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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orts Section] <경향게임스> 선정 e스포츠 2005 10대 뉴스 <1>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6.01.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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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국내의 e스포츠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바쁘고 벅찬 한 해였다. <경향게임스>는 2005년 e스포츠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봤다. 한 해를 돌아 보건데 올 한해 e스포츠의 가장 큰 사건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한국 e스포츠 협회의 2기 출범을 단연 첫 번째로 내세워야 할 것이다. 2기 협회 출범 이후 프로리그 통합은 물론, 정부의 프로게이머 상무팀 창설 방안 등 e스포츠가 프로 스포츠로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기 때문.

하지만 지난 12월 20일 한국게임산업협회(회장 김영만)에서 자체 선정한 2005년 게임산업 10대 뉴스에서는 e스포츠 성장세 둔화를 맨 마지막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2006년 병술년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역술인들은 내년 운을 “비 갠 뒤 해가 뜨는 희망의 해”로 예견했다. 현 e스포츠가 말 그대로 구름에 드리워진 어둠 속에 있다 해도 e스포츠 팬들의 희망이 꺼지지 않는 한 그 미래는 여전히 ‘맑음’ 이다.

① 한국 e스포츠 협회 제 2기 출범
지난 3월 18일 한국 e스포츠 협회 2기 협회장으로 SK텔레콤의 김신배 회장이 선출됐다. e스포츠 협회 관계자들로 구성된 실무협의회는 당초 올해 1월 새로운 회장사를 선임하고 e스포츠 발전을 위한 2기 협회 출범을 계획했으나 SK텔레콤과 KTF가 회장사 자리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결국 이 경합은 2기 협회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SK텔레콤 김신배 회장에게 돌아갔다. 이에 따라 e스포츠 협회는 4월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기 협회 출범식을 갖고 e스포츠를 더욱 발전시킬 새로운 리더를 추대했다.

특히 이 날 출범식에는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을 포함,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여야 정치인 10여명이 참석해 e스포츠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증가했음을 암시했다. 김신배 협회장은 협회장사를 통해 “기존 프로스포츠를 뛰어넘는 인기와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e스포츠의 위상을 확립하는 동시에 e스포츠를 국민에게 사랑 받는 생활밀착형 여가문화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e스포츠 협회 명예 회장으로 임명된 정동영 장관은 “2기 협회 출범으로 한국이 e스포츠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면서 “정무협의회를 통해 현 상무팀에 e스포츠 군 상무팀을 창설하는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2기 협회의 출범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회장사로 활동한다는 면에서 향후 e스포츠가 프로스포츠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으며 마니아 중심의 문화로만 취급받았던 기존 e스포츠 이미지에 대중적인 문화로 여겨질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1년 동안 2기 협회의 활동 내역이 합격점을 받을 것인가 불합격점을 받을 것인가의 문제는 앞으로 남은 회장사 기간 동안 얼마나 적극적으로 여러 가지 남은 과제들을 잘 풀어헤쳐 나갈 것인가가 중요한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② 최연성 이중계약 사건
프로게이머의 억대 연봉 바람이 거세게 불어댔던 2004년 이후 폭풍이 몰아치듯 올해에는 억대 연봉과 관련된 사건이 일파만파 커져갔다. 이와 관련된 주인공은 다름 아닌 SK텔레콤의 최연성. 본지가 단독 보도했던 최연성의 이중계약 파문은 프로스포츠로 성장해야할 e스포츠가 여전히 발전이 미흡한 상태로 머물러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할 만큼 씁쓸한 사건이었다. 최연성의 잔류와 영입과 관련돼 SKT와 KTF 양측 구단이 동시에 이중계약을 진행했던 것이 밝혀지며, 그 파장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져갔던 것.

KTF는 SK 텔레콤과의 계약이 만료되는 최연성의 영입을 위해 3년간 4억 5천만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를 제시했고, 이에 최연성 측은 KTF행을 잠정 결정했다. 이와 같은 계약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SK텔레콤은 KTF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같은 금액으로 최연성에게 연봉 협상을 제의했다. 이를 두고 KTF는 ‘이중계약’임을 주장했고 SK 텔레콤 측은 자사와의 계약이 끝나지 않은 시기에 교섭을 벌였던 KTF의 ‘사전접촉’을 문제 삼았다. 양측은 법적인 문제까지 거론하며 갈등이 깊어졌으나 협회의 중재안에 따라 가까스로 사건은 마무리 됐다.

이에 따라 최연성은 벌금 500만원 및 프로리그 전기리그 출장정지 처분을 받으며 약 3개월 동안 팀 경기에 나갈 수 없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기적인 이해관계로 얽힌 대기업 간의 갈등이 선수로서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음을 암시했고 e스포츠 팬들에게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또한 지난 9월에는 이와 유사한 사건으로 전 팬택앤큐리텔 소속이었던 이병민이 팬택앤큐리텔과의 재계약을 거부하고 KTF와 계약함에 따라 ‘FA(Free Agent)’ 체제 확립이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이병민은 징계와 관련 없이 현 프로리그 후기리그 자체에 출전할 수 없는 모호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이에 e스포츠 관계자들은 선수와 기업간의 계약 규정 및 뚜렷한 해결책을 협회가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③ 스카이 프로리그 2005 ‘통합리그 개최’
2기 협회가 출범하면서 가장 큰 변화를 주도한 것은 바로 양 방송사 체제의 프로리그를 하나로 통합했다는 데 있다. e스포츠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대회이기도 한 ‘스카이 프로리그’를 하나의 리그로 묶어낸 것. 물론 통합리그로 만들어내는 데까지 갖가지 난항이 지속되기도 했다. 그 중 하나는 양 방송사의 이해관계 대립. 기존 스카이 프로리그를 주관해왔던 온게임넷 측은 프로리그와 관련된 여러 아이템을 경쟁 관계에 있는 MBC게임과 공유하기 꺼릴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반대로 MBC게임은 추진해왔던 팀 리그를 접고 양 방송사 경쟁체제에서 프로리그를 똑같이 진행한다는 것에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프로리그의 통합은 e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는 꼭 이루어야 할 숙원 중에 하나. 어느 프로스포츠를 보더라도 방송사 중심의 리그 체제는 성장해 나가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양 방송사는 지난 5월 1일 통합리그와 관련된 국장급 회의를 열고, 통합리그 진행 방식에 최종 합의했다. 이날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통합리그 대회 명칭은 ‘스카이 프로리그 2005’로 하되, 한국e스포츠협회와 MBC 게임, 온게임넷이 공동 주최를 맡기로 했다. 후원은 SK텔레텍이 맡으며, 대회 방식은 양 방송사가 각기 다른 팀을 구성해 대회를 진행하는 양대 리그 방식으로 운용키로 한 것. 현재는 전기리그를 거쳐 후기리그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있다.

관계사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개막이 늦어진 탓에 빡빡한 일정을 선수와 팬 모두 감안해야 했다. 이 때문에 홍보와 대회 중요도 면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했지만 차후 프로리그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감수해야 할 일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통합리그가 최대규모의 e스포츠 대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운영 전반에 걸친 세세한 검토가 필요할 전망이다.

④ 국산게임리그 탄생
e스포츠의 국산게임 열풍은 작년 말부터 서서히 일기 시작해 올해 들어 그 풍성함을 더해갔다. 특히 김신배 한국 e스포츠 회장이 “국산게임을 장려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넥슨의 카트라이더, 네오위즈의 스페셜 포스 등 여러 국산 캐주얼 게임을 공인 종목으로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생겨난 e스포츠 리그도 각양각색. 게임의 인기도와 건전성, 게임대회 개최 여력 등이 고루 평가된 결과다.

이 종목들에 대해서는 ‘프로게이머 등록규정’에 따라 협회 승인 하에 공인대회를 개최할 수 있으며 대회 입상자들은 해당종목의 프로게이머로 활동 할 수 있어 대외적 신뢰도는 물론 종목자체가 갖는 위상을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가운데 온게임넷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카트라이더 리그(이하 카트 리그)는 지난 5월 ‘코크플레이배 카트 리그’를 시작으로 두 번째 리그인 ‘올림푸스배 카트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카트 리그의 총상금은 3억원으로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상금 규모와 거의 맞먹는 액수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스타크래프트가 사실상 e스포츠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일부 유저가 아닌 일반 대중을 끌어들일 게임이 필요하다”면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들이 e스포츠 리그의 다양화 및 활성화를 이끈다면 다양한 팬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임요환과 같은 스타 프로게이머가 등장하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 장점 중의 장점. 이 중 스페셜 포스리그의 ‘E1 Family’ 소속인 프로게이머 김 솔은 영화배우 ‘강동원’을 닮은 핸섬한 외모로 소녀 팬들을 이끌고 있는 것은 물론 패션쇼, 방송 출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e스포츠 홍보에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side story] ‘KeSPA’ 선정 e스포츠 2005 10대 뉴스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김신배)도 지난 12월 22일 2005년 e스포츠와 관련된 이슈들을 모아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협회가 제일 먼저 선정한 대목은 역시 2기 협회 출범. 이어서 통합리그 개막과 작년에 이은 전기리그 결승전 광안리 12만 관중 운집을 성공적인 운영의 결과로 꼽았다. 또한 통합리그의 개막과 동시에 공인1호 심판이 등장하게 된 점을 10대 뉴스에 포함시키며 e스포츠가 정식 체육 종목으로 인정받기 위한 단계에 들어섰음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식 출범 이후 e스포츠 관계자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꼬집으며 내년 적극적인 의견 개진 및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e스포츠 한류열풍을 10대 뉴스 중의 하나로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받고 있는 스타급 프로게이머들이 높은 실력과 출중한 외모로 여러 세계 게임대회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 이 가운데 ‘워3’의 장재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으로 국제적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 밖에 협회는 외부 계층에서의 e스포츠 관심 고조, 국산 게임의 e스포츠화, ‘여제’ 서지수의 성(性)역을 넘나드는 활약상 등을 10대 뉴스로 거론했다. 이 중 외부 계층의 관심 고조에 대해서는 정치권 인사들의 e스포츠 지원 방안과 학계의 e스포츠 관련 논문을 예로 들어 언급했다.

KeSPA 선정 10대 뉴스
1. 2기 협회출범
2. 통합리그개막
3. 상설경기장 건립
4. KeSPA 컵 개최
5. 공인심판 탄생
6. e스포츠 한류열풍
7. 외부 계층 관심 고조
8. KTF 23연승 달성
9. 국산 종목 e스포츠화
10. ‘여제’서지수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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