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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 게임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1.06.1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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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의 핵심적 요소들을 도입한 교육용 웹서비스가 얼마 전부터 북미에서 주목받고 있다. 오픈스터디(OpenStudy)라는 이름만으로도 학습과 관련됐다는 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법하다. 이곳은 이른바 MMOS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study groups)를 표방하는 서비스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참가해 온라인으로 공부하는 학습 그룹을 서포트하는 프로그램이다. 혼자서 공부하는 것을 스탠드 얼론 롤플레잉 게임에 비유한다면, 오픈스터디는 파티를 맺고 함께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MMORPG가 연상된다.


이 서비스는 예를 들어, 수학이나 작문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페이스북의 네트웍을 활용해 서로 대화를 하며, 프로필이나 그룹 채팅을 통해 서로 협력하며 공부하는 방식이다.


오픈스터디는 학습에 게임 플레이 방식을 접목함으로써, 지겹고 하기 싫은 이미지를 줘왔던 공부를 즐거운 것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이미지 전환을 노리고 있다. 학습과 게임의 접목이란 말은 사실 누구나 쉽게 말해왔고 시도했지만, 적절한 효과를 본 케이스는 그리 많지 않다. 잘 매칭된다면 이 보다 좋은 방식이 없다는 것도 게임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쉽게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다.


그동안 등장했던 시도들과 달리 오픈스터디는 게임의 원초적 몰입 포인트를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예를 들면, 누군가가 올린 질문에 빨리 대답하거나 10개 이상의 질문에 답변을 올리면, 배찌나 포인트를 받게 된다. 또 트위터처럼, 학생들끼리 서로가 풀어내지 못하는 문제들을 협력적 학습에 따라 공헌도 수치를 높일 수도 있다.


오픈스터디를 운영하는 회사의 마케팅 매니저는 “오픈스터디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친구들 사이에서 영웅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 모든 분야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한가지 분야에서는 자신이 영웅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는 MMORPG내에서 누구나 최고가 되기를 꿈꾸는 원초적 희망사항과 정확히 일치한다.


지난 2월에 베타테스트를 마친 오픈스터디의 현재까지의 성과도 놀랍다. 전세계 143개국의 1,500개 이상의 학교에서 40,000명 넘는 학생들이 등록해 온라인 상의 학습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가장 직관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수학 과목의 그룹에서는 매달 20,000개 이상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오픈스터디의 가능성은 이곳을 후원하고 있는 기관들만 봐도 명백히 드러난다. 미국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Georgia Research Alliance, 그리고 빌게이츠 재단이 이곳에 보조금을 쾌척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메사추세스공과대학(MIT)의 오픈코스웨어(OpenCourseWare)와 제휴해 65개의 새로운 교육 코스를 추가하기도 했다. 오픈코스웨어는 MIT 내 1,800개 이상의 강의 내용을 웹사이트에 올려 누구나 볼 수 있게한 학습 지원 프로그램이다.


오픈스터디는 향후 게임적인 요소의 강화를 필두로, 질문을 페이스북으로 확산시키는 등 전세계 학생들의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PC방에 앉아 오픈스터디에 푹 빠져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머지않아 보게 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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