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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 - 게임 속 독한 퀘스트 ‘본좌’는 누구] 달인도 덜덜떠는 ‘독한 놈’ 다 모았다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9.01.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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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릿한 보상 노리고 도전 임해 … 1년 동안 게임해야 퀘스트 달성하기도


퀘스트 시스템은 온라인게임의 필수요소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MMORPG뿐만 아니라 액션게임, 레이싱 까지 왠만한 온라인게임에서는 모두 퀘스트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게임 속에서 몰입감을 높이고, 유저가 게임을 보다 편하고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두고 재미있는 시나리오와 다양한 연출이 시도돼 환영한다는 유저들이 있는 반면, 단순 반복형, 소위 ‘노가다’를 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유저들의 원성도 자자하다. 그러나 알고 보면 요즘 퀘스트의 ‘노가다’성은 세발의 피다. 진정한 ‘노가다’가 무엇인지 지금 공개한다.


최근 온라인 게임 플레이어들은 보통은 한 시간, 길어봐야 4~5시간이면 완수하는 퀘스트를 원하는 추세다. 그 이상 넘어가면 ‘극악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불만을 표시하곤 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항의하는 글들을 살펴보면 “퀘스트 몬스터를 잡았는데 아이템이 나오지 않는다”며 버그가 아니냐는 투의 항의글이 넘쳐난다. 그러나 아래 게임들을 살펴보면 이는 ‘장난’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위 에버퀘스트]
소니엔터테인먼트 온라인의 유명 MMORPG ‘에버퀘스트’는 이름 그대로 끝나지 않는 퀘스트들을 통해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의 또 다른 별칭은 ‘불친절한 에버씨’. 국내 게임 유저들이라면 경기를 일으킬만한 퀘스트들이 ‘에버퀘스트’에는 ‘쉬움’난이도로 표시돼 있다. 그 중에서 ‘보통’난이도에 속하는 퀘스트를 하나 소개해 보고자 한다.


게임의 퀘스트는 애초에 목적조차 불분명하다. 유저들에게는 ‘어떤 물건을 구해와라’고 말할 뿐, 어떻게 구해야하는지, 어디서 구해야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중에서도 ‘매지션의 에픽퀘스트’는 유저를 황당하게 만드는 퀘스트의 대명사로 유명하다. 이 퀘스트는 카라나 남평원 지역에서 진행된다. 이곳은 일반적인 MMORPG에서 마을 3~4개가 뭉쳐있는 대륙과 흡사할 정도로 넓은 지역이다. 지역 전체에서 ‘페가수스’몬스터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확률로 퀘스트 몬스터인 ‘퀼메인’이 등장한다. 이 몬스터를 잡아서 ‘페가수스의 깃털 망토’를 얻는 것이 퀘스트의 목적이다. 당시 퀘스트를 해본 유저들은 대략 300마리 중 한 마리 꼴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체감지수는 그 보다 낮다는 것이 유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제는 이 몬스터를 노리는 유저들이 수십명 이상이라는 점이다. 아이템의 성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항시 이 지역은 ‘퀼메인 헌터’들로 들끓는다. 우여곡절 끝에 ‘퀼메인’을 잡았다 하면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퀼메인’은 10%확률로 망토를 주며, 나머지 90%는 바지를 준다. 따라서 망토를 얻을때 까지 퀼메인을 10마리 잡아야 하는 셈이다.


참고로 이 퀘스트는 매지션의 에픽 퀘스트 중 바람의 원소를 구하는 것으로, 이 외에 총 11단계 총 30개 아이템을 구해야 에픽 퀘스트가 완료된다.



[매지션의 에픽 퀘스트‘퀼메인을 잡아라’]
- 목적 : 몬스터 ‘퀼메인’을 죽여 ‘페가수스의‘깃털’ 망토를 획득
   하라
- 난이도 : A급
- 클리어 확률 : ‘퀼 메인’ 등장확률 300:1 × 경쟁자를 피해
   몬스터를 잡을 확률 30:1 × 망토를 획득할 확률 10:1.
- 참고 : 수호자 ‘은빛 날개’를 피해 몬스터를 잡아야 한다.
   몬스터를 찾기 위해 전 지역을 돌아다녀야 한다.
- 경험담 : “밤잠을 자지 않고 했을때 2주일 정도 걸린다”



▲ 퀄 메인(Qillmane)의 당당한 위용


[2위 정도 온라인]
‘정도 온라인’의 퀘스트는 대륙의 기상을 널리 알릴만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퀘스트 내용은 간단하다. 한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몬스터, 도적NPC를 1만회 잡으면 된다. 앞선 퀘스트 보다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비교적 덜한 편이다. 그러나 육체적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준이다.


분석해보면 유저가 1초에 몬스터를 한 마리씩 잡는다고 쳐도, 10,000번 클릭, 그러니까 2시간 42분여를 꾸준히 클릭해야 한 번에 클리어 할 수 있다. 어느 MMORPG가 한번 클릭 만으로 몬스터가 죽겠는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몬스터의 위치를 확인한 다음 마우스를 움직이고, 클릭한 뒤, 몬스터에게 붙고, 무기를 휘두른 다음 몬스터가 죽는다. 또, 체력을 회복하는 순간이나, 스킬에 사용되는 마나 포션 등의 수치도 무시할 수 없다. 빨라봐야 몬스터 한 마리당 5초, 동등한 레벨에서 사냥을 진행한다고 하면 10초 남짓한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다. 현실은 만만치 않다. ‘정도 온라인’의 특징 중 하나는, 몬스터를 잡을 때 마다 평균 3~4개의 아이템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아무리 하찮은 몬스터라도, 심지어 길가던 닭을 잡더라도 최소 3개 아이템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인벤토리는 50칸에 지나지 않는다. 몬스터를 10마리 잡고 나면 마을로 이동해야한다는 뜻이다.


퀘스트의 내용을 다시 한번 주목해보자. ‘도적떼’를 소탕하라. 그렇다 마을 옆에 있을 도적떼가 어디 있겠는가. 첩첩산중, 산을 넘고 또 넘어야 도적떼가 등장한다. 약 5분여 시간동안 도적떼가 등장하는 곳으로 이동하고, 10여마리를 잡고, 마을을 들려서 아이템을 팔고, 다시 5분동안 도적떼가 등장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순리다.


만약 이 퀘스트를 전사로 클리어 하고자 한다면? 유저는 ‘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1만 도적을 소탕하라’]
- 목적 : 도적떼 1만을 잡아 칭호를 획득하라
- 난이도 : 불명
- 클리어 확률 : 유저의 인내심에 달렸다
- 참고 : 몬스터 1만 마리를 잡으면, 떨어지는 아이템은 어떻게 하지?
- 경험담 : “하루 300마리씩 목표로 삼고 잡았더니 마음이 한결 편하더라”



▲ 이제 9,813마리를 잡으면 퀘스트를 완수할 수 있다


[1위 스타워즈 갤럭시즈]
가장 독한 퀘스트의 최고봉은 뭐니뭐니 해도 ‘스타워즈 갤럭시즈’의 ‘제다이의 길’퀘스트다.
이 퀘스트를 거쳐야만 유저들은 ‘제다이’가 될 수 있는데, 말그대로 그 과정은 도를 닦는 것을 방불케 한다. 가장 쉬운 설명으로, 유저가 캐릭터를 만든 다음 하루 10시간 동안 게임을 플레이한다고 가정하면 3개월여가 지나야 비로서 수습생 제다이 ‘파다완’이 된다. 그제서야 광선검을 휘두르고 ‘포스’를 사용하면서 적과 전투를 치룰 수 있다.


문제는 ‘파다완’시절의 캐릭터는 매우 허약한 설정으로, 함부러 포스를 남발했다가는 이들을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현상금 사냥꾼(바운티 헌터)들에 의해 한줌의 재로 산화한다. 그리고는 다시 캐릭터를 키워야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파다완’들은 파리목숨인 셈이다.


이처럼 벌벌 떨면서 레벨업을 하게 되면 ‘제다이 이니시에이터’의 단계에 올라선다. 이제야 정말 ‘제다이’라 부를만한 포스를 뿜어낸다. 1:1전투만 놓고 보면 이 시점의 제다이는 같은 제다이가 아니면 상대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시절의 제다이도 안심하고 거리를 활보할 수는 없다. 제다이가 등장했다고 하면 떼를 지워 몰려다니는 현상금 사냥꾼들이 등장해 30:1의 전투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들의 추적은 집요하기 짝이 없고, 유저가 로그인되어 있는 한 언제까지고 계속된다. 다행히도 ‘제다이 이니시에이터’가 이들의 공격에 의해 죽게 되면 레벨 다운 현상이 일어나면서 경험치가 대폭 삭감될 뿐 죽지는 않는다. 그나마 ‘독수리’의 위치에는 올라서 있는 듯하다.


여기서도 끝은 아니다. 이제 마지막 단계인 ‘엘더 제다이’에 올라서는 길이 남아있다. 영화 ‘스타워즈’로 치자면 에피소드 4에 등장하는 오비완 케노비와 요다의 중간 즈음의 위치에 놓여있는 단계다.
이번에는 ‘파다완’에 드는 노력에 제다이 이니시에이터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합한 다음 2배를 곱해야만 가능한 경지다.


경험치로 환산하자면, 약 2억 7천 3백만. 몬스터 한 마리를 잡으면 평균 경험치를 1,300정도 획득하니 정확하게 21만마리를 잡아야 달성할 수 있는 경지인 셈이다.


이 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제다이 퀘스트’가 끝이 난다. 그 증거로 유저들은 ‘제다이의 로브’를 획득할 수 있으며, 어딜 가든 영웅으로 대접받게 된다. 문제는 4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단계까지 달성한 유저들이 손에 꼽을 만큼 적다는 것이다. 그나마 최근 패치로 인해 난이도가 낮아진 편이어서 ‘엘더 제다이’가 비교적 많이 활동하고 있지만, 역시 등장할 때 마다 수백명의 바운티 헌터들이 몰려들고, 그를 수호하는 제다이들이 함께 몰려들어 방대한 PvP가 펼쳐지는 진 풍경을 이룬다.                                                              



[‘제다이 퀘스트’]
- 목적 : 파다완을 거쳐 제다이가 돼 보자
- 난이도 : SSS
- 클리어 확률 : 4년된 온라인 게임에서 엘더 제다이는 100명 내외
- 참고 : 수 백명 바운티 헌터들의 끈질긴 추격을 물리쳐야.
- 경험담 : “마치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3년 동안 하루 10시간 이상을 수련하는데 매진했습니다.
   그리고 엘더 제다이가 된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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