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돈이 되는 게임?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1.07.07 11:5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거와는 달리 게임의 기본 플레이는 공짜로 하고, 아이템을 팔거나 게임 내 광고에 의해서 수익을 내는 모델이 정착되고 있는 가운데, 독야청청 이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회사가 있다. 바로 게임 왕국 닌텐도다. 이 회사의 이와타 사토루 사장은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기본 플레이 무료의 비즈니스 모델에는 흥미가 없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모바일이나 소셜게임 시장에서 캐주얼게임이 무료 혹은 0.99달러라는 저가에 제공되고 있어 닌텐도의 절대적 영역이 조금씩 좁아지는 것이 최근의 현상이다. 그럼에도 닌텐도는 대세에 따르지 않겠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들의 끝도 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닌텐도는 타사 플랫폼에 게임을 제공할 생각은 전혀 없고, 사용자들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공짜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 보인다. 이와타 사장은 “닌텐도는 가정용게임 시장 전체의 가치를 유지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라며 “기본 플레이 무료 모델에 우리가 합류하게 되면, 게임을 더 많이 팔기 위해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가정용게임 시장을 망가뜨리는 일”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 플레이 무료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큰 수익을 얻고 있는 징가 같은 회사도 꽤 많아졌다. 닌텐도도 게임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이와타 사장은 “제품은 물론 최종적인 수지타산을 맞춰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게임 소프트의 가치를 제작사가 손상시켜버린다면, 다시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타 씨는 닌텐도의 사장이기 이전에 게임개발자 출신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만든 제품에 대한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에 원초적인 알레르기를 가진 듯하다. 게임 크리에이터로써의 '개발자 정신’을 강조하는 사람이 또 있다. 팩맨의 아버지라 불리우며, 현재는 동경공예대학에 교수로 재직중인 이와타니 토오루 씨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10년 정도 지나면, 그냥 잊혀져버리는 가벼운 게임들이 너무 많아졌다”며 모바일과 소셜게임에 쓴소리를 던졌다.


최근에 등장하는 게임들이 미래에도 팬들에게 계속 기억될 것인지에 의문을 제기한 이와타니 씨는 “게임 개발자들은 10년 후까지 바라보고 개발에 전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와 함께, 그는 게임개발자들의 컨퍼런스에서 크리에이터들이 매출 향상에 관해 논하는 것보다는 그 부분은 경영진에게 맡기고 양질의 게임을 만드는 쪽에 더욱 고심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30년 전 팩맨이 만들어질 때와 요즘의 개발자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당시의 경영진들은 재밌는 게임을 강조한 반면, 지금은 속칭 ‘돈이 되는 게임’의 개발을 강요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닌텐도를 이끄는 이와타 사장이나 팩맨의 아버지 이와타니 씨는 아직도 개발자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눈 앞의 이익보다는 더 먼 미래를 생각하는 전략이다. 날이 갈수록 치열한 게임 시장을 사는 우리들에게 일본 게임업계 거목들의 충고는 충분히 귀 기울일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