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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결과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0.09.3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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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성 넘치는 FPS(1인칭슈팅) 게임이 신체의 감각 정보를 신속하게 정확한 판단력으로 이동시키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듯하다.


와이어드는 FPS게이머들은 신속한 결단을 매우 정확하게 내리기 위해 근거가 되는 다양한 시각, 청각적 징후를 검출하는 뇌의 영역이 단련돼 있다는 논문이 ‘커런트 바이오로지’에 실렸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는 관련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확률적 추론(probabilistic inference)이라고 불리는 기능이라고 한다.


어떠한 미션을 해결해야 하는 진행할 수 있는, 비교적 여유를 갖고 플레이하는 다른 장르의 게임에 비해 FPS게임은 곧 다가올 상황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긴박감이 요구된다. 이번 논문의 연구자 중 한사람인 로체스터 대학 심리학과의 대픈 베이브리어 교수는 “세기말적 분위기의 필드에서 언제 갑자기 습격해올지 모르는 좀비들과 시시각각 대치하며 그들에 대항해 전투를 벌인 게이머는 자신의 확률적 추론 능력을 단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게임 상에서의 확률적 추론 능력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특별히 게임과 관련 없는 일상 생활의 작업에서도 게이머들의 능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베이브리어 교수팀은 과거 1년간 주당 5회 이상 액션성 높은 게임을 해온 20세 전후의 남성 게이머 11명과 1년간 액션 게임을 한 적이 없는 12명의 일반인 남성 그룹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가졌다.


두 그룹의 실험대상자들은 PC화면에 표시되는 모여있는 점들의 배열을 보고 그 점들이 최초에 움직이기 시작한 지점을 2초 이내에 체크하는 테스트를 받았다. 점의 배열의 난이도는 매번 달라지고, 모든 점이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있는 반면, 일부만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들도 존재했다.


액션게임에 익숙한 그룹은 일반인 그룹에 비해 모든 난이도 테스트에서 월등하게 빠르고 정확한 반응을 보였다.


또 헤드폰을 통해 잡음과 섞여 나오는 다양한 주파수의 진동을 명확하게 좌,우로 구별해냈다. 청각적인 테스트에서도 일반인 그룹을 앞서는 빠른 판단력이 돋보였다.


게이머들 중에는 선천적으로 확률적 추론의 기능이 발달돼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게임을 통해서 지각(知覺)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 추가 실험으로 드러났다.


베이브리어 교수팀은 일반인 그룹에게 게임을 플레이 하도록 하는 실험도 감행했다. 무작위로 지명된 남녀 각각 7명씩, 하루 2시간씩 총 50시간에 걸쳐 2종의 액션 게임을 시켰다. 또 다른 4명의 남성과 7명의 여성에게는 동일한 조건으로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을 하도록 했다.


양쪽 그룹 모두 테스트 후에는 게임 플레이가 능숙해졌다. 그러나 액션 게임을 플레이해본 그룹이 점 배열 체크나 청각 테스트에서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반응했다.


이를테면, 액션 게임을 활용해 확률적 추론 능력을 단련시킨 사람이 만일 항공기 조종사가 된다면, 악천후 속에서도 무사히 비상착륙에 성공 할 지도 모르겠다.


FPS게임의 폭력성만을 성토해온 이들에게 이번 연구는 매우 의미 있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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