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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주년 특별기획Ⅳ] ‘그라나도 에스파다’ 일본서비스 성공 비결

  • 봉성창 기자 press@khplus.kr
  • 입력 2007.12.05 09:13
  • 수정 2012.11.2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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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포화상태에 대해 부정하는 이는 거의 없다. 많은 게임사들이 ‘글로벌’ 외치며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게임은 특성상 자동차나 냉장고와 같이 국가를 불문하고 그 자체만으로 팔리는 상품이 아니다. 그 나라 유저가 가진 특성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 하더라도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빛유비쿼터스엔터테인먼트(이하 HUE)가 일본내 서비스를 맡고 있는 ‘그라나도 에스파다(이하 GE)’는 철저한 현지화와 현지의 문화적 이해가 뒷받침 된 마케팅 기법으로 업계에서 손꼽히는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라나도 에스파다’ 일본서비스 성공 비결

현지 유저 고려한 맞춤 서비스가 성공 열쇠

- HUE, 완벽한 현지화 주력 효과 ... 문화적 이해까지 수반돼야

‘GE’의 일본 내 서비스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초창기 ‘라그나로크’의 아버지 김학규 사장이 전면에 부각되면서 2006년 4월 오픈베타서비스 직후 7시간 만에 10만 회원 가입이라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지만, 이후 개발 지연에 따른 콘텐츠 부족으로 인해 일본 유저들의 반감을 사며 급격한 하향세를 탔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비스사인 HUE는 당시 정액 요금제가 대세를 이루던 일본에서 과감한 부분유료화를 실시해 12월을 기점으로 회원수가 5배 이상 늘어나고 동시접속자 매출이 7배 이상 증가하는 등 상황을 급반전 시킨다. 이후 ‘GE’는 꾸준한 콘텐츠 확보와 안정적인 서비스로 일본 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인기 온라인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를 단순히 부분유료화 결정만으로 이뤘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 이면에는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HUE만의 꾸준한 노력이 밑거름이 됐기 때문이다.

비결 하나

- 200% 철저한 시장조사
HUE는 ‘GE’의 일본 서비스를 위해 2004년 12월 일본 히타치제작소와 합작으로 설립됐다. 설립 후 본격적인 게임서비스 전까지 HUE가 한 것은 다름 아닌 일본 시장과 유저를 연구하는 일이었다. 즉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이 어떻게 변할 것이며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파악한 것이다.

PC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게임이 일본 내에서 순조롭게 확대돼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유저들은 아직도 ‘게임을 한다면 역시 콘솔’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 HUE의 결론이다. 게다가 이제 콘솔이 점차 네트워크 기능을 갖추고 온라인게임의 장점인 커뮤니티성을 빠르게 흡수함에 따라 일본 유저들은 플랫폼을 막론하고 보다 완성도 높은 게임들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HUE는 막연히 한국에서 인기 있는 게임이니까 일본에서도 잘될 것이라는 인식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사실 시장 조사 활동은 현재 많은 게임사들에게 지극히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경영전략 중 하나다. 그러나 HUE가 방향을 잡은 것은 공격적 경영이 아닌 전략적 경영이다. 단순히 물량을 바탕으로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HUE는 설립 후 ‘GE’가 서비스되기 까지 1년간 이러한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위드’나 ‘네오스팀’ 서비스를 통해 노하우를 축적해 나갔다. 특히 일본 유저들의 유입 경로 및 취향 분석 그리고 이를 체계적으로 객관화 시킨 데이터는 HUE가 자랑하는 강점 중 하나다.

‘GE’는 철저히 이러한 분석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된 게임이다.

비결 둘

- 로컬라이징이 아닌 컬처라이징
온라인게임은 상품보다는 서비스의 개념에 좀 더 가깝다. 따라서 현지 유저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게임이 언어는 물론 콘텐츠 자체도 유저 입맛에 맞게 바꿔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HUE는 게임 산업이 고도화된 일본에서 온라인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로컬라이징’을 넘어 ‘컬처라이징’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HUE는 ‘GE’의 기본적인 게임 구조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다시 일본 유저의 입맛에 맞게 고쳐나갔다. 특징적인 예로 HUE는 자사가 서비스하는 게임의 일부 콘텐츠를 일본 유저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현지 개발자들을 섭외해 재창조했다. ‘로맨싱사가’의 원화가로 유명한 토모미 고바야시를 통해 ‘GE’의 일러스트를 다시 그렸으며, 코나미의 유명 리듬액션 게임 ‘비트마니아’에 곡을 쓰고 있는 오사무 쿠보타를 통해 일본 유저들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가시켰다. 이밖에 일본 유저들이 선호하는 로딩화면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나 일본풍 아이템을 추가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HUE는 비단 ‘GE’ 뿐 아니라 ‘위드’나 ‘네오스팀’등 자사가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에 이러한 작업을 진행됐다. 특히 최근 서비스를 준비중인 ‘테이크다운’의 경우 일본의 명소인 시부야를 본뜬 맵을 만들어 일본 유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비결 셋

- 유저가 가는 길목에 게임을 배치
마케팅에 있어서도 HUE는 일본 문화의 특성을 제대로 끄집어냈다. 일본 유저들이 게임을 접하는 경로와 방법에 대해 철저히 분석해 그 길목마다 자사의 게임을 배치한 것이다.

일본 유저들은 일반적으로 게임을 유형의 패키지로 인식한다. 때문에 HUE는 ‘GE’를 온라인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패키지로 제작해 일본 유저들에게 판매했다. 결과는 대성공. 또한 ‘GE’의 배경음악을 OST로 만들어 유저들에게 이벤트를 기용해 배포하기도 했다. 국내와 달리 일본 유저들은 음반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현재 ‘GE’ OST는 유저들 사이에서 3만 엔에 거래될 정도로 높은 인기와 희소성을 인정받고 있다.

일본 유저들이 게임을 접하는 또 다른 경로는 바로 오프라인 행사 즉 게임쇼다. 그러나 온라인게임은 콘솔게임과 달리 일정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 년에 한번 열리는 일본 최대의 게임쇼인 동경게임쇼에 맞추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래서 HUE는 자체적으로 ‘그라나도에스파다 월드 파티’를 개최했고 이러한 예상은 적중했다. 이 날 무려 1천명의 유저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던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 기법은 일본 유저들의 취향을 철저히 분석한 결과다.

광고에 있어서 HUE는 온라인게임의 신선함을 부각시키면서도 낮은 인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기존 게임의 광고 방법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우선 게임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일본 지하철에 대대적인 광고를 하는 한편, 애니메이션 전문 케이블방송에 주당 6회의 광고를 해 타깃 유저들에게 ‘GE’의 인식 확장을 꾀했다.

이 밖에도 편의점 왕국 일본의 특성에 걸맞게 ‘로손’, ‘패밀리마트’ 등 일본 대형 편의점 체인과 계약을 맺고 전국 1만 5천개의 편의점에 ‘한빛코인’이라고 불리는 자사 게임 캐쉬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비결 넷

- 끊임없는 인적 콘텐츠 발굴
국내 대부분 온라인게임사는 해당 국가 게임사에 모든 서비스를 일임하는 형태로 계약을 맺는다. 때문에 이후 게임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대부분 서비스사에 달려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서비스사가 아무리 파격적인 조건으로 게임을 계약했다 하더라도 이를 서비스하는 회사의 개개인이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열정이 없다면 애써 잘 만든 게임이 해당 국가에서만은 사장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HUE는 온라인게임이 성공하기 위해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밑바탕으로 서비스하는 사람 즉 자사의 직원들에게 관심을 기울였다. HUE는 성과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 시스템과 매분기 우수 사원 포상제도를 통해서 근무 의욕을 고취시키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반기 흑자액의 10%를 전 사원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했을 정도다. 현재 HUE는 일본에서 IPO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사원들에게 우리사주나 스톡옵션의 부여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인사정책은 회사의 구성원 개개인이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을 가지고 열심히 해야 비로소 온라인게임이 성공한다는 믿음이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HUE가 생각하는 미래 게임산업의 비젼은 바로 IP(Intellectual Property) 즉 지적재산권이다. 게임사에서 지적재산권은 다름 아닌 게임. 그러나 일본의 풍토는 한국과는 달리 게임을 넘어 그것을 만든 사람을 본다. ‘GE’가 초반에 그토록 높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역시 ‘라그나로크’로 유명해진 김학규라는 걸출한 개발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향후 HUE의 목표는 일본 유명 개발자를 영입해 자체의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단순히 국내 유명 온라인게임을 가져와 서비스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체 개발한 게임을 가지고 세계에 서비스하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GE’, ‘위드’, ‘네오스팀’ 등을 서비스하며 입지를 굳힌 게임포털 ‘클럽한빛’을 중심으로 2008년 10개의 타이틀을, 2010년까지 20개의 타이틀을 목표로 라인업을 확충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Point Interview  

“차별화된 MMORPG 영입계획 ... 캐주얼은 시기상조”


▲ HUE 송진호 부사장

현재 일본 온라인게임시장의 상황과 전망은?
일본에서 발간된 2007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온라인게임 시장의 규모는 PC전용과 콘솔을 합해 1015억 엔에 달하며 회원도 4200만 명까지 늘어났다. 이는 매출에서 전년대비 124%, 회원수는 15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 상황은 ‘온라인게임 전국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약 600개 정도의 온라인게임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때문에 일본 시장에는 한국과는 달리 대형 게임사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으며 연매출 30~60억엔 수준의 회사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향후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은 게임타이틀은 물론 서비스의 질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이에 따라 게임의 성패가 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컬처라이징 수준의 서비스를 하기 위해선 개발사의 뒷받침이 필수적인데
HUE는 개발사와 운영진 사이의 월례 미팅을 통해 잦은 실제 만남을 시도했다. 물론 평소에는 메일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직접 대면했을 때 보다 심도 있는 대화가 오고 간다. 이러한 접촉을 통해 개발사와 서비스간의 괴리를 최대한 좁혀야 신속하고 유연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개발사의 단순한 기술지원으로는 치열한 일본시장에서 결코 성공할 수 없을 뿐더러 서비스사 역시 개발사와 꾸준한 교류를 통해 빠른 피드백을 하지 않으면 유저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얻기 힘들다.

향후 라인업 확충을 위한 가이드라인은?
현재 일본 시장에서 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캐주얼게임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본다.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대다수 유저가 성인층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소비력도 좋기 때문에 성인 취향에 맞게 잘 만들어진 MMORPG가 아직 메리트있다. 그러나 요즘 나오는 MMORPG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해 유저들의 입맛을 자극할 수 있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아니면 유명 개발자가 중심이 돼 만든 게임이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일본 시장에 통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게임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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