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들긴 ‘쉽다’… 버티긴 ‘힘들다’
뛰어들긴 ‘쉽다’… 버티긴 ‘힘들다’
  • 주영재 기자
  • 승인 2008.06.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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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나 팀에 속하기보단 자유로운 개인 개발 선호 … 치열한 경쟁 속 기발한 아이디어와 완성도가 핵심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된 지도 두 달이 훌쩍 넘었다. 연이어 출시된 스마트폰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판매량은 이전보다 줄었지만 앱스토어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아이폰 가입자 중 58%가 매일 앱스토어에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가입 후 한 달간 평균 14,800원을 소비했으며 향후에도 매달 6,200원 가량을 지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면서 수많은 개발자들이 앱스토어로 몰리고 있다. 특히 쉽게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의 특성상 개인 개발자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소위 ‘대박’을 터트리는 스타 개발자들의 성공사례에 고취돼 향후 더 많은 개인 개발자들이 앱스토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개인 개발 열기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기업들의 개발자 구인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기존 개발자들이 퇴사하는 경우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한 생각으로 개발에 뛰어든 일부 개발자들로 인해 기대 이하의 콘텐츠가 유통돼 유저들의 신뢰에 금이 가기도 해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픈마켓이 개인 개발자들에게 좋은 기회인 것은 분명하나 완성도를 갖추지 못한 게임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충고한다.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개인 개발을 감행하기보다는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 팀을 구성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퀄리티 높은 대작을 쏟아내고 있는 대형 게임사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쉬운 접근성으로 새로운 유저층을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회사 기피하는 개인 개발자들]
앱스토어 개발자들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개발자 구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개발자들이 기업에 들어가기 보다는 개인 개발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 구인 게시판에는 아이폰 개발자를 구하는 광고가 넘쳐나고 있지만 실제 채용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실업난이 문제인데 앱스토어 개발과 관련해서는 예외인 셈이다.


기업들은 채용뿐만 아니라 인력관리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모바일게임사 핵심 개발자들 중에서도 개인 개발을 꿈꾸며 독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국내 유명 모바일게임사의 경우에도 최근 개발을 총괄하던 임원진이 아이폰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퇴사하기도 했다.


또한, 직장을 다니면서 투잡 혹은 취미로 아이폰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들은 퇴근 후나 주말을 이용해 짬짬이 개발을 병행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고 수익성이 보장되면 전업으로 돌아서는 경우도 빈번하다.



▲ 최근 구직 사이트에는 아이폰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를 찾는 광고가 넘쳐난다


인기 아이폰 게임 ‘헤비메크’를 개발한 변해준 씨도 이러한 사례에 해당한다. 온라인게임사에 다니던 변 씨는 2008년부터 아이폰용 게임 개발 공부를 시작해 ‘헤비메크’가 성공한 이후 전업으로 돌아섰다.


그는 개인 개발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자기 사업을 영위하고 싶은 욕구를 첫 번째로 꼽았다. 누구의 간섭과 지시를 받지 않고 원하는 게임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변 씨는 일부 성공 사례에 고무돼 체계적인 준비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이폰 게임 개발은 결코 만만치 않으며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라며 “점차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점도 개인 개발자들에게는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작년 2월 출시돼 전체 앱스토어 순위 5위에 오르며 개인 개발자 성공시대를 알린 ‘헤비메크’


[‘마케팅’ 중요성 더욱 커질 것]
해외 유명 IT 전문 매체인 기가옴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1월 현재 앱스토어에 등록된 어플리케이션은 약 13만 4천 개, 개발자는 2만 8천 명이 넘는다. 게임이 전체 앱스토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봤을 때 최소 수 만 개의 게임과 수천 명의 개발자들이 경쟁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개인 개발자들의 성공사례는 더욱 감소하고 있다. 퀄리티 높은 대작으로 승부하는 게임사들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미국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 판매량 차트를 살펴보면 100위 안의 게임들 중 개인 이름으로 등록된 게임은 채 다섯 개가 넘지 않는다. 개인이 회사명으로 등록하는 경우를 감안해도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다.


대신 EA, 유비소프트 등과 같은 대형 게임사들의 작품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컴투스와 게임빌, 지오인터랙티브 등 대형 모바일게임사들이 올 해 아이폰용 게임을 비롯한 스마트폰 게임 비중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 콘솔로 발매돼 크게 히트했던 ‘어쌔신크리드2’도 아이폰용으로 출시


‘헤비메크’로 스타개발자로 떠오른 변 씨의 경우도 최근 ‘헤비메크2’를 출시, 시장 상황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작 게임들의 경우 대부분 고가이고 플레이 타임이 길기 때문에 다양한 게임 구매를 망설이게 만든다”라며 “상대적으로 저가에 캐주얼한 개인 개발자들의 게임이 점점 더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일부 검증되지 않은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는 현상 역시 개인 개발자에게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 번 게임에 실망한 유저들은 추후 유명 게임사나 성공한 게임들의 후속작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일부 성공한 게임들을 제외하고는 만족할 만한 소득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개인 개발자들이 등록하는 게임들은 대부분 0.99달러다. 서울 직장인 평균 월급인 259만원의 소득을 올리려면 약 3,185번의 다운로드가 필요한데 이 기준을 충족하는 게임은 많지 않다
.
이런 상황에서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은 마케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애플사의 경우 기업과의 신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 개발자가 마케팅을 하기에 제약 조건이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도 그냥 올려놓기만 해서 팔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아이폰에서도 ‘GTA’의 게임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쉽고 가벼운 게임으로 ‘성인 유저’ 공략]
과거에 비해 개인 개발자들이 성공하기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성공하는 게임들도 다수 존재한다. 오픈마켓은 저연령층에 국한됐던 기존 모바일게임과 달리  다양한 연령대와 기호를 가진 유저들이 이용한다. 특히 기존에 비 게임 유저였던 직장인들이 주 이용자로, 하드코어한 게임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이들을 공략할 수 있다.


지오인터랙티브 김동규 대표는 “대작이라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게임이 가볍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개인 개발자들의 경우 가벼운 게임 위주로 완성도를 높인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앱스토어 전체 판매 순위에서 수개월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들점프’의 경우도 단순한 조작과 중독성, 그리고 경쟁 요소를 통해 성공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두들점프’의 경우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치 않으며 1인 개발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작품이다.



▲ 누가 많이 올라가는지 경쟁요소를 통해 인기를 끌고있는 ‘두들점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팀을 구성하는 것이 유리하다. 성공한 개인 개발자들도 혼자서 모든 작업을 담당하는 경우는 드물다. 변해준 씨의 경우에도 그래픽과 사운드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개발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개인 개발자들에게 취약한 마케팅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퍼블리싱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이 대안이 개인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마케팅상 유리한 고지를 점해 더 높은 판매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무한 경쟁 시대를 맞아 기발한 아이디어와 게임성으로 무장한 스타 개발자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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