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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기자의G세상돋보기(#56)]1등보다 더 아름다운 ‘2등 홍진호’

  • 데일리 노컷뉴스 지봉철 기자 Janus@nocutnews.co.kr
  • 입력 2011.07.0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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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야 할 때를 아는 자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e스포츠의 아이콘, ‘폭풍저그’ 홍진호가 자신의 땀과 눈물인 마우스와 영원한 이별을 알렸다. 소속팀 KT롤스터의 잔류 요청도 거절하고 프로게이머가 아닌 새로운 출발을 위해 은퇴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


홍진호의 은퇴 소식에 팬들은 “2인자의 아이콘 홍진호… 결국 무관의 제왕이 되는군요”, “당신의 경기가 그립습니다” 등의 댓글을 올리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 팬은 트위터에 “몇 년 전 학교 수업시간에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라고 선생님이 말하는 순간 한 학생이 ‘선생님 홍진호요’라 대답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처럼 만년 2인자라는 시선 때문에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지난 6월 25일 서울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400여명의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진 은퇴식은 그 어느 1인자 보다 화려하고 큰 박수를 받았다. 홍진호는 지난 2001년 KT 프로게임단에 입단하여, 각종 리그 수상 및 온게임넷 명예의 전당 입성 등 e스포츠의 역사를 함께해 온 산 증인으로 평가 받는다. 또 지난 2010년에는 공군에이스에서 병역 생활을 마치고 팀으로 복귀했다.


이제 아쉬움은 남은 자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다. e스포츠를 위해 홍진호 선수가 흘린 땀과 눈물을 오래도록 기억하는 것, 그리고 제 2, 제 3의 홍진호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e스포츠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절실하다. 홍 선수가 써내려간 역사의 기록이 오래도록 이어져야 할 때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e스포츠 승부조작과 불법 배팅 혐의로 집행 유예2년을 선고받은 前 프로게이머 마재윤의 행보는 대비된다. 떠나는 뒷모습조차 아름답지 않았다. 마재윤은 고의적인 승부조작과 불법 배팅 혐의로 지난 2010년 10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 받았으며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영구제명 당한 상태다. 그런 그가 인터넷 방송에 등장해 개인방송을 개설했다. 또 다른 방식의 돈벌이에 나선 셈이다.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건 당연하다.


프로축구에선 승부조작으로 2명의 젊은 선수들이 자살했다. 그만큼 지은 죄의 무게가 크다. 마재윤은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렸다. 그의 행동에선 최소한의 예의와 동료애는 찾아볼 수 없다. 이제 팬들만이 할 수 있다. 무거운 질시와 견제만이 마재윤같은 엉터리들이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유일한 길이다. 다시 한 번 이자리를 빌어 홍진호 선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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