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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비전 블리자드’매물로 나오다

  • 황지영 기자 hjy@khplus.kr
  • 입력 2012.07.2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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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가 텐센트·마이크로소프트·타임워너 물망 … 분할 없이는 국내 게임사 가능성 제로


지난 10년 간 글로벌 게임시장을 쥐락펴락한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매각될 전망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최대주주 비벤디의 핵심 관계자는 지난 7월 2일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분 61%에 대한 매각 의사를 밝혔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시리즈를 비롯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거물급 IP를 보유한 게임사인 만큼, 이 회사를 인수 할 기업이 어디인지 증권가에서는 후보자를 추려내느라 긴박한 움직임이다.


일단 7월 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회사를 인수할 유력 업체로는 Xbox로 잘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와 중국 게임사 텐센트를 지목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2008년 프랑스 통신회사 비벤디(Vivendi)가 당사의 게임 부문과 미국 게임사 액티비전의 합병으로 출범시킨 합작사이자 액티비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지주회사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온라인, PC, 콘솔, 모바일게임까지 다양한 플랫폼의게임을 제작·퍼블리싱하고 있다.



[1위 게임사가 왜?]
‘액티비전 블리자드’에서 배출한 타이틀은 국내에도 크게 흥행한 대작이 대다수다. 콘솔 FPS인 ‘콜 오브 듀티’시리즈를 비롯해 PC온라인으로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시리즈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대표적 흥행작으로 꼽힌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거물급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까닭에 이 회사의 가치는 기하학적인 수치로 매겨지고 있다.


현재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가치는 약 130억 달러(한화 약 15조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매출은 지난해 기준 47억 6,000만 달러(약 5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그동안 이곳에서 제작된 게임은 지주회사의 이름이 아닌 자회사 이름으로 발매되고 있어 국내 유저들에게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존재보다는 각각 ‘액티비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로 더욱 친근한 편이다.


그런데 두 회사의 지주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이 회사의 의결권 과반수 이상을 보유한 비벤디가 매각 의사를 공표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비벤디 장 르노 프루투 회장은 7월 2일 인터뷰를 통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 올초부터 600여명의 감원 정책을 내놓았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모멘텀 부재로 매물 신세]
현재 비벤디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식 61%(81억 달러, 한화 9조 2,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비벤디의 이번 매각 의사에 관련업계에서는 이러한 결정이 어떻게 도출된 것인지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비벤디 장 르노 회장은 그동안 주주들로 부터 전체 회사를 구조조정하고, 9년 간 최저치로 떨어진 주가를 상승시키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결국 비벤디 경영진과 이사회는 6월 22일 회동을 거쳐 결국 액티비전 블리자드 매각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는 비벤디의 CEO 장 버나드 레비가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결국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액티비전 블리자드 매각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체감돼 왔다. 올 초부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실적 악화로 인해 전 세계 600명의 감원 계획을 내놓는 한편, 현지 증권가를 통해 매각설이 국내에도 꾸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모멘텀으로 예상됐던 ‘스타크래프트2’(2010년)와 ‘디아블로3’(2012년)가 기대 만큼 주가 상승에 기여하지 못하면서 매각 결정이 굳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증권가에 매각설이 터졌을 당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6.2% 하락한 반면 비벤디의 주가는 5.3% 상승했다. 아울러 이렇다 할 차기작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 국내에서도 액티비전 블리자드 매각설에 넥슨이 거론된 바 있으나 증권가에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금년 ‘디아블로3’발매를 시작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판다리아의 안개’, ‘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2’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 게임은 오리지널 신작이아닌, 시리즈 우려먹기라는 지적과 함께 주가상승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결국 이러한 분위기는 자사 게임 IP를 다른 회사에 내어주면서 가시화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텐센트와 공동 개발한 FPS ‘콜오브듀티 온라인’을 중국서 최초로 공개했다. 이 게임은 액티비전을 통해 출시된 ‘콜오브듀티:모던워페어’IP에 기반을 둔 작품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자사 IP를 다른 회사를 통해 제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지난 몇 년간 고수해 왔으나 최근 방향을 틀면서 매각설에 더욱 무게를 실어 왔다.


[증권가 “MS·텐센트·타임워너 3파전”]
현재 증권가와 외신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매각이 확실시된 만큼 인수 가능한 기업들을 빠르게 추려내고 있다. 지난 7월 9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은 비벤디 관계자가 제공했다고 밝힌 정보를 토대로 유력한 인수기업 리스트를 보도했다. 이 리스트 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타임워너, KKR, 프로비던스, 블랙스톤 등이 기재됐다. 지분 매각 금액은 약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4천억원)로 게임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이들 기업 중에서도 Xbox를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 미국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가 3파전을 벌이는 것으로 내다보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넥슨이 지난 6월께 이번 매각설에 거론된 바 있는데 이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비벤디가 내놓은 주식 61%(한화 9조 2,000억원)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기업분할(Spin off) 방식으로 액티비전을 인수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다, 이 역시 온라인게임 사업에 주력하는 넥슨이 인수하기에는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번 매각설에서 국내 게임사는 완전히 배제됐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지만, 이번 액티비전 블리자드 이슈는 국내 게임업계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 김석민 애널리스트는 “일단 매각 절차가 완료된 후에는 어떠한 회사가 인수하느냐의 여부를 떠나, 고도의 조직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게임인력 대이동이 발생될 예정”며 “아울러 이번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대형 게임사들의 사업모델이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것을 어느정도 시사하는 만큼, 국내 게임사들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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