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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중국 합작법인 롄종, 샨다에 팔리나

  • 하은영 기자 hey@khan.kr
  • 입력 2008.06.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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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대표 김상헌)의 중국 게임 사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중국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NHN이 하이홍사와의 합작법인인 롄종의 보유지분 50%를 4월 중 매각 완료하고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그 동안 ‘결정된 바 없다’고 일관했던 NHN 한게임의 정 욱 대표 대행은 3월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것이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샨다가 롄종의 지분을 매입할 유력 기업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NHN의 중국 현지 법인인 NHN 차이나 역시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규모를 대폭 축소시키고 있어 향후 NHN의 중국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더욱이 NHN이 이미 NHN 타이완을 철수했음은 물론, 향후 타 해외 법인으로까지 구조조정 여파가 몰아칠 것으로 보여 NHN의 해외 게임 사업에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中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롄종의 지분을 매수한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지난해에는 사업이 적자로 돌아선 NHN이 철수 카드를 제시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중국은 물론 대만, 미국 등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만큼 NHN의 해외 게임 사업 전략의 전면 수정이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중국 인터넷 시장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자국 게임사 보호를 위해 해외 게임사 및 온라인게임에 대한 규제 정책을 강화한 점도 실패의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구조조정 이후 ‘철수설 가시화’]
그 동안 NHN의 중국 게임 사업 철수설은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끊임없는 루머로 떠돌았다. 2004년 NHN이 롄종을 인수한 이후 2008년 2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성적이 부진하면서 철수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특히 올 해 들어 구체적인 매각 기업명이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인수설은 국내로까지 급격하게 확산됐다. 이에 대해 NHN 한게임 정 욱 대표 대행은 “매각 제안을 받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일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롄종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 규모를 축소시켰고 최근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매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재 롄종 내부에서 개발 중이던 신규 프로젝트 팀은 상당수 해체된 상태며, 2009 차이나조이에서 전격 공개한 ‘정무세계’와 ‘부옹의 꿈’ 역시 현지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와 함께 우궈량 공동대표의 사퇴 여부는 매각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NHN 한게임 정 욱 대표 대행은 지난 3월 26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 대행의 출국이 롄종 매각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NHN의 중국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반증은 롄종 지분 매각 외에 NHN 차이나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NHN 차이나는 NHN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법인으로, 롄종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말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롄종 매각에는 중국의 유력 게임사들을 비롯해 타 산업분야의 기업들도 상당수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샨다가 롄종의 최대주주로 등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롄종과 샨다는 롄종에서 개발한 3D 무협 온라인게임 ‘정무세계’를 공동 운영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현지 전문가들은 샨다가 자사의 웹보드게임 플랫폼 game ABC와 롄종의 아워게임을 통합해 텐센트를 뛰어넘는 중국 최대의 웹보드게임 플랫폼을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샨다의 매각설에 힘을 싣고 있다.


중국 연합증권 M&A파트 뤄ㄴ차오 애널리스트는 “샨다가 롄종과 결합한다면 폭넓고 다양한 유저풀을 기반으로 엄청난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현재로서는 샨다의 매입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무리한 사업확장’ 실패 요인]
롄종이 1억 700만 명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 포털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채 매각이라는 극단의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무리한 사업 확장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 놓고 있다.


NHN은 2004년 중국 롄종의 지분 50%를 매입할 당시 1,200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실패를 거듭하면서 적자의 폭을 좁히지 못했다. NHN 차이나 역시 경쟁사에 비해 10배에 가까운 인력을 투입하는 등 지나치게 무리한 인적자원을 투여해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NHN의 당초 예상과 달리 샨다, 더나인과 같은 중국 메이저 게임사들은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이와 함께 포털에 집중했던 넷이지, 텐센트 등이 온라인게임 사업에 진출하면서 NHN의 게임사업에 위협요소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텐센트의 QQ닷컴이 현지에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롄종의 유저들이 텐센트의 웹보드게임으로 대거 이동한 것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해외 게임사 및 온라인게임에 대한 정책 강화도 중국 사업의 실패 요인의 한 축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 당국이 게임 서비스사의 변경 시 문화부와 신문출판총서의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정책과 함께 자국 게임사와 문제를 일으키는 해외 게임사 또는 게임은 즉시 중국 내 운영을 중지시킨다는 정책을 도입한 이후 해외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확장팩 판호와 심의문제로 상당수의 유저가 이탈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 베이징의 왕징에 위치한 NHN 차이나


[국내외 한게임 미래 ‘불투명’]
업계에서는 중국 외에도 NHN이 지속적으로 해외 법인 철수를 감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NHN 김상헌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이익이 나지 않는 불필요한 파트를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 같은 사실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동남아와 대만시장 공략을 위해 2008년 설립된 NHN 타이완은 지난해 말 2년여 만에 철수됐으며, 적자를 면치 못했던 미국 법인 역시 구조조정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NHN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일본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NHN 재팬은 해외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NHN 재팬은 일본 중견 포털사이트인 라이브도어 인수에 적극 참여하는 등 검색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 당분간 NHN의 해외 게임사업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 동안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던 국내 사업 역시 정체되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면서 한게임 자체의 존폐 위기론을 제시하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게임이 올 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테라’를 비롯해 FPS, 웹게임 등 라인업 확대에 힘쓰고 있지만 이마저도 이미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게임의 웹보드게임 사업 축소 이후 매출이 급감하면서 신작들이 당장 그 공백을 메울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시급한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NHN이 탄탄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해외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소 게임사들의 행보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며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무리수를 둔 전략보다는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서비스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 =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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