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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퍼블리셔들의 대공습, 게임계 판도 바꾼다!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7.04.0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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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계에 변혁의 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 2006년 하반기, 게임사들의 잇따른 퍼블리셔 진출 선언이 올해 초 발 빠른 움직임과 함께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축적해온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라인 업 구축과 실력 있는 개발사들의 인수, 여기에 해외 게임사와의 공조에 이르기까지. 벌써부터 게임계는 제 2의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듯한 기색이 역력하다.  


- 신생 퍼블리셔들 … 기존 퍼블리셔와 대격돌 불가피
- 다양한 전략으로 무장 … 전문가들, 게임계 경쟁력 강화될 것


[화려한 데뷔] 기존 퍼블리셔들 ‘긴장’, 개발사들 ‘환영’
국내 게임계를 선점했던 기존 퍼블리셔들이 최근 들어 크게 긴장하고 있다. 이는 지난 3월부터 활발한 퍼블리싱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신생 퍼블리셔들의 행보에 기인한 결과다. 사실 지난 해 말까지만 해도 국내 게임사들의 퍼블리셔 선언은 소문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액션이 전무했다. 일각에서는 투자를 받기 위한 ‘일종의 쇼’에 불과하다는 의견까지 대두됐다. 혹자는 퍼블리셔로서의 전환 가능성에 대한 언론의 오보 정도로 일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3월초 루머는 현실화되기에 이르렀다. 치열한 물밑 경쟁에 기존 퍼블리셔들에 불만을 갖고 있던 다수의 게임사들까지 호응하고 나섰다. 일부 게임사들은 신생 퍼블리셔에 먼저 손을 내밀고 있음이 포착됐다.


한 게임 개발사 대표는 “기존 퍼블리셔들을 배제하고 게임을 런칭하는 것은 이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며 “횡포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치 담합을 한 것 같은 느낌이 역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에 반해 신생 퍼블리셔들은 후발주자답게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며 “굳이 거절할 필요가 없다. 이미 신생 퍼블리셔 중 두 곳과 차기작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퍼블리셔를 선언한 게임사는 그래텍, 구름 인터렉티브, 드래곤플라이, 아보카도 엔터테인먼트, 엔트리브 소프트, 프리챌(가나다순) 등 총 6개에 달한다. 각각의 특장점을 내세운 이들 신생 퍼블리셔의 차별화된 전략 앞에 기존 퍼블리셔들은 물론, 게임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래텍] 막강 파트너사 다수 확보
게임시장은 기존 퍼블리셔들이 선점하고 있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후발주자들은 자연 뒤쳐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따라서 신생 퍼블리셔들은 살아남기 위한 히든카드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곰TV로 높은 인지도를 쌓아 온 그래텍은 니모닉스와 스튜디오 브라우니 등의 파트너사들을 성공 카드로 꺼내 들었다. 그래텍 온라인게임사업부 박종하 부장은 “퍼블리셔로서의 그래텍은 개발사 또한 고객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를 계속해서 인지시켜 나가는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라며 “선발 퍼블리셔가 킬러타이틀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 시장을 선점하고 있을 뿐,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킬러타이틀이 탄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해 보일 작정”이라고 말했다. 그래텍의 퍼블리싱 전략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퍼블리싱 사업부의 제 1고객을 유저로 삼고, 제 2고객은 개발스튜디오로, 최종 고객은 그래텍 자사로 삼는 시스템을 완성, 유저와 개발사, 퍼블리셔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신개념 퍼블리셔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구름 인터렉티브] 차별화된 마케팅 체계 완성
퍼블리셔를 선언한 이후,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구름 인터렉티브. 노아시스템과 꾸러기소프트, 손노리와 엠게임의 박영수 전대표까지 합세한 막강 라인을 형성하고, 자양분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킬러 타이틀 ‘브리스톨 탐험대’는 이미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에 돌입했다. 캐주얼 액션 게임 ‘케로로 온라인’도  출격 준비가 완료됐으며, 런칭 시점만을 남겨놓고 있다. 또한 게임 개발과 서비스, 마케팅을 분담키 위해 종합 케이블 방송 온미디어와 공동 노선을 구축하고, 100억원대 공동 투자 계획까지 체결했다. 구름 인터렉티브의 최종원 마케팅 사업팀장은 “(구름 인터렉티브는) 뛰어난 게임 개발력과 국내외 서비스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게임전문가들이 모인 신생답지 않은 게임 전문 퍼블리셔”라며 “게임 개발, 서비스, 마케팅 분야의 전문 인재들이 게임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래곤 플라이] 글로벌한 퍼블리셔로 입지 강화
국민FPS게임 ‘스페셜포스’로 이미 누계 가입회원수 1,300만명을 돌파하며 저력을 입증시킨 드래곤플라이. 최초의 퍼블리싱 타이틀로 본격 익스트림 낙하 온라인게임 ‘라카산’을 선봉에 내세우고, 올해 하반기 런칭할 ‘킹덤 언더 파이어 온라인’과 비밀리에 개발 중인 온라인 테니스 게임을 후방에 배치시켰다. 주력 장르로는 FPS와 스포츠, MMORPG를 주축으로 삼고 있다. 해외에서의 성공적인 런칭 노하우를 살려 퍼블리싱하게 될 게임들의 해외 수출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개발사와도 공동 개발을 검토 중일 만큼 국내외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드래곤플라이의 남대현 마케팅 본부장은 “개발사 출신의 퍼블리셔로서, 개발사를 잘 이해하고 동반자적 입장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완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혁신적인 마인드로 퍼블리싱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시킨 대한민국 대표 퍼블리셔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보카도 엔터테인먼트] 인큐베이팅 투자에 주력
아보카도 엔터테인먼트는 메이저 퍼블리셔보다는 마이너 퍼블리셔로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미 가능성 높은 다수의 게임사들을 발굴하고, 계약을 검토 중이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인큐베이팅 투자에 주력하기 위함이다. 현재 총 4개의 작품에 대한 투자가 전개되고 있다. 비교적 저연령 유저층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장점을 살려, 캐주얼 게임을 중심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아보카도 엔터테인먼트의 김성준 대표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과 다양한 서비스, 해외 수출을 통해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계획”이라며 “유저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퍼블리셔로 거듭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보카도 엔터테인먼트는 오는 3/4분기경 퍼블리싱에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엔트리브 소프트] 양보다 질에 초점
지난 3월 온라인FPS ‘블랙샷’을 선보이며, 퍼블리셔로서의 첫 발을 내딘 ‘엔트리브 소프트’. 다수의 평작보다는 뛰어난 소수의 명작 온라인게임들을 중심으로 퍼블리싱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는 최초 퍼블리싱을 선언할 당시부터, 백화점식 나열을 지양해온 결과다. 이러한 계획의 근간은 게임 개발 경력 14년에 달하는 엔트리브 소프트의 뛰어난 개발 노하우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자사 게임뿐만 아니라, 파트너사와의 공조에도 개발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엔트리브 소프트의 국내 사업팀 김용대 부장은 “개발사 출신 퍼블리셔답게, 완성도 높은 게임 중심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퍼블리셔로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엔트리브 소프트는 자사만의 색깔을 녹여낸 게임 타이틀을 올해 내 선보일 계획이다.


[프리챌] 브랜드 파워에 올인
게임 개발보다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삼아왔던 프리챌은 독립적인 브랜드 정책을 고수할 계획이다. 퍼블리셔로서의 브랜드보다는 게임별 브랜드를 강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솔본 벤처투자와의 협력 투자를 통해 개발사가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했다. 또한 프리챌의 강력한 동영상 UCC를 발판 삼아, 유저들이 게임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 조성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프리챌의 게임마케팅팀 류형석 팀장은 “경쟁력은 퍼블리셔가 아닌 게임 타이틀이 갖게 되는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볼 때, 오히려 게임이 적은 만큼 하나하나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수 밖에 없는 신생 퍼블리셔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현재 프리챌은 온라인FPS ‘2WAR’와 캐주얼 큐브 액션 ‘큐로큐로’를 선봉장으로 앞세워 유저 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다양한 색채] 전문가들 한 목소리, 장밋빛 가능성 ‘농후’
신생 퍼블리셔들은 현재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미 퍼블리셔를 선언한 게임사들 외에도 퍼블리셔를 검토 중인 게임사들이 적지 않다. 당장 T3 엔터테인먼트의 경우만 해도, 오는 4월말 G10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퍼블리싱 활동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과열 양상으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일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반응은 ‘일단은 환영’쪽에 가깝다. 기존 게임 퍼블리셔들 간의 경쟁이 둔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새로운 세력군의 완성은 게임 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 때문이다.


두원공대 게임학과 송현주 교수는 “신생 퍼블리셔들을 통해 마이너 게임들도 빛을 보게 됐다”며 “차별화된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게임산업이 한 차원 높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거듭날 초석이 마련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게임 컬럼리스트 홍성민 씨 역시 “1~2년 내 해외 퍼블리셔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예견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살펴 볼 때, 유저 쟁탈전 등 암투가 아닌 이상 기존 퍼블리셔와 신생 퍼블리셔들 간의 경쟁은 개발사들의 경쟁력 확보에 크게 일조할 것”이라며 “신생 퍼블리셔들의 출현은 최근 위축되고 있는 게임 산업에 대한 재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경쟁은 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시킨다. 신생 퍼블리셔들의 출현으로 인해 게임 산업은 또다시 진화할 기반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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