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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 프로게이머 대동여지도] e스포츠의 명문 고장을 찾아서 프로게이머대동여지도 <2>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6.02.1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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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
두 말할 여지없이 e스포츠의 중심지이자 생산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매주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키보드와 마우스 움직이는 소리가 떠나갈 날이 없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신촌, 대학로, 강남역 일대에는 PC방이 즐비하고 여전히 ‘스타크래프트’는 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 테란 종족의 ‘황제’ 임요환과 ‘여왕’ 서지수가 모두 서울에서 탄생됐으니 e스포츠 열기가 식기란 쉽지 않을 법하다. 특히 임요환은 프로게이머 억대 연봉 바람을 일으켜 낸, 지방 게이머들에겐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질 만큼 프로게이머란 신종 직업에게 ‘반짝’기름칠을 한 장본인이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게이머들은 서울에서 열리는 게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 곳으로 상경하기도 하며 프로게임팀 연습생으로 들어가기 위해 찜질방 투어를 거침없이 감행한다.

■ 인천시
인천은 스타리그 결승전을 두 번이나 치른 명소. ‘천재테란’ 이윤열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한편 ‘로얄로더’ 오영종이 임요환을 상대로 스타리그 첫 승을 거두기도 했었다. 대표적인 이곳 출신 프로게이머로는 e-네이처 톱 팀의 이재항이 있다. 근 열 달 가량 프로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e-네이처 톱 팀이지만 새로운 주장 이재항을 만나 차기 프로리그에서 어떤 변신을 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쩌면 자신의 고향, 인천에서 ‘상륙 작전’에 성공할지도. 한편, 국산e스포츠인 카트라이더 리그의 김대기, 조현준 등 스타 게이머들의 탄생지도 바로 이 곳 인천이다.

■ 대전시
작년 10월, 염홍철 대전시장은 “대전 엑스포 과학 공원 일대를 세계적인 e스포츠의 테마파크이자 관련 비즈니스의 허브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표된 ‘e메트롬’은 ‘일렉트로닉electronic’과 ‘메트로폴리탄 metropolitan(대도시)’,‘-ome(전체)’의 합성어로, 대전시를 세계적인 e스포츠의 메카로 육성하기 위한 대전시의 의지가 닮겨 있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이를 위해 오는 2011년까지 향후 6년간 엑스포 공원 내에 게임 전용관 및 e스포츠 경기장으로 구축하기로 할 계획. 특히 각 지역 대학에 게임관련 학과들을 연계해 게임인력을 양성하겠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폭풍저그’ 홍진호(KTF 매직엔스, 저그)의 고향이 바로 대전 신탄진이다.

■ 충청남도
충북권을 비롯해 충남권에는 아직 이렇다할 스타 프로게이머가 배출된 전력이 없다. 충남 예산 출신의 김택용(POS)이 그나마 주목받는 신예. 작년 프로리그에서 첫 출사표를 던지며 팀 내 염보성과 함께 올 한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올해 6회 째로 진행될 예정인 전국 사이버 체전은 한국 e스포츠 협회의 공인된 대회로 아마추어 게이머 육성을 적극 돕고 있다. 카트라이더 리그의 김대겸과 조현준도 이 대회 입상을 통해 프로게이머 등록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천안시는 충청권에 있는 천안, 우송, 호서 대학교 등의 후원을 통해 사이버 체전을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국내 대표 e스포츠 공인대회로 자리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 전라북도
전라북도하면 빠질 수 없는 세 사람이 있다. 바로 ‘익산 테란 3인방’. 최연성(SK텔레콤), 이병민(KTF 매직엔스), 진영수(SouL)가 그들이다. 최연성은 ‘익산 시티(IkSan City)’의 약자를 딴 ISC길드의 길드마스터로 활동한 바 있을 정도로 고향에서 실력파로 인정받았다. 당시 함께 가입해 활동했던 이병민은 이 곳 출신 게이머들이 진짜 실력파들이 많았다고 추켜세우기도. 최연성이 당시 동양 오리온 소속의 임요환으로부터 연습생 요청을 받았을 무렵 해산했다고 전해진다. 같은 고향, 같은 종족 출신인 세 사람이지만 소속이 다른 이유로 익산이 고향임을 알면서도 경기장에서 긴 얘기를 나눠본 적이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명절 전후로 휴가 기간이 비슷하게 맞아떨어질 땐 세 사람이 고향에서 뭉치기도 한다고. 이에 대해 최연성과 이병민은 “스타리그에 ‘막내’ 영수가 올라오면 익산은 프로게이머 명물로 통할 것”이라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 전라남도
MBC게임의 ‘매너’ 임성춘 해설위원이 바로 전라남도 남원군 출신이다. GO팀 소속의 프로게이머였던 임 위원은 지난 2002년 KPGA TOUR 1차 리그에서 3위로 입상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 외 전남 출신 프로게이머로는 e네이처 톱 팀의 김현진이 있다. 두 선수 모두 자유롭고 다혈질 기질을 타고나 성적의 기폭이 많은 편. 현재 선수 활동을 그만뒀지만 임 위원은 GO팀 명예코치로도 활동하고 있을 만큼 후배 선수들 양성에 힘쓰고 있다.

■ 광주시
광주시는 최근 들어 스타리그 및 프로리그 야외 투어 유치를 하면서 e스포츠를 관심 분야로 올려놓고 있다. 이 같은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이 지역 출신인 오영종(Plus, 프로토스)의 활약이 큰 공헌을 했다. 지난 한해 그는 스타리그 4번 시드로 직행, 처녀 출전한 대회에서 결승까지 올라가 우승을 차지해 ‘로얄로더’의 영광을 차지한 것. 이 때문에 2005년 기억에 남는 스포츠 사건에 높은 순위로 랭크되는 등 광주 출신 프로게이머로는 유일하게 주목을 받았다. 특히 작년 초를 전후로 광주는 추가로 방송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고 온게임넷을 시청해야 했기 때문에 이 채널의 보급률이 10%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함을 보였지만 2005년 1월 재계약 이후로 게임채널 시청률 1000만 시대를 만들어내며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 경기도
당구장 ‘죽돌이’에서 PC방 ‘죽돌이’로 변신, 프로게이머로 대성한 스타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강민이다. 경기도 안양 출신의 강민은 여느 프로게이머들과 마찬가지로 오로지 게임에만 몰입하기 위해 멀고먼 경북 구미까지 내려간 경험이 있을 만큼 열정적인 ‘몽상가’ 프로토스다. 특히 강민의 친정팀이라 할 수 있는 GO팀원들 가운데 경기도 출신의 프로게이머가 유독 많다는 점이 눈길을 끌만하다. 서지훈은 경기고 안성, 이주영은 경기도 군포, 현 SK텔레콤 소속의 박태민(전 GO)은 경기도 덕은리 출신이고 이재훈은 강민과 같다. 유독 경기 출신의 프로게이머가 많다는 사실에 GO의 조규남 감독은 “우연의 일치일 뿐 고향을 근거로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다”면서 “이 때문에 팀 단합이 좋은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 강원도
작년 1월 스타리그 사상 처음으로 스키장 투어를 실시했던 장소가 바로 강원도 홍천의 대명비발디 파크. 설원의 스키와 e스포츠 게임 대결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를 절묘하게 결합시켜 겨울철 이색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야외투어였다. 이처럼 강원도는 여름엔 해변, 겨울엔 스키장을 내세울 수 있을 만한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으나 교통편이 원활하지 않은 점이 개선돼야 할 요지로 손꼽히고 있다. 이 곳 출신 프로게이머로는 작년 처음 시행된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SouL팀으로 영입한 안상원이 대표적이다. 한편, 이윤열은 강원도에서 태어나 경북 구미로 이사를 간 케이스라 강원도 ‘명물’로 통할 뻔 했다는 후문.

■ 경상북도
앞서 언급한 바 있는 이윤열(팬택앤큐리텔, 테란)이 바로 구미 출신이다. 이 곳에서 개최되는 게임 대회는 물론 e스포츠 관련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할 만큼 e스포츠가 지역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고 있다. 안동이 고향인 GO의 변형태도 최근 프로리그에서 상승세를 타며 경상북도의 자존심(?) 세워주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두 선수 모두 이번 프로리그 후기리그에서 각각 개인전, 단체전의 다승왕으로 올랐다는 사실. 이에 대해 이윤열은 “같은 지역 출신의 변형태 선수와 함께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되서 기쁘다.”면서 “끈끈한 동료애는 물론 선의의 경쟁 상대로서 꾸준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부산시
한여름 해변의 열기를 뜨겁게 달구는 ‘e스포츠 축제의 장’ 부산은 박정석, 조용호, 박지호, 김영미 등 스타급 프로게이머 선수가 골고루 포진되어 있다. 경남권 출신 프로게이머들과의 결속력은 물론 야외투어 현장에서 수만 명의 팬들을 운집시키는 등 서울, 경기 다음으로 많은 프로게이머가 배출되었다. 특히 지난 7월 광안리 해변가에서 벌어진 프로리그 전기리그 SKT T1대 KTF 매직엔스 결승전은 12만명에 육박하는 관중이 몰려들어 박정석과 조용호 등이 속한 KTF 매직엔스의 ‘홈경기’를 방불케 했다. 각 지방 지자체 관계자들은 이 경기를 지켜본 뒤 e스포츠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는 후문. 이에 따라 부산을 중심으로 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각 지역마다 상설경기장이 구축된다면 일반 프로스포츠와 같은 지역 연고 중심의 e스포츠가 도입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대구시
대구시의 대표적인 프로게이머는 차재욱(KOR, 테란)이다. 대구시 자체에서 ‘게임도시’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있을 만큼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크다. 차재욱은 자신의 이름을 건 대형 피시방을 대구에서 운영하고 있다. 또한 MSL에서 연달아 우승, 준우승을 차지했던 마재윤(GO, 저그)도 대구 출신의 프로게이머. 유독 GO팀은 대구에서 단체전 경기 우승을 차지한 전례가 많아 행운의 도시로 불리기도 한다. WCG 국가 대표선발전에서 전상욱(현 SK텔레콤 소속)과 이재훈 등의 ‘집안잔치’는 물론이고 MBC게임 팀리그 우승의 전례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구는 한 해에 한 차례씩 대어급 프로게이머가 탄생해 눈길을 끈다. 작년에는 마재윤의 우승에 이어 대구 출신 프로게이머 송병구(삼성전자 칸)가 선전을 보이며 신예 프로토스로 떠오르고 있다. 송병구는 챌린지 리그로 정식 프로게이머 인증을 받은 뒤 곧바로 스타리그로 직행해 관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대구시 교육청 측은 프로게이머 육성의 차원에서 고등학교 신분의 현역 선수들을 대상으로 안정된 숙소 생활 및 연습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출석일수 제한을 완화하고 특기 적성 형태로 두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경상남도
경상남도는 부산 출신 프로게이머와 더불어 선수들 간의 결속력이 단단하다. 현역 선수들을 중심으로 이 지역 출신 프로게이머들과 지속적인 만남을 유지하고 있는 것. 이 만남의 주선자는 진해시 출신의 강도경(한빛스타즈, 저그). 선수들 사이에서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강도경은 명절, 스토브 기간 등 경기 일정이 없는 틈을 이용해 선 후배 프로게이머 간의 우정을 돈독히 하고 있다. 강도경은 “서울에 갓 올라온 후배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외지에서 고생하며 연습하는 것을 보면 내가 겪었던 예전 일들이 떠오른다”면서 “같은 고향 출신 선수들끼리 꾸준한 만남을 갖는 이유는 서로의 힘든 점을 털어놓고 함께 의논하며 결속력을 다지기 위함”이라고 털어놨다. 이들은 소속 팀과는 관계없이 고향 동료가 부산을 비롯한 경상권 지역에서 야외 투어 일정이 잡혀있으면 서슴없이 현장으로 달려가 응원을 하는 등 끈끈한 동지애를 발휘해 타 지역 프로게이머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 곳 출신 프로게이머로는 박용욱(SK텔레콤), 박성준, 이재황 (이상 삼성전자 칸) 등이 있다.

■ 제주도
제주도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e스포츠 게임 대회를 개최해 본 적이 없다. 물론 지역 예선전을 비롯한 PC방 대회, 케이블 방송 주최의 게임대회는 자주 개최되고 있는 실정. 이 곳 출신 프로게이머 역시 현재로서는 없는 상태이다. 지리적으로 너무 멀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관광 도시라는 이점과 e스포츠의 연관성을 동시에 살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 프로게임단 선수들의 전지 훈련과 휴식기를 위해 제주도를 방문한 적 있는 SK텔레콤의 조만수 과장은 “섬이라는 지역적인 특성으로 e스포츠 인구가 적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막상 현지에 도착해보니 선수들을 알아보고 몰려드는 팬들에 놀랐다”면서 “잠재된 e스포츠 팬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선 관계자들이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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