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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진단] 충격! 게임업계, 임금체불의 현주소는?

  • 심민관 기자 smk@kyunghyang.com
  • 입력 2007.07.0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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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산업이 발전하면서 게임업계는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게임업계는 단순히 놀이 문화를 양산하는 시장 이라는 인식이 사라진지도 이미 오래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게임업계의 이미지에 손상을 주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바로 기업의 제 1의무라 할 수 있는 임금 지불에 대한 문제 때문.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임금 체불이 없는 업체는 좋은(?) 곳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문제는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현재 게임업계 전반적으로 확산돼 있는 개발사의 임금 체불 문제에 대해 <경향게임스>에서 긴급 진단해 본다.

영세 개발사의 임금 체불 ‘비일비재’
국내 게임업계의 임금 체불은 사실상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지금에야 게임산업이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90년대만 하더라도 배고픈 시절을 경험한 이들이 한 둘이 아니다. 게임 개발에 대한 열정이 있지 않고서는 결코 쉽지 않았던 곳이 바로 게임업계였다. 때문에 열정으로 뭉친 개발사들의 경우 임금보다는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감으로 버텨온 회사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이제 게임산업은 자생력을 갖고 남을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이어왔다. 결코 개발자 혹은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주지 못할 정도의 산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개발자들의 열정을 악용하는 업체들이 문제시 되고 있는 것. 최근 몇몇 구직 사이트, 카페 등을 살펴보면 임금 체불에 대한 논란이 매우 뜨겁다. 설립된 지 약 10년이 지나는 중견 개발사 A를 비롯 신생 개발사의 사례까지 대부분이 임금 체불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서 경악으로 다가서고 있다.
더욱이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업체들에 대한 정보의 공유가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2, 제3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최근 게임 관련 취업 사이트의 경우 해당 업체에 대한 문의 게시판이 가장 활성화돼 있을 정도로 업체를 바라보는 구직자들의 시각은 차갑다 못해 싸늘할 정도다.



개발자 중 절반 이상이 임금 체불의 경험 있다!
모 포털의 개발자 모임 카페. 이 카페는 개발자들의 습작을 공개하는 한편 취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곳으로 업계 관계자들에게는 꽤 알려진 사이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코너는 바로 업체에 대한 고발과 평가를 하는 게시판.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의한 정보가 게재되는 경우도 있지만 회원 대부분이 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만큼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카페에서 임금 체불 경험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60%에 해당하는 인원이 임금 체불 경험이 있다고 답해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몇 개월 연체됐느냐는 질문에는 1달 이상이 가장 많은 63.28%를 차지했고, 2달~4달은 19.58%, 5달~6달은 4.43%, 6달 이상은 3.89%를 차지했다. 그러나 1년 이상 연체된 경험은 2달~4달 밀린 답변자들 다음으로 많은 8.85%를 차지해 문제의 심각성을 새삼 깨닫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체 한 관계자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임금 지불을 미루는 업체를 비롯해 권고사직 후 퇴직금조차 받지 못하는 개발자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의 업체들은 시간떼우기 작전으로 은근슬쩍 넘어 갈려고 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밀린 임금을 받기란 쉽지 않다.”고 털어 놓았다.

병역특례 TO로 임금 갈취도 ‘허다’
단순히 임금 체불을 넘어서 임금을 갈취하는 업체까지 등장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중견 개발사 C업체의 경우는 개발자가 가지고 있는 약점을 빌미 삼아 임금을 갈취하는 몰상식한 행동까지 서슴지 않고 있어 관계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바로 개발자들에게는 가장 민감한 사안이라 할 수 있는 병역 특례 문제를 놓고 협박 아닌 협박을 일삼은 것.
이 업체의 경우 설립 당시부터 정부 지원 정책의 일환인 병역특례 TO를 꾸준히 받아왔다. 초창기만 해도 병역 특례의 순수 목적과 부합하는 인물들을 선정해 개발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병역문제를 무기 삼아 개발자들에게 온갖 횡포를 서슴지 않았다. 특히 개발자들 외에도 마케팅 인력에게까지 병역 특례 TO를 제시하는 올가미를 씌워 식대 이외의 임금은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물론 합법화된 병역 특례가 아닌 편법을 이용해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이 같은 회사에 입사한 사원도 떳떳할 수 만은 없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병역 문제를 놓고 이를 빌미 삼아 임금을 갈취하는 행동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범법행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뚜렷한 해결책 미비, 신중한 선택만이 최선
그렇다고 모든 게임업체가 이러한 악덕 행위 및 재정악화를 겪는 것은 아니다. 개발에 대한 확신도 없이 단순히 대박 환상을 쫓기 위해 소규모 자본과 전문지식의 부재라는 문제점을 안고서도 무리하게 개발을 강행한 회사들 탓에 생겨난 게임업계의 오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업체들의 경우 경영의 악화는 개발력의 부재로 이어지며, 악순환을 면치 못한 채 게임업계의 부정적인 인식만을 낳고 있어 해결이 촉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무리한 욕심과 환상보다는 투명한 경영과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 성장하는 개발사 역시 적지 않다. 미꾸라지가 개천을 흐리듯 몇몇 업체들이 게임산업 전체를 흐리고 있는 실정이지만 현재로선 이 같은 업체에 대한 대비책이 매우 미비한 실정이다.
다만 취업을 원하는 업체에 대한 정보 파악과 면접시 정확한 업체에 대한 평가 등 신중한 선택만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게임 전문가 홍성민 씨는 “임금 체불 업체에 대한 제재 조치가 미비한 것도 문제지만 이에 대응하는 직원들의 소극적인 행동도 문제시 되고 있다”며 “임금 체불, 부당 대우 등을 경험한 악덕 업체에 대해 강력한 대응만이 또 다른 피해자를 막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설문 내용
Q. 근무했던 곳에서 임금이 밀린 경험이 있나? (총 참여인원: 354명)
1. 한달이라도 밀린 경험이 있거나 지금 밀린 상태이다. 212명 (59.72%)  
2. 한번도 밀린적이 없다. 143명 (40.29%)


Q. 월급이 밀린 경험이 있다면 몇 개월입니까? (총 참여인원: 74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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