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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엔트리브 ‘따로 또 같이’ 행보] SKT 게임사업 ‘엔트리브에 주도권 이관’

  • 하은영 기자 hey@kyunghyang.com
  • 입력 2009.01.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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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경부터 SKT-엔트리브 각자 서비스 … 서비스 주도권 점차 엔트리브로 이관
- SKT, 엔트리브 지분 63.7% 유지 전망 … 엔트리브 새로운 메이저사 발돋움 기대


SK텔레콤(대표 정만원)의 게임사업이 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대표 김준영, 이하 엔트리브)로 전면 이관될 전망이다.
그동안  자회사로서 SK텔레콤 게임 사업부와 함께 게임 서비스를 담당해 왔던 엔트리브가 SK텔레콤의 게임사업을 전담하게 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엔트리브를 통해 서비스됐던 게임들이 SK텔레콤의 주도하에 운영됐지만, 올 해부터는 엔트리브 자체 예산을 통해 게임서비스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에서 자체 소싱했던 게임들이 엔트리브 중심 서비스로 넘어감은 물론, SK텔레콤에서 올 상반기 론칭할 예정인 게임포털도 올 연말에는 엔트리브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개발사에서 퍼블리셔로 변신한 이후 그간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엔트리브가 게임사업에 전환기를 맞아, 국내 메이저 게임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7년 7월 엔트리브를 인수한 SK텔레콤은 그동안 엔트리브를 통해 ‘블랙샷’, ‘공박’ 등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하며 게임사업을 추진해 왔다. 사업을 전개함에 있어 그동안 양사는 6개월 단위로 대행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게임사업 방향에 대해 논의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사업은 SK텔레콤이 사업계획서에 따른 예산안을 책정하고 엔트리브가 실무를 대행하며 게임사업에 대한 실질적인 주도권을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오는 3월부터는 양사의 게임사업에 있어 엔트리브가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 양사는 이미 임원진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으며, 2009년 한 해 동안 서서히 사업 이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 엔트리브가 퍼블리셔로 변신한 이후 처음 선보인 게임 ‘블랙샷’


[게임서비스 분리 운영 방침]
이번 결정은 SK텔레콤과 엔트리브 양사의 원만한 합의에 따른 결정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엔트리브는 그동안 대기업의 복잡한 구조 속에서 주도권을 가지지 못한 채 실무를 전담해 오면서 서비스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이러한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주도권을 가지려는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역시 게임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과 함께 내부에 두고 있는 소수의 게임사업 팀으로 계속 대규모 프로젝트를 꾸려나가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는 판단 하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009년은 엔트리브로 모든 게임사업 주도권이 넘어가기 이전의 과도기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현재 엔트리브에서 서비스중인 ‘트릭스터’, ‘디노마키아’ 등의 게임들은 엔트리브가, ‘삼국지 온라인’, ‘루나온라인’과 같이 SK텔레콤이 자체 소싱한 게임들은 SK텔레콤에서 주도적으로 서비스한다. 이후 올 연말까지 하나 둘씩 엔트리브가 게임서비스에 대한 모든 주도권을 가져가게 된다.


그러나 주도권이 엔트리브로 이관되더라도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엔트리브의 지분 63.7%에는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때문에 SK텔레콤이 아닌 제 3의 기업으로 엔트리브가 인수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동안 엔트리브는 마케팅에 대해 SK텔레콤으로부터 지원받아왔지만, 올 3월부터는 자체적으로 게임 서비스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향후 엔트리브에서 자체 소싱하는 게임에 대한 마케팅 비용도 엔트리브가 직접 예산안을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구조는 이미 지난해 말 ‘트릭스터’를 넷마블에서 자체 서비스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시범적으로 시도된 바 있다.


이후 양사는 서서히 게임사업에 대한 주도권을 엔트리브측으로 양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당장은 SK텔레콤이 주도적으로 서비스하는 ‘삼국지 온라인’도 향후 엔트리브의 서비스 영역으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상반기 론칭 예정인 SK텔레콤의 게임포털 ‘짜릿닷컴(가칭)’도 올 연말경에는 엔트리브로 이관된다.



[수익·서비스 효율성 양사 모두 윈-윈 기대]
SK텔레콤과 엔트리브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제 2의 멜론의 사례를 만들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에도 모바일 음악 서비스에 대한 음악 콘텐츠 제작 공급 사업을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에 전담시키는 MOU를 체결했다. 이후 로엔엔터테인먼트는 SK텔레콤의 모바일 음악 서비스 포털 ‘멜론’을 인수했다.


이는 SK텔레콤이 게임사업에 주도권을 자회사인 엔트리브에 전담시키고 게임포털 ‘짜릿닷컴(가칭)’을 이관할 방침인 것과 판박이처럼 같은 행보다.


이러한 결정은 SK그룹 계열사들이 직접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존 사업자들과 잦은 마찰을 빚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도 큰 이유중 하나로 풀이된다.


특히 지분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면서 게임사업권만 양도할 방침이기 때문에 직접 사업을 추진하지 않더라도 게임사업으로 인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위험부담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엔트리브 역시 보다 빨리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돼 효율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엔트리브가 기존보다 더욱 공격적으로 게임서비스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했다가 자회사가 이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준 후, 사업권한을 이관하는 것이 SK텔레콤의 기본 방침”이라며 “엔트리브도 이에 따라 향후 게임사업에 대한 주도권을 양도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트리브 게임업계 거대공룡 되나]
SK텔레콤의 게임사업에 대한 주도권이 엔트리브로 이관됨에 따라 향후 엔트리브의 게임사업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엔트리브는 SK텔레콤에 인수된 이후 개발사에서 서비스사로 변신을 시도하며 ‘블랙샷’, ‘공박’, ‘디노마키아’를 퍼블리싱 해 왔다. 그러나 지난 1년 6개월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업계에서는 엔트리브의 서비스 역량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지난 2008년 상반기 이후부터는 마케팅 활동도 인수 직후인 2007년말에 비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자체개발작인 ‘프로젝트 앨리스’의 서비스 역시 지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게임사업 주도권이 엔트리브로 넘어옴에 따라 향후 보다 원활한 서비스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 포털이나 ‘삼국지 온라인’, 세가의 온라인게임 등과 같이 대규모 서비스를 요하는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엔트리브의 주도하에 진행될 전망이어서 향후 엔트리브의 기업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때문에 현재 중견게임사로 분류되고 있는 엔트리브가 이들의 성공여부에 따라 빠르면 2~3년내에 메이저급 게임사로 발돋움하게 되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팡야’ 외에 특별한 수익원이 없는 엔트리브가 자체적으로 마케팅 예산을 어떻게 충당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본격적으로 엔트리브에 주도권이 넘어오기 전에 SK텔레콤으로부터 거액의 마케팅 예산을 지원받고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게임을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기업규모가 늘어난 이후 효율적인 서비스 계획의 부재로 실패했던 ‘블랙샷’과 ‘공박’ 등의 사례를 참고해 신중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포털이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고 향후 어떤 라인업을 갖추는지에 따라 또 하나의 메이저 게임사가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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