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연가] 타임의 실수
[광화문연가] 타임의 실수
  • 편집국장 김동욱
  • 승인 2010.06.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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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시장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해 실패한 ‘발명되지 말았어야 할 발명품 Top 50’을 선정해 최근 발표했다.


그 중에는 미군이 베트남전에서 사용한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 살충제인 DDT, 가연 휘발유, 비닐 쇼핑백 등이 창피한 이름을 올렸다. 특히 비닐 쇼핑백은 땅 속에 묻어도 분해되는 데만 수백년이 걸린다는 걸 알면서도 매년 미국에서만 5억개가 생산되는 악성 발명품으로 꼽혔다.


또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한 새로운 발명품 중에 컴퓨터 바이러스를 옮기는데 악용되는 스팸메일과 인터넷 사이트의 공해라 불리우는 팝업 광고 등도 선정됐다.


머리숱이 적어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헤어스프레이는 아이디어도 매우 엉뚱할 뿐 아니라, 광고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이유로 최악의 발명품에 이름을 올렸다. 광고에서는 머리가 적은 부분에 스프레이를 뿌리면 아주 깜쪽같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면 스프레이 페인트와 별반 차이가 없는 조악한 효과만 나타난다고 타임지는 주장하고 있다.


두바퀴 달린 친환경 운송수단으로 알려진 세그웨이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돋보이지만, 교통 혁명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리스트에 포함됐다.


피부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구릿빛으로 피부를 태우는 태닝(Tanning) 기계와 미국발 금융위기를 일으킨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도 최악의 발명품으로 꼽혔다.
불명예스럽게도, 최악의 발명품 Top 50 안에는 게임 관련 제품도 3개나 포함되어 있다. 닌텐도가 1995년 개발해 시판한 버추얼보이가 첫 번째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3D그래픽을 표방한 이 게임기는 오토바이 헬멧같은 빨간 헤드기어를 쓰고 게임을 해야했다. 가격도 당시로서는 매우 고가인 15,000엔(우리돈 18만원 정도)이었고, 게임 소프트도 미국에서 14종, 일본에서 19종을 발매하는데 그쳤다. 닌텐도는 6개월만에 싹수가 보이지 않던 버추얼보이를 버리고 닌텐도64라는 새로운 게임기 개발에 힘을 쏟았다.


두 번째 주인공은 반다이의 한 여직원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된 사이버 애완동물 육성 게임기 ‘다마고치’였다.


과거로부터 아이들은 부모에게 애완동물을 갖고 싶다고 조르는 게 당연시돼 왔다. 하지만 부모들은 먹이를 주는 것부터 대소변을 치우는 일을 아이가 직접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워왔다. 부모들의 저항감을 해소해준 효자 발명품이 바로 다마고치였다.


포켓사이즈의 전자 애완동물 ‘다마고치’는 단지 3개의 버튼으로 먹이 주기, 놀이, 청소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었으니, 호평 받을 만했다. 그러나 하루만 관리를 소홀히해도 병들거나 죽게되는 다마고치는 아이들에게 생명경시 풍조를 만연케했다는 이유로 최악의 발명품으로 꼽혔다.


세 번째로 선정된 게임은, 최근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소셜게임 ‘팜빌’이다. 페이스북 내에서도 가장 중독성 강한 이 게임은 전세계적으로 매일 1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타임이 팜빌을 뽑은 것은 미국 인구의 10%가 디지털농장 가꾸기에 빠져, 자신의 일을 소홀히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는 국가적 측면에서 보면 팜빌로 인해 장기적으로 미국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다른 종류의 발명품은 모르겠지만, 타임이 뽑은 최악의 게임 세작품은 매우 극단적이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본 편향적인 결과인 듯하다. 실제로 다마고치는 혼자 노는 외로운 아이들의 벗이 되어주기도 했고, 부자들만 인정받는 XX한 세상을 사는 현대인에게 풍요로운 사이버 농장을 갖게해 준 게 팜빌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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