흥과 함께 전성기
1997년 태동, 1998년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붐을 일으켰던, PC방은 1999년과 2000년에 가장 큰 전성기를 누리게된다. 스타크래프트의 꾸준한 인기와 함께 MMORPG(대규모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의 콘텐츠가 추가되면서 다양한 게임을 제공. PC방은 최고의 서비스 산업으로 부상하게 된다.

■ 게임산업 정점을 공유하다
1998년 불어온 MMORPG의 돌풍은 한국 게임산업에 한 획을 그었다. ‘리니지’와 ‘바람의나라’를 필두로 MMORPG의 인기는 다음해 12월 단일 게임으로는 최초로 ‘리니지’의 동접자 수가 1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그간 스타크래프트에 지쳐버린 유저들의 포섭과 신규 유저들 창출에 고민 하던 PC방은 MMORPG라는 콘텐츠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에 이른다.

이런 새로운 콘텐츠의 유입은 PC방의 인기에 급격한 상승을 가져왔다.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MMORPG게임의 경우 장시간에 걸쳐 플레이를 요구해야하기 때문에 그간 단시간에 승부가 결정되는 스타크래프트의 수익성에 비해 월등한 이윤을 창출해줬다.

PC방 역시 MMORPG의 도입으로 유저들에게 강한 피드백을 전달, 개발사와 유저간의 창구 역할을 하면서 신규 유저 창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일명, ‘선 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에 개발사들 역시 PC방에 대한 영향력 및 신규 게임의 소개를 위해 총판을 만들어 PC방에 대한 관리를 시작하기에 이른다. PC방의 역할이 공식적으로 개발사들에게 인정을 받는 시기가 이때부터다. 게임산업에 가장 정점을 이루었던 순간 PC방은 촉매제 역할을 넘어 개발사와 유저간의 창구 역할을 충실히 수행, 게임발전에 동반자로 자리잡게된다.

■ 산업에서 문화로 자리 매김
새로운 콘텐츠의 유입이 새로운 문화를 대동하는 것은 산업과 문화사이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게임산업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새로운 콘텐츠의 유입은 문화를 파생시켰고 그 문화는 다시 PC방에서 새로운 문화로 꽃을 피웠다. MMORPG의 경우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PC방은 자생적인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오프라인 모임의 장으로서 혹은 같은 지역내 유저들의 아지트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PC방의 역할은 단순히 게임을 하는 공간이 아닌 자생적인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이런 계기로 유저들과 PC방 업주들의 관계는 더욱 굳건해 지고 새로운 콘텐츠 유입에 제 3자로서 방관해왔던 PC방은 유저들과 함께 호흡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PC방은 또 한번 ‘게임메카’의 장으로 거듭나게 된다.

PC방 경영을 7년 째 해오고 있던 이창현 사장(42)은 “PC방은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다였다지만, 유저들은 그 이상을 원했다”며 “그들을 하나로 결속해 줄 수 있는 응집된 공간을 자생적으로 만들어갔다”고 그 때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때 PC방을 하면서 온라인게임에 대한 지식 쌓아갔다”며 “PC방에서 유저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할 수 있었던 그 때가 최고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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