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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젠 vs 이수영 갈등 내막

  • 지봉철
  • 입력 2004.03.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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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젠 "대표이사직 사임은 정당했다. 갑작스럽게 이 문제를 폭로한 저의를 모르겠다" vs 이수영 "웹젠 경영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는 엔젤 투자자들의 실체를 밝혀야겠다"

코스닥등록 심사를 앞두고 돌연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해 주변에 의문을 증폭시켰던 이수영씨는 최근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표이사직 사퇴의 내막을 폭로했다.

이수영씨는 “엔젤들이 코스닥위원회에서 등록 심사를 담당하는 믿을 만한 사람을 통해 웹젠이 이수영씨의 대여금 문제로 코스닥 등록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본인이 참석하지 않은 자리에서 초기 투자자들이 엔지니어 3명과 대표이사직 사임을 이미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웹젠측은 “이수영 사장은 당시 주식매입 건에 관해 공동창업자인 현 김남주 대표이사를 포함 3명의 엔지니어에게 전혀 알리지 않고 독단적으로 일을 추진했다”며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수영씨가 회사의 자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개인의 지분확대욕심이 앞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것.

이같은 사실이 코스닥 등록에 문제가 될 것을 우려, 투자자들과 공동창업자 3인이 이수영 사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이수영 사장은 “대여금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내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후에 이자까지 계산해 되갚았으나 엔젤투자자들과 개발자들이 결탁해 코스닥 등록을 운운하며 사퇴를 강요했다”고 반박했다.

지난 2001년 3월 당시 웹젠은 기관으로부터 2차 증자 이후 경영진의 지분이 52에서 47로 떨어졌고 이수영 사장은 이후에도 투자유치를 통한 유상증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경영권이 불안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구주를 매각할 의향이 있는지 알아봤다. 당시 이수영 사장은 초기 엔젤 투자자 중 한 사람으로부터 회사 대여금으로 지분을 매입했다.

이에 대해 웹젠의 김남주 사장은 “이수영씨의 사임은 단순히 횡령한 회사자금을 되 갚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경영 투명성과 정직을 강조해야 할 벤처기업으로서 신뢰가 없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내린 결정이다”라고 이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그는 “이사회에서 해임을 할 수 있었는데도 자진사임으로 처리한 것은 오히려 본인에 대한 배려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영 사장과 웹젠은 이외에도 대표이사직 복귀와 관련해서도 서로 엇갈린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수영 사장은 코스닥 등록후 다시 경영에 복귀한다는 전제로 사임조치를 받아들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웹젠 경영진은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대표이사는 다시 복귀시킬 수 없었다고 맞서고 있는 것.

이수영 사장은 지난해에도 웹젠 복귀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웹젠은 2003년 2월에 있었던 주주총회에서는 이수영 사장의 복귀의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 양측간의 갈등은 대표이사직 사퇴의 내막보다는 나스닥 상장과 관련된 의혹에서부터 출발한다.

웹젠이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주가가치가 희석돼 국내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었다는 것. 특히 보호예수로 올해 5월까지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처분할 수 없는 이수영 사장의 경우,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이 사장은 웹젠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사용한 자금사용내역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나스닥 상장 수수료로 100억원이 소요됐고 이 중 일부에 대한 자금사용 내역이 불분명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 전사장은 “웹젠은 향후 해외 진출을 위한 자금 확보와 홍보 효과를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웹젠이 중장기적으로 세계적인 게임회사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면 의당 나스닥 자금 유입에 따른 구체적인 사업 전략과 치밀한 자금 사용 계획을 사전에 혹은 직후라도 주주들에게 명확히 제시해야 했다”고 밝혔다.

반면, 국내 게임업체 중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해 무려 1천700억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한 업체가 된 웹젠의 김남주 사장은 “웹젠은 세계적인 게임기업을 지향하고 있으며, 현재 개임 개발에 소요되는 자금규모나 게임업체 인수를 통한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앞으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수 있으며, 또한 나스닥 상장을 통해 해외투자자에게는 물론 해외 게임업체에 웹젠의 가치나 실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나스닥 진출 의의를 밝히고 있다.

그는 또 “이 전사장이 지적한 대로 나스닥 상장에 대한 사업추진 방향과 계획을 빨리 밝히지 못한 점은 주주들에게 죄송스럽다”면서 “올 가을까지는 고개를 끄덕일 만한 내용의 나스닥 유입자본 사용계획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웹젠은 최대 주주가 굳이 가처분신청을 통해서 회계장부 열람을 공개하려 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렇듯 웹젠과 이수영 사장의 설전은 그 내용이 워낙 팽팽히 맞서고 있어 당분간 이 진실게임의 진위판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웹젠에서 물러날 때 눈물을 흘리면서도 침묵을 지켜왔던 이수영 전사장이 돌연 말문을 열면서 시작된 이번 진실게임은 폭로 내용자체보다도 이 전사장의 숨겨진 속내에 더욱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는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인터뷰였다는 점과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신청결과가 나오기만을 오래전부터 기다렸다는 점등에서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수영 사장이 현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신의 퇴임과정이나 나스닥 등록에 깊숙이 관여해 있는 현 경영진을 도덕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나스닥 등록과 관련해서 나스닥 자금 유입에 따른 구체적인 사업 전략이 부재하다며 현 경영진의 경영능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은 웹젠의 나스닥 등록과정이 전체주주의 이익을 대변한 것이 아닌 특정한 목적이 있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등 현 경영진의 도덕성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

이 사장은 최근 한 측근에게 “가처분신청이 보름정도만 일찍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26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염두해 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다른 분석은 이수영 사장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관련돼 있다. 오는 5월 보호예수가 풀리는 이 사장 입장으로선 웹젠의 중, 장기 계획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블리자드 인수프로젝트가 나올만치 나스닥 상장 후 보유한 웹젠의 자금의 규모는 크다. 그러나 웹젠은 이와 관련한 계획발표를 모두 하반기로 돌리고 있어 이 사장이 보유주식 처분에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법원판결에서도 나스닥과 관련된 서류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 경영진을 압박해 웹젠의 향후 비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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