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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성년까지 게임 키드의 생애 <2>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3.1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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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8~13세)
게임계에서는 일명 ‘초등학생을 잡아라’라 명명된 마케팅 및 게임 개발이 한창이다. 이들이 초등학생층의 높은 구매율과 충성도에 따른 결과다. 실제로 초등학생이 많아야 게임이 성공할 수 있다는 등식이 이미 성립돼 있다. 대한민국게임백서 등 대다수 게임 관련 통계자료를 살펴봐도, 초등학생 전체 중 무려 90%이상이 게임을 즐겨봤거나, 즐기고 있음이 발표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게임을 즐기고, 이를 독후감 형식으로 게재하는 교육도 실시되고 있으며, 게임 내 네티켓을 위한 초등학교교사 모임도 신설됐다. ‘군주 온라인’을 활용해 경제교과목을 가르친 사례는 게임이 몰입도나 이해도에서 높은 효과를 가져오고 있음을 입증시켰다. 게임에 대한 시각이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각종 조사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장르로는 재미 중심의 아케이드성 게임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선단초등학교의 윤현진 교사는 “못하게 하면 할수록 더욱 하고 싶어지는 것이 아이들의 심리”라며 “(게임을 통해) 친구와 함께 우정을 쌓는 것은 물론, 컴퓨터에 익숙해지거나 사회생활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고 못 박았다.

■ “함께 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지금껏 즐겨왔던 게임들은 모두 엄마와 함께, 혹은 혼자 즐기는 게임들뿐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나도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조금 어려운 감이 없지는 않지만,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함이 앞선다. 한참 재미있으려고 할 때마다, 너무 오래한다고 못하게 하는 엄마는 내 마음을 너무 몰라주는 것 같다. 아참. 요즘 주로 즐기는 게임은 ‘메이플스토리’,와 ‘귀혼’. 그리고 ‘겟앰프드’와 ‘카트라이더’, ‘바람의나라’ 등이다.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 위함인 동시에,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 중학생(14~16세)
우리나라 중학생들의 게임 중독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들 중 96%가 게임을 즐겨봤으며, 24%에 달하는 중학생들이 하루 3시간 이상 온라인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 게임 타이틀 또한 초등학생 이하의 저연령과 대학생 및 일반인에만 집중, 오히려 청소년 시기에 즐길만한 게임교육 타이틀은 부족한 실정이다. 사춘기 시기인 만큼, 건전한 게임이용과 윤리 교육이 포함된 게임이 필요함에도, 현실은 정반대에 가깝다.

게임 관련 전문가들은 폭력적이며 흥미 위주의 온라인 게임들이 중학생 유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은 빠른 개선이 필요한 현 게임계의 숙제가 아닐 수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율 제재가 교육적으로는 효과적이나 마땅히 즐길 만한 게임이 없는 상태에서의 선택과 집중은 자칫 잘못된 가치관을 낳을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비록 교육 타이틀은 아니나, 지리와 역사, 문화와 예술, 대인 관계와 인류 문화에 이르는 다양한 게임들 역시 적지 않은 만큼, 어떠한 게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순기능과 역기능이 확연히 구분된다.

■ “게임 통해 배우고 있어요”
‘던전 앤 파이터’나 ‘큐 플레이’, ‘잼파이터’와 ‘스타크래프트’. ‘라그나로크 온라인’에 이르기까지 초등학교 때와는 상대도 안될 만큼 보다 다양한 게임들을 즐겨보고 있다. 모든 게임들이 다 나름의 매력이 적지 않아, 요즘은 하루하루가 쿨~하기만 하다. 특히나 친구들과 함께 전략을 펼치는 ‘스타크래프트’의 즐거움은 가히 최고가 아닐 수 없다. 프로게이머가 돼 볼까나. 아참. ‘대항해시대 온라인(틴서버)’과 ‘거상 온라인’, ‘삼국지’ 도 매력 만점이다. 역사와 지리 등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엄마 앞에서도 당당해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고등학생(17~19세)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으로 인해 고등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실로 대단하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빠른 시간 내에 풀 수 있는 방안으로 게임만한 것이 없다. 학교와 학원, 집을 오가는 사이 휴대폰을 통해 모바일 게임을 즐기거나, 잠시 잠깐 즐기는 캐주얼 게임들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또한 게임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도 고등학교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한다.

특성화고등학교(특화고)를 통해 게임 프로그램 개발이나 게임 그래픽, 게임 애니메이션 등 게임 전문 인력을 위한 영재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특화고는 실업고나 인문고에 비해 높은 성적과 프로그램 제작 실기 평가 등 여러 관문을 거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진학보다는 취업을 목적으로 한 까닭에 상위학교 진학시에는 일반 인문계 학생들과 동일한 수학능력평가를 통해 입학, 일정 부분 패널티를 받고 있는 형편이다.

하남시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게임학과의 김영철 교사는 “학생들 대부분이 진학을 원하는 현실 자체가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며 “하지만 21세기를 이끌 영재들을 발굴, 교육 시킨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계의 미래는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 “게임을 목표로 삼았어요”
한 때 프로게이머를 꿈꿨지만,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친구들도 “나나 이겨보고 이야기해라”라고 놀려대기 일쑤였고. 게임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내게 있어, 게임특화고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수개월 동안 게임학원을 다녔고 결국 게임학과에 입학하고자 했던 나의 꿈은 이뤄졌다. 요즘은 ‘리니지’와 ‘뮤 온라인’, ‘그라나도 에스파다’, ‘로한’ 등 헤비 유저용 게임들에 빠져있다. 가끔 게임을 즐기다가 새벽을 맞는 경우도 있어, 조금 자제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득템을 한 까닭에 결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한다면, 너무 재미있다.

≫ 대학생(20~23세)
전문 인력 양성 고등 교육기관인 대학 내 게임 관련 학과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교육 과정들은 점차 세분화되고 있다. 더불어 정치, 경제 이론을 담은 ‘거상’과 ‘군주 온라인’은 중앙대 상경학부와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이미 활용, 높은 교육적 가치가 증명됐다. 또한 게임을 바라보는 대학가 풍경도 크게 변화했다. 대학 근처에는 적지 않은 수의 PC방이 자리 잡고 있으며, 과거 당구장이 약속 문화의 결정체였다면, 이 역시 PC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더욱이 대학생 정도의 나이라면 국내 법률상 이미 성년(빠르게 입학한 일부 학생 제외). 자연 온라인이나 콘솔, PC패키지 게임을 즐기는데 별다른 제재가 없다.

한국산업기술대학의 윤준희 교수는 “게임은 스트레스 해소부터, 보다 다양한 삶의 활력소로 활용한다면 최고의 취미활동”이라며 “하지만 갑작스러운 교육에의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게 된 신입생들이 자칫 게임에만 물두, 게임 중독증에 빠지는 경우도 있는 만큼 자기 관리에 보다 적극적일 때 비로소 게임의 순기능을 만끽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게임 통한 즐거움 향유”
‘탄트라’와 ‘프리스타일’, ‘스페셜포스’와 ‘A3’ 등을 통해 만난 다양한 길드원들과 오늘 현모(실제 모임)를 할 계획이다. 이미 몇 번 만났던 형, 누나들로 게임이라는 공통 화폭을 통해 만나서 그런지, 어느 때보다 쉽사리 친해졌다. 엄마가 입학 기념으로 사준 휴대폰을 통해 ‘놈2’도 즐기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미래를 위해 PSP용 ‘WIN-TOEIC’도 즐기고 있다. 이제 게임을 즐기는 선에서 머무르지 않고, 졸업 후에는 게임 관련 업종에서 일할 계획이다. 나아가 2세와 함께 게임 가족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게임을 통해 가족애를 북돋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다. 게임은 언제나 즐거운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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