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블리자드 노스, 부활하다!”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7.02.09 11:48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세계 게임사(史)의 대 사건이 펼쳐진다. 게임계 지각변동이 휘몰아친다. 쓰나미급 파장이 몰려온다. 그리고… 그들이 온다!” 지난 262호 본지를 통해 공개됐던 전세계 온라인게임시장 대 평정 시나리오가 사실로 드러났다. 북미와 한국을 거점으로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이번 프로젝트의 뒤에는 중국 거대 게임 기업이 존재했다. 그 중심축에 블리자드 노스(Blizzard North)의 핵심 멤버들 대다수가 포진돼 있다는 사실 역시 본지를 통해 단독 확인됐다. 이미 전세계 평정 시나리오를 위해 블리자드 노스의 기술력과 정통성을 앞세우고, 중국 게임사의 막강한 자금력은 물론, 한국의 온라인게임 개발 기술력까지 보강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막강 라인 형성을 통한 제 2의 빌로퍼 신화 완성. 벌써부터 게임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블리자드 노스 핵심 인력 대거 합류
정통성 찾기 위해 ‘와우’ 침몰에 총력

게임계, 적색경보 발령
‘사라졌던 블리자드 노스가 부활했다.’ 지난 2005년 8월 ‘디아블로’ 시리즈를 통해 세계적인 게임사로 우뚝 섰던 블리자드 노스가 잠정 폐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곧이어 국내외 게임사들 간에 블리자드 개발자들을 향한 치열한 스카우트 경쟁이 이어졌다. 그로부터 약 1년 후. 당시 게임 개발사 하이보리얼 게임스(Hyboreal Games)를 설립했던 오카무라 미치오와 에릭 섹스톤을 중심으로 블리자드 노스의 두뇌들이 모종의 프로젝트에 잇따라 합류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미 총 14명의 핵심인력들이 지난 2006년 9월 블리자드 노스가 위치했던 샌프란시스코 산마테오 근처에 UIPG(U.I Pacific Games)라 명명된 개발사를 설립하고, MMORPG 개발에 본격 착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전문 경영진을 통한 완벽한 이원화 체제 마련과 동시에 개발에의 탄력을 위한 최종 막바지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국내 기술진의 공조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1월 9일부터 15일까지 총 7일간 UIPG 핵심 개발자들의 방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의 내한은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점검키 위함이다. 이들이 출국한 다음날인 1월 16일 UIPGK(U.I Pacific Games Korea)가 극비리에 설립됐다. 단순 기술 지원이나 지사 형태가 아니다. 이미 블리자드 노스 출신의 한국인 그래픽 아티스트 이장욱 씨 등이 참여한 가운데 개발팀 세팅이 본격 가동되고 있다. 소프트뱅크 출신 관계자들의 잇단 합류도 확인됐다. 이번 UIPGK설립에는 전 세계 시장을 독점하겠다는 UIPG의 포석이 깔려있다. 실제로 북미 거점인 UIPG는 ▲게임 엔진 ▲창의성 및 기획력 ▲게임 시스템 등 골격 완성에 주력한다. 아시아 거점인 UIPGK는 ▲온라인게임 기술력 ▲온라인게임 노하우 등을 전담한다.

이러한 형태의 투톱 체계를 통한 온라인게임 개발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UIPG의 행보에 대해 온라인게임 전문가 홍성민 씨는 “국내외 현존하는 대다수의 MMORPG들이 ‘디아블로’의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며 “외형적인 부분을 제외한 대다수의 시스템은 발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빼다 박은 인상이 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이들이 자존심을 걸고 개발 중인 신개념 MMORPG가 어떤 형태가 되든 분명 전세계 온라인 게임계에 파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 UIPG의 CEO Edward Lucero

와우 킬러, 완성 초읽기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이하 와우) 살생부가 등장했다.’ 블리자드 노스 멤버들이 주축이 된 UIPG. 현재 이들의 온라인 처녀작은 ‘와우’를 타겟으로 삼은 MMORPG인 것으로 밝혀졌다. 블리자드 노스의 정통성을 살리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다. 최근 서양에 불고 있는 오리엔탈 문화를 중심으로 동·서양 온라인 시장 모두를 석권하겠다는 전략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온라인게임 전문가들은 블리자드의 정통성에 초점을 맞춘 이유에 대해 ▲개발진의 맨파워 과시 ▲블리자드 노스에 대한 향수 ▲게임성에 대한 신뢰도 및 인지도를 노린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이 블리자드 노스의 정통성을 운운할 수 있었던 배경은 개발진에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블리자드 노스에서만 13년 이상 게임 개발을 주도해왔던 베테랑 개발자 등 ‘디아블로’ 시리즈의 핵심 개발진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UIP 설립의 초석을 마련한 오카무라 미치오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크리에이티브 리드 책임자로, 전 세계 1,500만 카피 이상 팔린 ‘디아블로’를 설계한 장본인이다. 에릭 섹스턴은 지난 10년간 ‘디아블로’ 시리즈의 퀘스트와 랜덤 아이템 등 혁신적인 게임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무려 20년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네트워크 디자인 등 게임 운영의 핵심축 역할을 수행했던 브래드 메이슨도 맨파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 왼쪽부터 Edward, 이장욱, Brad, Michio,Eric, CCP대표 Kane Yang, Don Kim, 하단 엄용준 UIPGK 지사장

이뿐이 아니다. 수석 애니메이터 켈리 존슨은 12년차 3D 디자이너로 ‘디아블로’ 시리즈의 독창적인 캐릭터 디자인을 창조해왔다. 블리자드 노스의 글로벌 보안 및 배틀넷 서버를 개발한 제이슨 테일러도 이번 프로젝트의 중심축이다. 블리자드 노스의 몇몇 발표되지 않은 타이틀을 이끌었던 조나단 모린도 최근 합류했음이 확인됐다. 이들 외에도 화려한 이력의 블리자드 노스 출신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투신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 유수 개발자들의 러시도 감지되고 있다. 핵심 멤버들의 계속된 합류. 블리자드 노스의 정통성을 강조할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중국 거대 게임사의 막강 자본력 투입
동양적 요소 가미 통해 전세계 시장 평정 야욕

중국, 온라인 세계대전 포문
‘온라인 게임계를 향한 중국 게임사의 선전포고가 시작됐다.’ 블리자드 노스 핵심 멤버들의 응집 이면에는 막강한 자본력을 보유한 투자회사가 존재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거대 게임기업 CCP(China Cyber Port)가 북미와 국내 게임사 설립의 자금줄을 대고 있음이 드러났다. 지난 2006년 6월 CCP의 케인 양 대표는 2억불 규모의 게임펀드를 조성함과 동시에 온라인게임 시장을 재편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 중 일부가 CCP의 북미 지사인 CCPA(China Cyber Port America)를 통해 이들에게 흘러들어갔음이 본지를 통해 확인됐다.

본지 중국 특파원을 통해 CCP의 공식적인 입장 공개를 요청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은 유보당했다. UIPGK의 엄용준 대표 역시 “투자사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그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중·일 3국 등 아시아 시장 및 북미 및 유럽 시장 석권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08년 상반기 전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을 무대로 본격적인 런칭이 감행될 예정인 만큼, 놀라운 성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더 이상의 답변을 회피했다. 이번 UIPG 및 UIPGK 설립과 관련해 두원 공대 게임학과 송현주 교수는 “개발력이 취약한 중국 개발사들의 취약점을 단번에 역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중국과 한국, 일본 등에서 높은 신뢰도와 인지도를 얻고 있는 블리자드 노스의 합류는 가시적인 최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 샌프란시스코 샌마테오에 위치한 UIPG 전경

현재 CCPA는 북미와 국내 기술진 보강에 이어, 중국 및 일본, 북미와 유럽 개발자들의 잇단 영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세계 베테랑 개발진들의 참여와 함께 점차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UIPG. ‘제 2의 빌로퍼 신화’를 꿈꾸는 블리자드 사단의 총공세는 이미 시작됐다. 또 하나의 ‘디아블로 신화’ 완성에 대한 전세계 온라인게임사들의 이목은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에 집중될 전망이다.

CCP가 궁금하다
중국 신식산업부 산하의 국영 기업. 지난 2005년 홍콩 증시에 상장됐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등 약 100여개의 유명 PC 패키지 게임들을 중국 내 독점 유통하고 있다. CCP는 약 22개의 IDC와 160GB급 백본망을 직접 운명하는 중국 거대 게임 기업으로, M&A및 게임 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CCPA는 CCP의 북미 지사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