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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로 수다 떨고 페이스북 가서 게임하고

  • 주영재 기자 cherrydg@khan.kr
  • 입력 2010.05.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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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 넘나드는 전방위적 SNG 시장 진출 … 국내 업체 경쟁력 떨어져 대기업 참여 절실


2010년 게임 업계의 최대 화두는 뭐니 해도 ‘소셜’이다. ‘별’로 끝나는 2종의 게임을 필두로 다양한 SNG(소셜 네트워크 게임)가 앞다퉈 쏟아지고 있다.


SNG 열풍은 비단 국내만의 현상이 아니다.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GDC2010(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2010)’에서 강연자들의 주 발표 내용은 모두 ‘소셜’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플랫폼 홀더는 물론 글로벌 게임사들이 전부 SNG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SNG가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이유에 대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기 때문에 유저 풀이 광범위하다”고 말하며 “하드웨어 제약이 적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접근성도 한 몫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SNG 열풍은 새롭게 발표되는 플랫폼들의 소셜 기능 강화로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SNG 경쟁력이 외국과 비교해 많이 뒤쳐져 있다”고 진단하며 “향후 전 세계 게임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대형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SNG 진출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SNG는 게임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합쳐진 장르로서 유저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게임의 핵심 내용으로 삼는다. 일반적으로 페이스북이나 네이트 같은 SNS를 통해 서비스되는 웹 기반의 SNG와 독자적인 플랫폼을 갖는 클라이언트 방식의 SNG로 구분할 수 있다.


[너도 나도 ‘소셜’]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온라인게임 업계에 수많은 SNG가 선보이고 있다. ‘넥슨별’, ‘내맘대로 Z9별’, ‘칵테일 온라인’ 등이 이미 공개서비스를 시작했고 ‘페어리라이프’, ‘리메이큐’, ‘필온라인’ 등도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이들 클라이언트 기반 SNG 외에 웹 기반 SNG까지 더하면 올해 출시되는 SNG는 수십 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적인 SNS 플랫폼인 네이트 앱스토어에는 이미 80여 종의 SNG가 서비스 되고 있는데 이 중 지난 4월에 등록된 게임만 38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가세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SNG는 비단 온라인게임 업계만의 먹거리가 아니다. EA,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이하 SCE)같은 대형 콘솔 퍼블리셔들도 SNG의 비중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EA는 이미 작년에 페이스북게임 유명 개발사인 플레이피쉬를 약 3,4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인수했다. 작년 실적 발표 자리에서 EA의 회장 존 리키티엘로는 “회사의 전반적인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SNG는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라고 말하며 “향후 SNG 사업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SCE의 관계자도 지난 GDC2010에서 “소니는 그동안 하드코어 게임에만 집중해 왔는데 앞으로 SNG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미 Xbox라이브나 PSN이 페이스북과 연동되기 때문에 콘솔업계의 SNG 진출에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다.


모바일 업계에도 최근 SNG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의 엔지모코가 개발한 아이폰용 SNG ‘위룰’은 미국 앱스토어 해당 카테고리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하며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 아이폰용 SNG ‘위룰’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전 세계 10억 유저 ‘자랑’]
SNG가 이토록 업계의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광범위한 유저 풀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구는 10억 명이 넘는다. 국내만 해도 싸이월드의 이용자가 2천만 명을 넘어선다. 이러한 SNS 이용자들이 잠재적으로 SNG 유저이기 때문에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시장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SNG들이 캐주얼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SNS 유저가 곧 SNG 유저가 될 확률이 높다”라고 전망한다.


여성유저 비율이 높은 것도 SNG의 특징이다. 외국의 경우 여성유저의 비율이 50%에 육박하고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넥슨별’의 경우에도 여성유저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여성의 참여는 유저 층을 확대함은 물론 수익 향상에도 크게 기여한다.


한 전문가는 “여성들의 경우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도 꾸미고 싶은 욕구가 크다”라고 말하면서 “SNG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꾸미기 아이템을 여성들이 구매할 확률이 더욱 높다”라고 설명했다.


SNG가 높은 사양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큰 장점이 되고 있다. 웹 브라우저가 구동되는 환경이면 충분하고 최근에는 스마트폰에서도 구동되기 때문에 시간적 공간적 제약마저 사라졌다.



▲ 아이폰 OS 4.0 발표회에서 애플의 CEO 스티브잡스가 개선된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 적극 대응 필요]
현재 SNG 중 가장 많은 유저를 보유한 게임은 징가가 페이스북에 서비스하는 ‘팜빌’이다. 약 8,200만 명의 유저가 즐기고 있고 이로 인해 징가의 지난해 수익은 3억 달러에 달한다. 비상장주식 전문 분석 회사인 쉐어포스트에 의하면 징가의 기업가치는 약 2조 9천억 원인데 이는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인 3조 600억 원과 거의 맞먹는 수치이다.


SNG 시장은 플랫폼의 진화로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애플은 올 여름에 발표할 아이폰 OS 4.0에서 게임 센터를 통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한층 강화한다. 그동안 개발자가 산발적으로 시행한 네트워크 요소를 애플이 직접 운영해 친구초대, 매치메이킹, 리더보드, 업적 달성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올 연말 출시될 윈도폰7에 모바일과 콘솔, PC를 연동할 수 있는 3스크린 서비스 기능을 추가해 한층 더 쉽게 SNG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SNG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국내 시장이 MMORPG와 FPS 등의 온라인게임 위주로 편중돼 있어 업체들의 진출이 늦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국내 업체들이 웹게임이나 플래시게임 개발을 경시하는 풍조가 있어 시장 대응이 늦었다”라고 진단하며 “게임이 가벼운 것과 시장 규모는 비례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SNG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게임들이 대부분 클라이언트 기반이라는 것도 한계로 작용한다. 페이스북이나 네이트 같은 기존 SNS 유저 풀 없이 단독으로 플랫폼을 운용하는 것은 그만큼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클라이언트 기반 SNG는 유저 풀 외에도 PC사양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서 웹 기반 SNG 개발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아직까지 SNG 수익모델이 확고히 자리 잡히지 않았다며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처럼 다양한 아이템 판매와 부가서비스를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SNG도 지역과 문화에 따라 선호가 갈리는 만큼 언어뿐만이 아니라 개별 국가에 적합한 로컬라이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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