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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기획 특집] 올스타를 찾아라 스타크래프트, 스타중에스타를 찾아라! <2>

  • 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06.11.20 09:35
  • 수정 2012.11.2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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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저그의 새 역사
- ‘투신’ 박성준

빨간 머리. 웃으면 드러나는 덧니, 살짝 치켜뜬 눈매. 저글링과 과연 흡사한 모습? 다시 한번 가을의 전설을 노리는 박정석을 꺾고 2004년 질레트배 스타리그에서 박성준(MBC게임, 저그)은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이 날 박성준은 저그의 새 역사를 쓴다. 테란과 프로토스가 우세한 저그는 스타리그에서 단 한 번도 우승컵을 손에 쥐어 본 전례가 없었다. 거의 절망하다시피한 스타리그에서 박성준은 3시즌 만에 저그의 결승 진출을 일궈낸다.

특히 최연성과의 4강전은 임요환과 홍진호의 ‘임진록’ 새 버전이라 할 만큼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신예로 주목받던 두 선수의 기 싸움에서 3대2 명승부 끝에 결승에 오른 박성준은 온게임넷 스타리그 최초로 저그의 우승 기록을 달성한다. 쟁쟁한 선수들의 출연으로 명경기가 많이 펼쳐졌던 이 대회에서 박성준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상대방의 GG를 받아내 최단 경기로 주목받기도 했다.

바로 4드론 러시. 적은 병력이라도 계속적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그의 경기력을 본 팬들은 박성준에게 ‘투신’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후 박성준은 연달아 3시즌 연속 결승에 진출, 아이옵스 스타리그에서 준우승, EVER스타리그 2005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저그 최강자로 자리매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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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게임넷 스타리그 ㅣ MBC게임 스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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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전적 ㅣ 107전 63승 44패 58.9% ㅣ 50전 24승 26패 48.0%
vs T ㅣ 59전 31승 28패 52.5% ㅣ 22전 12승 10패 54.5%
vs Z ㅣ 21전 13승 8패 61.9% ㅣ 10전 5승 5패 50.0%
vs P ㅣ 27전 19승 8패 70.4% ㅣ 18전 7승 11패 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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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 스승을 꺾은 ‘괴물’
- ‘치터테란’ 최연성

이미 2003년부터 주목 받기 시작한 신예. 훤칠한 키와 재치 있는 말솜씨, 시원한 웃음으로 팬들의 눈길을 끌었으나 이보다 더 최연성(SK텔레콤, 테란)이 주목받은 이유는 임요환의 ‘제자’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게다가 2003년 TG삼보배 MSL에서 홍진호를 3대 0으로 완파하고 개인리그 데뷔 첫 우승컵을 손에 쥐었다. 개인리그 첫 출전 9개월만에서 이뤄낸 결과물! 최연성의 행보는 이 때부터 빨라졌다. MSL에서만 연속 3회 우승을 차지한 것. 결승 상대도 쟁쟁했다. TG삼보배에서는 홍진호, 센게임배에서는 이윤열, 스프리스배에서는 박용욱까지 내로라하는 각 종족 대표 선수들을 차례로 꺾었다.

이마저도 부족했던 것일까. 최연성은 EVER 스타리그 2004에서 ‘스승’ 임요환의 자리까지 넘보게 된다. 이 경기는 임요환에게 큰 의미를 갖고 있었다. 스타리그 사상 처음으로 3회 우승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 2001년 이후 뚜렷한 활약을 하지 못한 ‘황제’에게 천금같은 기회였다. 이 경기에서 최연성은 3대 2로 난전 끝에 임요환을 꺾고 생애 첫 스타리그 우승컵을 가슴에 안는다. 이 날 결승전은 경기가 끝난 후 임요환이 울음을 터뜨려 더욱 유명해졌다. 그러나 임요환이 유일하게 인정하는 ‘제자’ 최연성은 여전히 스승의 전철을 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WCG 우승으로 임요환과 더불어 국내외 메이저 타이틀을 모두 석권한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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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게임넷 스타리그 ㅣ MBC게임 스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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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전적 ㅣ 92전 55승 37패 59.8% ㅣ 93 전 58승 35패 62.4%
vs T ㅣ 41전 24승 17패 58.5% ㅣ 33전 22승 11패 66.7%
vs Z ㅣ 26전 18승 8패 69.2% ㅣ 24전 15승 9패 62.5%
vs P ㅣ 25전 13승 12패 52% ㅣ 36전 21승 15패 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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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로열로드… 또 하나의 전설
- ‘사신토스’ 오영종

신예가 없었다. 스타리그의 묘미는 선수의 드라마틱한 성장과정. 진흙 속에 묻혀진 진주를 발견하게 된 기분이랄까. 오영종(르까프, 프로토스)은 정말 오랜만에 로열로더에 오른 신예 중에 신예이다. 무엇보다 보잘것없는 약체팀에서 탄생한 스타이기에 그 값어치는 더욱 높다. 오영종을 키워낸 조정웅 감독은 기업 후원도 받지 못한 PLUS팀에서 오영종이라는 스타를 제조한 명장이다. 듀얼토너먼트를 통해 생애처음으로 스타리그 4번 시드를 차지한 뒤 오영종의 결승 행보기는 산 넘어 산이었다.

당대 최강 테란이었던 최연성에게 첫 경기를 내준 뒤 16강에서 남은 대결 상대는 홍진호와 김준영. 8강 상대는 서지훈, 4강 상대는 다시 만난 최연성이었다. 가장 하이라이트는 임요환과의 결승전. 이미 4강전에서 2대0으로 앞서고 있던 박지호를 역전승해 역대 시청률 경신 기록까지 갈아 치운 ‘황제의 귀환’은 신예 오영종의 기를 팍 죽이고도 남아보였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오영종은 ‘질럿공장장’이라는 별명답게 끊임없이 질럿을 생산해내는 한편 ‘사신토스’라는 또 다른 별명답게 환상적인 유닛 컨트롤로 임요환을 꺾었다.

이에 3회 우승자에게 황금마우스를 주겠다는 온게임넷의 의도와 달리 ‘황제’의 3회 우승은 물 건너가고 말았다. 이 날 우승 이후로 오영종은 르까프 오즈로 팀이 재창단되고, 1년 뒤인 현재 다시 한 번 2회 우승을 두고 오는 11월 18일 제주도에서 이윤열과 신한은행 스타리그 2006 시즌2 결승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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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게임넷 스타리그 ㅣ MBC게임 스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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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전적 ㅣ 48전 30승 18패 62.5% ㅣ 4전 1승 3패 25.0%
vs T ㅣ 28전 17승 11패 60.7% ㅣ 3전 3패 0.0%
vs Z ㅣ 12전 8승 4패 66.7% ㅣ 1전 1승 100.0%
vs P ㅣ 8전 5승 3패 62.5% ㅣ 전적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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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진정한 ‘본좌’로 올라서다
- ‘마에스트로 저그’ 마재윤

완성형 저그. 임요환이 군 입대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가진 공식경기 ‘제1회 슈퍼파이트’에서 마재윤(CJ, 저그)에게 3대 0 완패를 당했다. 설마, 설마 했던 경기에서 마재윤은 단 한 번도 양보하지 않고 완벽한 저그 플레이를 보여줬다. 2005년 우주배 MSL을 통해 처음 개인리그 우승을 차지한 마재윤은 저그 최초로 4회 연속 MSL 결승에 진출하는 진기록을 현재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또한 저그 최초로 3회 우승이라는 진귀한 결실도 맺었다.

이 때문인지 e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최근 ‘본좌’ 논쟁이 마재윤으로 좁혀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종지부를 지을 수 있게 된 데에는 앞서 언급한 제1회 슈퍼파이트 우승이 한몫했다. 사실 마재윤은 온게임넷 스타리그 전적이 전무후무하다시피 하다. 스타리그 예선인 듀얼 토너먼트에서만 4전 4패의 기록을 갖고 있다. 때문에 MSL에서만 강자라는 ‘반쪽짜리’우승자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던 것. 그러나 MSL에서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하자 그와 같은 혹평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임요환, 이윤열, 강민, 서지훈, 박정석 등 쟁쟁한 우승자들을 제치는 마재윤의 경기력은 누가 봐도 반쪽짜리 실력이 아니었다. 본선 성적에서만 61전 43승을 거두며 승률 73%를 넘는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슈퍼파이트에서 마재윤은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대기록을 갖고 있는 임요환과 양 대 리그 대표 자격으로 출전해 확실히 기선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대선배 홍진호마저도 마재윤에게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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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게임넷 스타리그 ㅣ MBC게임 스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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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전적 ㅣ 4전 4패 0% ㅣ 77전 54승 23패 70.1%
vs T ㅣ 2전 2패 0% ㅣ 23전 17승 6패 73.9%
vs Z ㅣ 1전 1패 0% ㅣ 26전 14승 12패 53.8%
vs P ㅣ 1전 1패 0% ㅣ 24전 20승 4패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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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벽이 아닌 나를 넘어선다
- ‘여제’ 서지수


여성 프로게이머의 희망이자 지존인 서지수(STX-SouL, 테란). ‘테란의 여왕’이라 불리는 그녀가 오는 12월 1일 3회 슈퍼파이트에서 새 역사 쓰기에 도전한다. 스타리그와 프로리그에서 단 1승이라도 남성 선수를 꺾고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자 하는 그녀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될 지가 이 날 경기의 관건. 서지수는 지명매치를 통해 이에 응한 남성 선수와 5판 3선승제의 운명적인 대결을 하게 된다. 남성의 영역이라 기준을 정해놓은 것이 아니기에 서지수의 도전은 외로운 도전이 될 것이고, 모두가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기에 힘겨운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서지수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2004년 11월 게임TV 여성리그를 시작으로 레이디스 MSL까지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은 물론, 5차 스카이라이프배 여성리그 우승까지 거머쥐며 4연속 여성부 최강자로 이름을 알렸던 그녀. 이제 더 이상 여성리그에 안주하지 않겠다면서 6차 여성리그 출전권을 포기하기까지 했다. 스타리그 본선에서 정정당당한 승부를 겨루고 싶은 서지수의 욕심은 역대 올스타 선수들의 자질과 겨뤄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이제는 임요환과 함께 e스포츠를 대표하는 프로게이머로 대외적인 홍보활동에도 앞장서는 서지수. ‘여제’의 어깨에 날개를 달게 될 그 날을 기다려보자.

[2007년] 신예들의 활약 넘쳐나는 ‘춘추전국시대’

기업게임단이 창단되면서 연습 환경과 선수 대우가 좋아지고 각 게임단의 전력이 균등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 올해 추세이다. 그래서인지 올 한해 양 대 개인리그에서는 로열로더를 노리는 신예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신한은행 스타리그의 경우 규모가 커지면서 24강으로 선수의 기용 폭으로 인해 시즌2에서만 4명 이상의 신인 선수들이 스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비단 신인이 아니더라도 ‘중고신인’ 즉, 스타리그에 줄곧 문을 두들겼으나 16강에서 탈락하고 마는 선수들의 기량 역시 월등히 상승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신형엔진’ 전상욱은 4강까지 올라 오영종과 결승 진출을 두고 자웅을 겨뤘고 염보성 역시 ‘최연소 테란, 스타리그 진출’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2회 이상 스타리그에 진출 우승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도 양 대 개인전 리그 진출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레전드 킬러’ 이제동 역시 내년 시즌 활약을 기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동은 올 해 프로리그 전기리그에서 신인상을 거머쥔 것도 모자라 후기리그에서는 7연승 무패행진을 이어가 올 초 데뷔한 신인임에도 막강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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