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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으로 알아보는 게임성어] ‘발컨이삼’ 싫어~ ‘불신졸업’ 좋아! 생각대로 아이온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9.01.2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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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온’만의 독특한 문화 코드가 게임성어로 재탄생 … 원활한 커뮤니티 위해 익혀두면 ‘유리’


‘온라인게임 안의 작은 세상’. MMORPG를 플레이 하는 유저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다. MMORPG라는 틀 안에서 유저들은 각자의 목적을 갖고 다른 이들과 커뮤니티를 통해 작은 사회를 만든다. 사회는 그만의 독특한 문화가 형성된다.

MMORPG의 경우 채팅을 통해서 유저들과 기본적인 커뮤니티를 진행하기 때문에 문장을 축약한 채팅 용어와 각 게임의 문화에 따른 신조어들이 게임 내의 채팅창을 가득 메운다. 그 사회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먼저 이해해야 하는 법.

지난 12월 상용화 이후 국내 게임시장의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아이온’ 플레이를 통해 게임 속 신조어를 사자성어로 풀어봤다.



[등장 캐릭터 소개]
● 게임 아이디 : 트리플A
● 직업 : 살성
● 레벨 : 40레벨
● 소속 레기온 : 개인사정상 밝힐 수 없음
● 특기 : 몬스터 치질수술 전문의(살성 캐릭 특성상 뒤에서 찌르는 공격이 많다)
● 취미 : 나머지 한 자루의 크로메데 은장도를 먹기 위해 불신 기웃거리기



오늘도 어김없이 ‘아이온’ 세계에 접속한 트리플A(게임 아이디)씨. 채팅창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며 일자리를 찾는다. 그러나 ‘아이온’에서 살성이 설자리는 그다지 많지 않다. 구직자들이 워낙 많아 일자리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40레벨이 되기까지 힘든 여정을 거쳤지만 여전히 살성 캐릭터로서 ‘아이온’ 세계를 산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살성’ 캐릭터 자체는 만족한다. 은신을 통한 잠입과 몬스터를 잡을 때 터지는 치명적 데미지에서 손맛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그러나 ‘아이온’에서 솔로 플레이는 제약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채팅창을 보면서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닥사파티] 유사 사자성어: 주일무적(主一無適) 마음을 한곳에 집중하여 어떤 유혹에도 흔들림이 없다
채팅창을 보면서 일자리를 찾지만 쉽게 구해지지 않자 다급한 마음에 직접 일자리를 찾기로 한 트리플A씨. 채팅창에 ‘40레벨 살성 본진 닥사파티 구함’이라는 말을 입력하고 ctrl+c(복사)를 통해 내용을 복사했다.


그리고 ctrl+v(붙여넣기)를 통해 연신 전체 채팅창에 닥사파티 구함을 외친다. 여기서 ‘닥사파티’는 ‘닥치고 사냥 파티’의 줄임말이다. 레벨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아이온’ 파티플레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아이온’에서 닥사파티는 20레벨 전 후반부터 시작한다. 단시간 내에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꼭 거쳐 가야 하는 필수 코스다. 사냥과 레벨업이라는 목적으로 무조건 몬스터만을 잡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만 한다.


그렇게 한 20분쯤을 광고했을까. 우연치 않게 카이단 본진 닥사파티의 살성이 귓속말을 보내왔다. “님 위치 여기인데, 대타로 와주세요.” 아이온의 닥사파티의 경우 자신이 파티를 탈퇴하기 위해서는 대신할 사람을 찾아서 그 파티가 계속 사냥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채팅창을 보며 일자리를 찾는 트리플A씨


[발컨이삼] 유사 사자성어: 허장성세(虛張聲勢) 실력도 없으면서 허세만 부림
20분 만에 온 메시지에 트리플A씨는 기뻐하며 “네 걱정하지 마시고 5분 내로 바로 달려 가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다시 대타를 구한다는 살성에게서 온 답 메시지. “여기 오시는데 좀 빡세요. 조심해서 오삼.”


그 동안 적지 않은 카이단 본진 파티를 경험한 트리플A는 당당하게 “저 카이단에서 좀 놀았습니다. 걱정 마시고 금방 가겠삼”이라고 귓속말을 보냈다.


카이단 본진의 경우 모든 몬스터가 선제공격을 하기 때문에 지역 통과가 매우 까다롭다. 그러나 살성에게는 ‘은신’이라는 기술이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맵에 찍어준 위치까지 도착했을 무렵, 성급하게 높은 곳에서 뛰어내린 것이 화근이었다.


낙하 데미지를 받고 사망한 캐릭터를 보며 망연자실. 주변에 사람이 없어 눈물을 머금고 마을에서 부활. 이후 대타 살성을 구한다는 유저에게서 온 귓속말. “님 어디셈? 아직 멀었삼?” 머뭇거리던 트리플A씨는 “저 아까 거의 왔었는데 떨어져서 죽었어요. 금방 다시 갈께요”라고 답을 보냈다.


한참 후에 온 답변. “님하 발컨이삼? 그냥 다른 사람 구하겠삼.” 여기서 ‘발컨이삼’은 ‘발로 컨트롤 하냐’는 뜻으로 ‘실력이 없으면 허세 부리지 말라’는 숨겨진 뜻이 담겨져 있다.



▲ 가는 도중 죽어버린 트리플씨


[불신직팟] 유사 사자성어: 수어지교(水魚之交) 떨어질 수 없는 아주 친밀한 사이
결국 어렵게 다시 카이단 본진 파티를 구하고 1시간쯤 사냥을 했지만, 좋은 아이템도 나오지 않고 지겨워 대타를 구하고 다시 마을로 복귀한 트리플A씨. 결국 다시 불의 신전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데.


‘아이온’에서 불의 신전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35레벨 유일아이템인(아이템 등급 중 가장 좋은 등급) 크로메데 시리즈 무기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32레벨부터 40레벨 유저들의 필수 코스다.


운이 좋은 캐릭터의 경우 35레벨 전에도 크로메데 시리즈 무기를 획득하지만 극악의 드랍률을 자랑하기 때문에 40레벨이 훌쩍 넘어서도 획득 못하는 유저들이 상당히 존재한다.


트리플A씨의 경우 35레벨에 운 좋게 살성의 주무기인 ‘크로메데 은장도’를 획득했지만, 쌍수인 살성에게는 하나가 더 필요했다. 이후 39레벨까지 불의 신전을 돌았지만 여전히 나머지 한 짝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불의 신전 입구에서 다시 외치기를 시작하는 트리플A씨. “40레벨 살성이 3~4인 불신직팟 구합니다”라고 25분 정도 외친 결과 힘들게 파티에 참가할 수 있었다.


‘불신직팟’이란 인스턴트 던전으로 불의신전에서 필요한 몬스터만 빠르게 잡고 보스인 크로메데까지 가는 파티를 이야기한다. 최근 크로메데 시리즈 무기만을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상시 쓰이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 불신직팟을 구하는 트리플A씨


[불신졸업] 유사 사자성어: 천재일우(千載一遇)  천 년에 한번 만나다
파티에 모인 인원은 총 4명. 팀을 리드하는 수호성과 힐과 보조 마법을 사용하는 호법성, 데미지 딜러와 몬스터를 재우는 마도성, 그리고 극강의 데미지 딜러인 살성으로 불의 신전 뺑뺑이를 시작했다.


30레벨 후반대로 일명 불신유급생들이다. 처음 들어가자 수호성은 “다들 오바이트 쏠릴 정도로 돌아보신 만큼 크로메데 직주와 매너 지켜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고 말했다. 여기서 ‘직주’란 직접 주인의 줄인 말로 크로메데 무기의 경우 획득 시 귀속되기 때문에 자신의 무기가 아니면 포기해야 한다. 종종 다른 무기를 돌리는 개념 없는 유저 때문에 많은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30대 후반의 파티원들은 이미 다들 유경험자로 큰 위험 없이 빠르게 크로메데까지 도착. 기도하는 마음으로 크로메데를 공격하는 파티원들. 그러나 결과는 역시 ‘꽝’.



▲ 제발 이번만은 무기를 얻게 기도하는 트리플A씨


‘한 번에 나오면 그게 이상한 것’이라고 서로를 위로하고 불신뺑뺑이를 돌기를 4번 때쯤인가. 드디어 떨어지는 보옥. 신난 마도성은 “불신졸업 ㄱㅅ”를 연신 외치면서 파티원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10만 키나씩을 뿌림. 불신졸업의 경우 천운이라고 할 만큼 어렵기 때문에 그 기쁨 또한 매우 크다.


겉으로 축하하고 있는 트리플A씨. 그러나 속으로는 무지하게 실망하는 그. 이제 한번 나왔으니 다시 나오려면 또 몇 시간 이후에나 나올 무기를 생각하며 파티 탈퇴 결정.


오늘도 ‘혹시’를 기대했으나 돌아온 것은 ‘역시’였다. 불신 밖으로 나온 트리플A씨. 불신자퇴를 곰곰이 생각하며 다시 채팅창을 보며 닥사파티를 찾는다. 



▲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선 맵의 위치를 잘 숙지해야 한다



▲ 사냥터로 이동중인 트리플A씨



▲ 죽었을 경우 5만 키나라는 영혼치유비…ㅜㅜ



▲ 불신좌절 트리플A씨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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