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창간 6주년 특별기획Ⅱ] 新 게임문화 창조로 르네상스 시대 연다

  • 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07.12.10 09:56
  • 수정 2012.11.27 14:31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라인게임에서 파생된 길드가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면서 유저를 리드하고 있다. 게임 내에서 친목을 다지고 결속력을 높여주는 역할은 물론 게임 내의 핵심 콘텐츠인 커뮤니티의 장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발사들의 콘텐츠 업데이트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면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각 시대 별로 길드의 문화 코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짚어보고 향후 길드가 온라인게임 문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전망해봤다.

新 게임문화 창조로 르네상스 시대 연다

- 친목 도모에서 대형. 조직화로 개발 방향까지 좌지우지 ... 특색 있는 문화 선도 앞장

2007년 현재, 비공식적으로 집계된 온라인게임 길드 수만 무려 천만개를 넘어섰다. 이는 전 국민 4명당 1명꼴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누구나 쉽고, 빠르게’라는 캐치 프라이즈를 앞세운 인터넷 문물은, 길드라는 신문화와 융합해 온라인게임의 핵심으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다. 이제 ‘온라인게임=길드’라는 공식까지 자리 잡혔다.

초창기 게임 내의 친목을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해서 다양한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개발사 역시 이런 길드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그들만을 위한 콘텐츠 양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길드는 온라인게임의 중요한 문화로 자리 잡았고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게임사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게임 내의 콘텐츠를 넘어서 새로운 문화 코드까지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중반] 길드 탄생
1980년대 후반. ‘쥬라기 원시전’, ‘단군의 땅’ 등이 모뎀선을 타고 유저들의 갈망에 불을 지폈다. 게임 속에서 유저들 간의 다양한 만남은 고등학생, 대학생을 중심으로 각 지역별 커뮤니티를 완성시켰다. 초기 형태였던 만큼, 현재와 같은 길드의 골격을 갖추지는 못한 상태였다. 더욱이 대부분의 머그 게임들은 마땅한 홍보나 마케팅이 전무했던 상태.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입소문을 타고 실제 친분이 게임에 그대로 녹여졌다. “형, 이 게임 엄청 재밌는데 같이 하자”, “야. 너 그 게임 해봤냐”와 같은 입소문은 삽시간에 게임계를 강타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친분 모임이 현재 길드 탄생의 근원이 된다. 당시 ‘단군의 땅’을 즐겼던 한 유저는 “같은 취미를 가졌다는 점만으로도 밤을 새도 모자를 지경이었다”며 “유저들 사이의 교류가 게임의 인기와 수명을 크게 증가시킨 것으로 기억 된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수년 뒤.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와 대한민국 명실상부 최고의 MMORPG ‘리니지’의 탄생은 길드의 골격을 완성시킨 주춧돌 역할을 수행했다. 단순히 텍스트 위주에서 그래픽 환경으로 변화된 까닭이 아니다. 공공의 목적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사이버 상에서 무언가를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의 확장은 길드를 통해 다져졌고, 그것이 혈맹이든, 길드든, 혹은 문파든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현재의 형태를 상당 부분 완성시켰다.

[1990년대 중반~1990년대 후반] 목적 집단으로 변모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로 대변되는 그래픽 머그게임에서 초창기만 하더라도 길드의 중요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 자신의 캐릭터를 강하게 성장시키는 것이 최우선의 목표였고 게임 내에서 영웅이 되길 원했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나를 제외한 타 유저들은 물건을 교활할 수 있는 대상 혹은 경쟁자였다. 

이 같은 개인중심의 플레이는 온라인게임의 콘텐츠 다양화로 급변화를 맞게 된다. 특히 MMORPG에서 공성전 콘텐츠 추가로 길드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서로를 혈맹(血盟) 즉, 피를 나눈 형제라고 칭하면서 게임 내에서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집단으로 발전했다.

온라인게임 개발사들 역시, 한 개인의 영웅 탄생에 초점이 맞춰지는 콘텐츠 보다는 더 많은 집단을 위한 콘텐츠에 초점을 맞췄다. 온라인게임의 특징인 지속성이 이어지면서 그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 졌다. 특히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의 모임으로 발전하면서 PC방에서 함께 길드와 길드원들이 같이 게임을 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이는 PC방 문화와도 연결되면서 소위 말하는 길드 전용 PC방이 탄생한 배경에 가장 큰 일조를 하게 된다.

[2000년대 초반] 대형. 조직화 급물살
소수의 인원으로 출발한 길드는 온라인게임의 신규 유저증가와 다양한 콘텐츠의 추가로 또 한번 변모하기 시작한다. 대형화와 조직화가 바로 그것이다. 더 이상 소수인원만으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몇 십 명의 인원이 아닌 몇 백 명에서 몇 천 명의 인원으로 대형화된 길드가 생기면서 게임 내에서의 통제가 더 이상 어려워진다. 이에 인터넷을 커뮤니티 통한 길드 카페가 활성화됐다. 길드의 마스터를 중심으로 게임에서 만날 수 없던 유저들의 대화 장으로 혹은 새로운 현재 상황을 알리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인터넷 포털인 다음과 세이클럽을 통한 온라인게임 동호회가 급격하게 늘어난 시기이기도 하다.

단순한 침목이 아닌 대형 조직으로 발전하면서 현모(현실 모임)이 활발했다. 지역을 장벽을 뛰어넘어 특정 날짜에 모임을 갖으면서 얼굴을 익히고 게임 내의 이야기로 단합을 이뤄나갔다. 대형화와 조직화로 더욱 방대한 유저들이 길드를 통해서 모였지만 90년대에서 볼 수 있는 끈끈한 친목은 쉽게 찾아 볼 수 없었다.

[2000년대 중반] 게임사의 핵심 고객으로
2000년 초반 대형화된 길드는 더 이상 게임 내에서만 힘을 발휘하는 집단이 아닌, 게임 내의 콘텐츠를 좌우하는 중심이 된다. 이에 게임사들이 길드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 및 지원을 시작했다. 우수 길드를 선정해 현모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마우스, 패드, 등 컴퓨터 소모품들을 지원했다.    

또한 길드의 요구 사항이 콘텐츠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게임 내의 유저들의 귀기울기 시작한 게임사들에게 대규모 길드의 의견은 필수사항이었다. ‘워크래프트’ 유즈맵에서 파생된 ‘카오스의 아나클랜’의 경우 맵제작과 동시에 게임 내 대회, 리그 등의 콘텐츠를 생성하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길드 카페의 활성화로 길드 특유의 게임관련 노하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유저들이 정보를 얻기위해 길드 카페에 가입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길드 자체에 욕심이 있던 것이 아니라, 게임의 노하우를 얻기 위한 유령회원들이 수가 대부분이었다.

[2007년 이후 전망] 세부적이고 특화된 조직으로 정착
2007년 이후 길드 문화의 변화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세분화되고 특색화된 길드와 대형·조직화된 길드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화된 길드는 ‘여성유저만의 길드’, ‘부부 길드’, ‘마법사 길드’ 등 게임 이외에 공통분모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는 게임 내의 진입 장벽을 확연하게 낮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게임업계 한 전문가는 “게임을 전혀 모르더라고 공통의 관심사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길드 문화가 온라인게임 유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구축된 대형화 길드의 경우 그들만의 공간에서 타 유저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더 많은 유저들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형 길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 마스터는 “게임의 인기와 길드 카페 회원수는 비례한다”며 “유저들의 유입이 많은 수록 육성법, 정보 등을 얻기 위해서 회원 가입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게임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은 온라인게임 길드가 더욱 다양하고 세분화되면서 새로운 문화 창출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이 있고 이들이 있기에 온라인게임이 더욱 즐겁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게임회사의 오프라인 모임 지원 공고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