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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컬럼] 속도의 함정

  • 경향게임스 khgames@khgames.co.kr
  • 입력 2010.06.1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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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참관을 위해서 찾은 한국에서 경험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호텔에서 경험한 인터넷 환경이다.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에 굉장히 놀랐다. 호텔뿐만 아니라 행사장 주변에서 쉽게 접속할 수 있었던 Wi-Fi 조차도 아프리카 내 유선 인터넷 회선의 속도를 상회했다.


하지만, 인터넷 인프라가 IT 기술의 전부인 양 생각하는 의견에 필자는 동의할 수 없다. IT는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 가능하도록 결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정보를 빠르게 수집할 수 있다고 모두가 가치 있는 정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빠른 인터넷 속도가 사람을 조급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단 4일간 한국의 빠른 인터넷을 사용했을 뿐인데 내 조국에서의 인터넷 속도에 속이 터질 정도의 답답함을 느꼈다. 한국 방문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조급함이다.



▲ 게런 보시호프 (Garron Boshoff) 웹아프리카 CFO


한국과 남아공의 인터넷 사용 비중을 보면, 한국이 속도의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인터넷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내 회선 사용의 상당수가 P2P 사이트 접속인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아프리카는 회선 사용의 상당수가 웹사이트를 통한 정보 공유, 커뮤니티 사이트 접속, 하드웨어 업데이트 등에 사용된다.


즉,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한국의 기간망이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없고, 부작용을 불러오는 불법 프로그램과 불법 콘텐츠 공유로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남아공이 한국 만큼 빠른 인터넷을 조기에 갖추었다면, 소비 지수가 떨어지는 남아공은 한국보다 상황이 더 악화됐을 것이다.


한국이 인터넷 강국으로 혹은 IT 강국으로 세계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속도를 자랑하는 국가가 되어서는 안된다. 기간망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함께 제시되어야 글로벌 시장에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속도의 함정에 빠진 한국에게 조언한다. 속도는 진입장벽이 될 수 없지만, 사용자의 인식과 효율적인 시스템 활용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선진국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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