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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용어, 이제는 알고 제대로 쓰자! <1>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7.02.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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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사회구성원 간의 약속이다. 가령 ‘책’을 ‘책’이라고 부르지 않고 ‘연필’이라고 부른다면,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기 힘들다. 그러나 인터넷의 보급으로 시대가 급변하는 요즘, 언어는 하루가 다르게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게임계 역시 마찬가지다. 본래 ‘컴퓨터게임’이 미국 혹은 일본에서 건너온 만큼, 영어나 일어로 된 표현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게임’이라는 말만 해도 그렇다. 즉 다른 우리말로 대체하기 힘든 고유명사들이 상당수 있는 것. 물론 이러한 용어들은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는 통용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버스’나 ‘피아노’같은 말을 무조건 우리말로 고치는 것은, 오히려 의사소통의 불편만 초래할 뿐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국적도 불분명한 외래어나 혹은 본래 의미와는 다르게 잘못 사용되고 있는 용어들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또한 용어가 어렵기 때문에 게임에 접근하고자 하는 초심자들에게 진입장벽처럼 작용되는 것도 문제다. 이는 전체적인 게임시장 발전에 저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용어들을 바로 잡고 올바른 게임언어를 정립하는 일이야 말로, ‘온라인 게임’ 종주국을 자처하는 우리나라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일임에 분명하다. 평소 우리가 흔히 쓰는 이러한 무분별한 게임용어 오용 및 남용 세태를 <경향게임스>가 집중 진단했다.

■ 무심결에 흔히 쓰는 게임용어! 정확한 의미는 무엇?
대다수의 게임용어들은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신조어다.
용어 사용에 있어 ‘이어령비어령’식의 사용은 의미전달을 불분명하게 한다. 따라서 그 안에 숨어있는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용법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01] 게임성(game性)
‘게임성’은 영어로 번역할 경우 곧잘 ‘gameplay’로 번역된다. 해외 게임리뷰 전문 웹진인 ‘게임스팟’의 경우 게임성을 자유도와 퍼즐성과의 조화 관계에서 찾는다. 자세히 알아보면 유저가 게임 내 대상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가짓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자유도가 높은 것이며, 반대로 게임이 유저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도록 잘 유도하는 것을 퍼즐성이라고 한다. 이 둘이 적절히 조화되어 있어야 게임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 한편 ‘별의 카비’의 디렉터로 유명한 사쿠라이 마사히로는 2004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게임성을 위험(risk)과 보상(return)의 관계로 설명했다. 즉 유저가 높은 위험도에 따라 보상의 차이를 두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의견도 있다. 호주의 한 대학에서 발표된 논문은 게임성을 정의하기 위해 항목을 무려 8가지로 나눈다. 이 논문이 제시한 항목은 집중, 도전, 기술, 조작, 목표, 반응, 현실과의 분리, 사회적 교감 등이다. 이 중 사회적 교감은 온라인게임이 주종을 이루는 국내 현실에 상당히 적합한 항목으로 보여진다. 흔히 국내 온라인 게임들이 일본이나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게임에 비해 ‘게임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 내에서 타 유저와의 교감이 만들어내는 재미도 분명 게임에서 부여한다는 점을 볼 때, 이를 게임성에 포함시키는지에 대한 여부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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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적 의미 : 게임(규칙을 정해놓고 승부를 겨루는 놀이) + 성(어미로 쓰일때 어떤 성질이나 품행을 제시)
+ 일반적인 사용 사례 : “이 게임은 최고의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이 게임은 그래픽은 좋지만 게임성이 별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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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게임성’은 게임과 유저가 서로 주고받는 영향에 대한 평가 척도다. 가령 게임의 본질적인 목적을 ‘재미 추구’ 라고 본다면 ‘게임성’은 곧 재미의 척도라고 볼 수도 있다. 이는 매우 복잡한 요소들을 모두 묶어 평가하기 때문에, 딱히 꼬집어 결론 내리기 어렵다. 다만 게임이 과거와는 달리 갈수록 발전하고 복잡다단해지고 있으며, 즐기는 방식 또한 마찬가지다. 따라서 ‘게임성’의 정의 역시 이와 맥을 같이 한다.

[02] 타격감(打擊感)

게임성과 더불어 많은 게임전문가들과 유저들에게 널리 사용되지만, 반면에 정확한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찾기 힘들다. 예를 들어 대다수 유저들은 ‘모 게임은 타격감이 떨어진다’고 하면서도,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타격감이 떨어지는지 짚어내지 못한다는 것. 이는 많은 게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의견이 바로 ‘유저의 지시를 받는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를 공격하는 순간 유저가 느끼게 되는 반응 혹은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지 사전적 의미를 풀어놓은 것에 불과해, 보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혹자는 ‘사물을 타격할 때 그 동작과 맞아 떨어지는 소리’가 타격감을 준다고 말한다. 타격감을 논할 때 소리 효과가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몇몇 게임들을 비교하면, 똑같이 소리를 줄이더라도 타격감이 느껴지는 게임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게임들도 있다. 따라서 이 역시도 다소 부족한 설명으로 보인다.

≫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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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적 의미 : 타격(때려 침) + 감(어떤 일에 대한 마음, 느낌)
+ 일반적인 사용 사례 : “이 게임의 백미는 타격감이다.”, “이 게임은 타격감이 떨어져서 마치 허공을 가르는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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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개발자들은 게임 내 타격감을 구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고안해 낸다. 앞서 언급한 소리 효과도 한 부분을 차지한다. 한 마디로 개발자들은 실제로 사물이 부딪혔을 때 상황과 최대한 유사하도록, 혹은 그보다 더욱 과장되게 묘사하는 것을 ‘타격감’이라고 표현 한다. 일례로 ‘버추얼 파이터’의 개발자인 스즈키 유키는 타격감을 이해하기 위해 직접 동료들끼리 서로를 때려봤다는 유명한 일화도 전해오고 있다. 즉 개발자들은 게임에 ‘타격감’을 부여하기 위해, 예를 들어 단단한 물질끼리 부딪쳤을 때는 날카로운 고음과 함께 반작용 법칙에 의해 사물이 뒤로 밀린다던지 하는 방식으로 표현해 낸다고 한다. 여기에 파편 조각이 튄다던지 금이 간다던지 하는 시각적 효과가 더해지면 더욱 실감나는 타격감이 완성되는 것이다.

[03] 캐주얼(Casual)

MMORPG에 비해 비교적 가벼운 게임을 설명하는데 있어 주로 동원되는 표현인 ‘캐주얼’은 사실 체스나 장기와 같이 극히 간단하고 캐릭터나 스토리 등이 없는 미니 게임류를 지칭하는 용어다. 우리나라는 1999년 ‘리니지’와 같은 MMORPG가 온라인 게임계에 주류를 이루던 시절에 CCR의 ‘포트리스’와 같은 게임을 구분해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그 기원. 실제로 캐주얼(casual)은 정장에 비해 활동적이고 가벼운 옷을 말한다. 즉 게임에서도 시간과 용량이 큰 MMORPG에 비해 용량도 작고, 짧은 시간에 빠르게 결과를 볼 수 있는 게임을 통칭해 ‘캐주얼 게임’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캐주얼 온라인 게임들이 본래 의미와 정확히 부합한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 의미 만큼은 충분히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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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적 의미 : 격식을 차리지 않는, 평상복
+ 일반적인 사용 사례 : “초보 유저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액션 게임 등장”, “이 게임은 커플이 함께 즐기기에도 유쾌한 캐주얼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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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외래어를 반드시 그 나라의 문법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물론 다른 나라와 의사소통 시 문제가 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CCR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포트리스’ 수출 계약 당시 ‘캐주얼’ 용어를 해외 바이어들에게 그대로 사용했지만, 의미전달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마치 ‘한류’라는 말이 타임지에 발음 그대로 실렸듯이, 온라인 게임 문화가 발달된 우리나라에서 쓰는 용어를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쓰는 용어로 일반화 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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