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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성년까지 게임 키드의 생애 <1>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3.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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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문화 혹은 산업을 지칭함에 있어 ‘게임’은 더 이상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격상했다.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급변해온 우리네 게임 풍속도는, 조금만 관심을 갖지 않아도 이해의 속도가 발전의 속도에 추월당하기 일쑤다. 점차 가속도를 더해가고 있는 현재 게임계의 세태를 알아보기 위해 현실 기반의 가상 시나리오를 작성, 게임 키드를 통해 국내 게임산업의 현주소를 조명해봤다.

≫ 태아(0세)
게임과 태교. 언뜻 보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야다. 오히려 게임은 산모에게도, 태아에게도 악영향만을 미친다는 것이 일반화된 정설이다. 실제로 PC모니터에서 나오는 전자파에 의한 해로움은 이미 여럿 발표된 바 있다. 더불어 자칫 중독성 혹은 잔혹성이 심한 게임을 즐길 때 발생하는 유해성도 게임의 역기능을 부채질하기에 충분한 사례. 어디 이뿐이랴. 아무리 의자가 편하더라도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것은 태아에게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까지 발표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게임은 태교에 있어 ‘절대악’인 것일까. 이에 대해 임산 교육 전문가 최은주씨는 기본적인 육아법도 모른 채 십자수만 놓고 클래식만 듣는다고 해서 결코 제대로 된 태교로 볼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엄마가 될 자격을 갖추고, 이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태교라는 것이 최은주씨의 지론. 그녀는 “태교는 최초의 교육인 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LCD 모니터를 통해 전자파를 차단하고, 오랜 시간 몰두하지만 않는다면 게임을 통해 예비 어머니로서의 자질을 갖출 수도 있을뿐더러, 아이와 태담을 할 수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참 신기해요”
나는 수개월 후면 세상의 빛을 보게 될 예정이다. 매일 듣는 모차르트나 동화책은 이제 질릴 데로 질렸다. 좀 더 새로운 것을 알고 싶고, 또한 배우고 싶다. 이런 나에게 있어 가끔 엄마를 통해 전해오는 유아학습 게임은 보다 신선한 충격을 전해주고 있다. 요즘 엄마와 함께 즐기는 게임은 이스라엘 컴페이다사의 교육용 게임으로 유대인의 지혜를 배우기에 적당해서 좋다. 별로 어렵지도 않고. “엄마~ 엄마~ 그 상자는 옆으로 옮겨야죠.” 내가 아무리 외쳐 댄들 엄마에게까지 전해질지는 모르겠지만, 비록 단방향적 대화라 할지라도 함께 한다는 것이 좋기만 하다. 지능 교육 여부는 솔직히 모르겠다.

≫ 유아(1~6세)
유아의 생활은 놀이의 연속이다. 이에 따라 놀이 속에서 교육을 하는 것이 옳다. 게임은 다른 사물이나 상황을 습득해 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충분한 시뮬레이션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까지, 유아들의 상대는 부모 혹은 형제에 국한된다. 보다 많은 세상의 정보를 얻으려한들, 별다른 정보 창구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단순히 TV를 시청하기보다는 참신함이 돋보이는 게임을 통해 흥미와 함께, 교육적인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영재 교육의 표본이 아닐 수 없다. 나이가 어리고 판단력이 미비한 유아기 때의 게임은 선택이 중요하다. 보다 고급화된 양질의 교육 게임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학습의 효과를 가져 올만한 게임들이라면 금상첨화.

유아교육 전문가 박명화씨는 “아이들은 오래도록 하나의 소재에 흥미를 갖지 못한다”며 “2세부터 9세에 해당되는 아이들의 두뇌 발달을 위한 게임들이 적지 않은 만큼, 쉽고 간단한 교육용 게임들을 다수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보다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 “게임 좋아요!”
요즘 엄마가 자꾸 게임을 시킨다. 또 아침 프로나 뉴스에서 게임이 유아들에게 좋다는 방송이라도 나왔는가보다. 여하튼 나로서는 즐겁기만 하다. 틀린그림찾기도 재미있고, 아이큐 쑥쑥 게임도 나에게 꼬옥 맞는 게임들이다. 업투텐키즈 같은 유아 전용 게임 포털의 게임들은 쉽게 적응할 수 있어 좋긴 한데 한글도 못 뗀 나에게 있어 영문 게임은 너무 어렵다. 애듀폼의 ‘신나는 한글 오리 농장’이나 깨비 퀴즈의 ‘옷 갈아입히기’ 게임이 내게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아빠는 좋은 시대에 태어났다며 나를 보고 웃는다. 같이 게임을 하고픈 것 같기도 하고, 왠지 알 수 없는 말이다.

≫ 유치원(6~7세)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최초의 전문교육 과정인 유치원 때의 학습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나 지적 호기심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임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이를 충족시켜줄 만한 소재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 바로 게임이다. 다양한 놀이는 아이들에게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들을 제공해 준다. 호기심을 충족시켜줄수록 아이의 지적 능력이 높아질 것은 자명한 이치.

이러한 요소들을 게임에 포함, 보다 다양한 교육적 가치를 지닌 게임으로는 ‘베스트키즈’가 존재한다. 이 게임은 유아들을 위한 다양한 학습 내용과 지능발달을 목적으로 개발된 게임답게, 대인관계부터 개인이해, 자연 친화와 공간, 언어, 논리, 신체운동 등 총 8가지 지능을 골고루 발달 시켜주기 위한 영역별 교육 게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전문기관의 평가에서도 유아지도를 위한 학습가이드 내용이 효과적이라는 평을 얻어냈다.

영광유치원 교사 심은정씨는 “야후 꾸러기나 주니어 네이버 등의 게임들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 게임들은 교육적인 게임들에 비해 너무 상업적이거나 광고성이라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 “게임 모르면 왕따!”
엄마의 극성 덕분에 인터넷 시범교육 유치원에 입학했다. 친구들이 많아 좋기는 하지만, 다들 게임 이야기에만 빠져있다. 게임을 모르면 대화에 끼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엄마에게 부탁해 친구들이 주로 즐긴다는 주니어 네이버를 해봤더니, 이것이 게임인지 광고인지 도통 구분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야후 꾸러기를 시작해봤으나, 주머니에는 먼지만 가득한 나에게 아이템 판매라니. 너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결국 엄마의 바람대로 유치원에서 추천한 ‘베스트키즈’를 즐기게 됐다. 예상과는 달리 배우는 것도 많고 재미있었다. 유명 게임이라고 해서 결코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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