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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애인, 그들이 궁금하다] 온라인 속에서 펼쳐지는 장밋빛 연애담! ‘게임 애인’을 말하다 <2>

  • 윤영진 기자/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6.07.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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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커플 24쌍이 공개하는 게임 애인 성공 노하우! Best10 - 진행편
1. 항상 이성편을 들어준다. >> 유저 간 다툼시 객관성 유지는 자칫 커플 파탄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2. 한 곳만을 바라보라. >> 모두에게 친절할 경우, 오해를 받게 된다.
3. 공식 커플임을 공표한다. >> 다른 이성들로부터의 뻐꾸기를 사전에 차단한다.
4. 아이템 선물은 적당히. >> 너무 고가의 아이템은 부담과 함께, 향후 선물할 아이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5. 절대 이성의 캐릭터를 대신 키워주는 우를 범하지 마라. >> 노예로 전락할 수 있다.
6.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누설하지 마라. >> 해킹 등과 관련,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7. 시간을 체크, 건강 등을 염려하라. >> 작은 부분에서 감동이 이뤄진다.
8. 파티 대기 등을 미리 걸어준다. >> 시간 낭비를 막고, 고마움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9. 접속시 귓말은 필수! >> 게임에 접속한지 조차 모르는 연인이라면 차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10. 게임 내 아름다운 장소를 파악하라. >> 아는 것이 힘. 감수성을 자아낼 만한 장소라면 최고.

외로움은 없다!
MMORPG를 즐기는 김지훈(22, 가명)씨는 요즘 더욱 게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평소 게임을 함께 하던 길드 내 한 여성에게 게임 애인을 하자는 제의를 받은 것. 아직 나이나 사는 곳, 전화번호 등 개인신상을 서로 주고 받지는 않았지만 게임을 접속하면 항상 있는 그녀에게 말을 걸어 같이 게임을 즐기는 것 만으로도 만족도는 200%. 전사캐릭터인 자신과 마법사 캐릭터인 그녀는 왠지 궁합도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게임을 잠시 쉬고 앉아서 대화창으로 몇시간씩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씨는 가끔 그녀의 애교있는 말투나 자신과 대등한 게임실력을 보면 이런 여자친구 하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특히 최근에는 길드 내 공식 커플이 돼 다른 사람의 부러움을 받으면 왠지 기분이 좋다. 김지훈씨는 좋은 아이템이 생기면 가장 먼저 그녀를 떠올린다. 언젠가 열심히 게임머니를 모아 게임 속에서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다

MMORPG와 같은 게임을 하다보면 유저들간의 치열한 경쟁심리로 인해 서로를 친구로 여기기보다는 적으로 생각하게 될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군중 속 고독을 느끼기도 한다. 특히 온라인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 다수가 동시 접속해서 게임을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게임 속 친구를 만드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사람들은 길드에 들거나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친구등록을 해 꾸준히 연락을 하며 게임을 즐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동성보다는 이성이 더욱 애틋한 법. 게임 애인은 친구보다 더욱 서로를 위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게임 애인을 두고 있는 유저들의 말을 들어보면 실제 애인은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같이 즐길 수가 없다보니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게임이라는 공통된 관심사가 서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게임은 커플매니저
회사원 박상훈(31, 가명)씨는 퇴근 후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것을 낙으로 살고 있다. 당연히 집에서는 결혼할 시기가 다 됐는데도 변변한 데이트 한번 안 하고 게임만 하는 아들이 못마땅하다. 하지만 정작 박씨는 별로 걱정이 없다. 그가 평소 자주 즐기던 게임 속에서 강현주(29,가명)씨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깔끔한 게임매너와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에 반한 강현주씨는 박상훈씨에게 호감을 갖게되고 그 역시 강현주씨가 싫지 않았다. 급기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실제로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약속 장소에 나온 강현주씨의 모습에 반한 박상훈씨는 ‘그래, 이 여자다’ 라고 마음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포즈를 하기에 이른다. 안 그래도 결혼적령기가 된 그 둘은 급기야 결혼을 약속하고 이를 소속된 길드에 알렸다. 이 소식은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에게도 알려져 실제 결혼식을 하기 전에 미리 게임상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치루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게임 상 결혼식에서는 소속 길드원들을 포함 200여명의 유저가 몰려와 축하해 주었고 이들은 보답으로 게임 아이템을 무료로 참석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물론 결혼 후에도 같이 집에서 게임을 즐기며 부부금슬을 키워가고 있다. 예전에는 게임으로 만나 결혼했다는 뉴스가 종종 나오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현상이 어느 정도 보편화 되어 특별히 기사화가 되지 않을 정도로 게임을 통해 결혼한 커플들이 다수 있다. 심지어 한국남성과 미국여성이 게임을 통해 국제결혼에 성공한 사례도 있을 정도이다. 게임을 통한 결혼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같은 취미의 공유이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뭔가가 있다는 것은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장시간 서로와 게임을 통해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서로의 가치관이나 생각 등을 파악하기에 용이한 측면도 있다.

신종 사기수법으로 전락
윤재웅(19, 가명)씨는 얼마 전 게임 애인으로부터 아이템 사기를 당했다. 우연찮게 같이 게임을 하게 된 어떤 여성 캐릭터로부터 게임 애인을 해달라는 말을 듣고 흔쾌히 승낙했다가 당한 일이었다. 자신보다 3살이나 어린 연하라고 소개한 그녀는 게임을 잘 모르니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그는 성심성의껏 그녀를 도와줬다. 아이템을 지원해주기도 하고 캐릭터를 대신 키워주기도 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진지 보름여. 그녀는 윤재웅씨가 착용한 무기를 한번 써보고 싶다고 잠시 빌려달라고 했다. 당연히 윤재웅씨는 그녀에게 그 아이템을 빌려주었다. 상당히 희귀한 아이템으로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었지만 상대방의 계정 비밀번호도 알고 있었고 그 동안의 친분을 생각해서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템을 받고 잠시 사냥을 해본다면서, 접속을 끊고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급히 그녀의 계정으로 접속해 봤지만 비밀번호는 이미 변경한 후였다. 그 후로 그녀는 한동안 접속하지 않았다. 몇 달이 흘러 그녀를 다시 발견하고 말을 걸어 보았지만 그녀는 캐릭터 주인이 바뀌어서 잘 모르겠다며 발뺌했다. 게임 내 남성유저가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게임 애인을 차지하기 위한 이들의 쟁탈전도 뜨겁다. 때문에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선물해 환심을 사려고 하는 남성 유저들이 많은 편이다. 이를 노리고 전문적으로 아이템만을 목적으로 하는 신종사기가 유행하고 있다. 게임 애인 사이다 보니 아이템 증여도 아닌 대여 정도는 특별히 거부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돈에 울고, 사랑에 울고, 게임 애인이라는 확실하지 않은 인간관계가 빚어낸 촌극이다.

원조교제 발전 가능성 농후
운수업을 하고 있는 김정철(39, 가명)씨는 외국에 살고 있는 친구와 좀 더 저렴하게 연락하기 위해 어느 인기 캐주얼 게임을 시작했다. 하지만 친구와의 채팅보다 점차 그 게임에 빠져들었고 상당한 수준의 레벨을 올리게 된다. 그러다 보니 주변 다른 유저들과도 자연스레 친분을 쌓게 된다. 그 중 한 여성유저와 게임 애인이라는 관계를 맺게 되는데,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또 한편으로는 재미있을 것 같아 승낙했다. 비록 가정을 가진 유부남이지만 단지 게임상일 뿐이라 크게 죄책감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 게임 애인의 나이가 문제였다. 18살밖에 먹지 않은 미성년자였던 것. 그녀도 자신의 게임 애인이 나이가 많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김정철씨는 이런 사실이 주변에 알려질까 노심초사하면서도 당장은 이 관계를 끊고 싶은 생각이 없다.

게임 상에서는 상대방의 본인이 밝히기 전까지는 잘 공개되지 않는다. 어차피 게임상의 건전한 만남일 뿐이라면 나이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나이차를 가진 만남이 자칫 원조교제와 같은 사회적 문제로 빠질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위 사례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과거 게임머니나 아이템 등을 빌미로 미성년자가 성관계를 가진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현실세계에서도 축복받은 관계가 있는가 하면 부적절한 관계가 있듯이 게임 상에서도 이러한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려는 일부 유저들이 게임 애인이라는 명목하에 나이어린 미성년자를 유혹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의 연애관 붕괴
한준호(16세, 가명)군은 평소 열심히 어느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다. 같은 반 아이들 역시 상당수가 그 게임을 즐기고 있다보니 비교적 일찍 게임을 시작한 한준호군은 높은 레벨로 인해 주위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그러던 중 어느 아이가 자신은 이번에 게임 애인이 생겼다면서 반 아이들에게 자랑을 했고 한준호군 역시 그 사실이 몹시 부러웠다. 자신도 게임 애인을 만들고자 게임게시판에 ‘게임 애인을 구합니다’라고 글을 써 올렸다. 급기야 동갑인 어떤 여자아이와 맺어져 같이 게임 애인을 하기로 한다. 게임을 같이 하면서 그 둘은 빠르게 친해졌다. 그녀는 커플링을 비롯해 각종 현금결제아이템을 요구했고 한준호군은 ‘애인이 그 정도는 해줘야 하는건 아닌가’라는 생각에 부모님 몰래 집 전화며 핸드폰 등을 이용해 몰래 결제를 했다. 한군의 부모님에게 이 사실이 알려져 한준호군은 크게 혼이 났고 더 이상 현금결제아이템을 받지 못하는 그녀와도 끝이 났다. 요즘 한준호군은 크게 실의에 빠져있다.

요즘 초·중등 학생들 사이에서는 ‘게임 애인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각종 캐주얼게임의 자유게시판을 보면 위의 사례와 같이 게임 애인을 구한다는 글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특별히 또래와 연애하기가 쉽지 않은 그들에게 게임은 상당히 매력적인 연애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나이가 어리다 보니 가치관이나 연애에 관한 생각 자체가 정립이 잘 안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특히 실제 만남이 아닌 사이버상의 만남이다 보니 관계자체가 가벼워지고 이는 곧 성장기의 잘못된 연애관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성공 커플 24쌍이 공개하는 게임 애인 성공 노하우! Best10 - 마무리편
1. 커플 길드에 가입한다. >> 보다 좋은 장비, 높은 레벨, 멋진 매너의 경쟁자들을 피하자.
2. 아이템은 직접 구한다. >> 아이템을 구매해 선물하는 것은 초보. 커플이 함께 사냥하며 아이템을 구하는 것이 좋다.
3. 커플 길드가 아닐 경우, 길드 커뮤니티 내 사진을 지우도록 권한다. >> 커플을 꿈꾸는 솔로들은 넘쳐난다.
4. 오프라인 모임보다는 둘만의 만남을 가져라. >> 이 단계에 머무르게 되면, 함께하는 시간이 길수록 좋다.
5. 새로운 캐릭터를 키워라. >> 척 보면 커플임을 알 수 있는, 유사 아이디의 새로운 캐릭터를 키운다.
6. 메신저 등 다른 도구를 활용하라. >> 24시간 게임을 할 수는 없는 일.
7. 약속을 지켜라. >> 게임이라고 하여, 예외일 수 없다. 약속은 신뢰의 지름길.
8. ♥ID♥ 등의 호칭을 고집하라. >> 게임 애인 과시는 부러움의 대상이자, 뿌듯함이다.
9. PC방 데이트를 즐겨라. >> 게임도 하고, 즐거움도 없고, 거기다가 연인까지.
10. 게임 내 결혼식은 기본. >> 커플에서 예비 공식 부부로 승화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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