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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특집] 2003년 '게임업계를 빛낸 사람들'

  • 지봉철
  • 입력 2003.12.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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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은 ‘리니지2’의 베타서비스로 시작됐다. 2002년 말 ‘리니지’의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 파동부터 시작된 게임업계와 영상물등급위원회와의 갈등은 ‘리니지2’의 험난한 미래를 예고하는 서막에 불과했다.

영등위는 연초 ‘리니지2’의 베타서비스를 위한 등급신청에 대해 “‘리니지2’의 등급분류를 위한 검토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등급분류를 연기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오래되지 않아 ‘리니지2’는 15세 이상 이용가 등급으로 판정을 받아 오픈베타서비스를 실시했으나 결국 영등위의 검토시간은 2003년 한해가 다 지나도록 충분하지 않았던 듯 싶다.

‘리니지2’는 ‘15세 이상 이용가’와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을 롤러코스터 타듯 왔다갔다하며 게임업계의 최고의 뉴스거리로 등장했다. 이 분쟁은 2004년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동시접속자 수 9만명을 기록한 ‘리니지2’의 성공적인 흥행은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을 다시금 게임업계 최고의 CEO로 관심을 끌게 했다.

김 사장은 미국 포천지가 선정하는 ‘40세 미만 세계 40대 갑부’에서 35번째 갑부로 선정됐으며 지난 10월 대주주 지분변동을 조사해 발표하는 미디어에퀴터블 조사에서도 삼성가의 이재용 상무에 이어 추정재산 약 2천억원으로 ‘2003년 한국의 젊은 부호’ 2위를 차지해 화제가 됐다.

이외에도 ‘리니지’의 개발자 송재경 부사장과의 결별, 영등위와의 계속되는 갈등, 2003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수상 등으로 게임업계 최고 뉴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담당했다.

||‘십자가를 지는 자세로 등급을 메기겠다. 죄없는 자 나를 쳐라’ 2003년 ‘리니지2’의 ‘18세 이용가 등급’ 판정으로 뉴스메이커가 된 또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영등위 온라인게임 심의 소위원회 조명현 의장이다.

심의문제에 있어서 다소 보수적인 입장으로 위원장에 오르자마자 업계의 불안감을 조성했던 조 의장은 업계의 우려대로 지난 10월 “‘리니지2’의 ‘15세 이용가’ 판정은 정확한 자료에 의한 심의가 아니었다”며 “잘못된 문제에 대해서는 십자가를 지는 자세로 잘못을 인정하고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며 ‘리니지2’의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을 확정시켰다.

특히 조 의장은 “내가 십자가를 지겠다”며 비난의 칼날이 영등위로 향하는 분위기를 차단하고 나서 일부 언론으로부터 집중적인 성토를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조 의장은 포털사이트들의 사행성 시비, 넥슨의 비엔비 18세 이용가 판정으로 뉴스의 초점이 됐다.

||영등위와 게임업계의 갈등속에서 대박을 터뜨린 업체도 등장했다. 바로 ‘뮤’의 웹젠이다. 웹젠은 코스닥 공모 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과감히 공모를 진행해 붐을 일으킨 점만 해도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특히 웹젠은 3조3천억원의 청약대금을 끌어모은데 이어 6일 연속 상한가 행진으로 증권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뭉치돈들이 공모주 청약에 몰리게 하는데 기폭제가 됐다.

이로인해 웹젠의 전, 신임 사장인 이수영, 김남주 사장은 일약 업계의 스타가 됐다. 특히 이수영 사장은 발레리나 출신의 미혼인 경력덕에 ‘신데렐라’라는 별칭를 얻었다.

지난 8월엔 웹젠을 사임한 후 맡았던 여성전문 포털업체 마이클럽 CEO에서 물러나 업계의 관심을 끌기도. 이 사장은 마이클럽 경영에서 손을 뗀 후 가진 인터뷰에서 “웹젠 대표이사직 사임과 마이클럽 취임 및 최근의 사임은 서로 연관성이 있다”며 “이에 대해 2개월 후 기자회견을 통해 정확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는 말로 언론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아직까지 속시원히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최근엔 게임회사를 차릴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이수영 사장의 퇴임과 함께 선임된 김남주 사장은 고졸 출신의 개발자 CEO로 화제가 됐다. 지난 7월엔 게임업계를 대표해 노무현 대통령의 중국 수행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CEO 경력이 짧은 김 사장이 다른 게임업계의 CEO를 제치고 사절단의 일원이 된 것을 두고 노 대통령과 김 사장의 학력과 관련짓기도. 최근 김 사장은 나스닥의 회사이름을 새겨넣어 또 다른 벤처갑부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웹젠, 엔씨소프트와 함께 게임주 랠리를 이끌었던 회사는 이외에도 NHN, 플래너스(넷마블), 네오위즈 등이 있다. 특히 포털 3인방이라고 불리는 이들 회사는 2003년 한해 동안 국내 게임유통시장에 퍼블리싱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시켰다.

지난해 초부터 한게임, 넷마블, 네오위즈 등은 자체 운영하는 게임포털과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방대한 유저들을 바탕으로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2003년에 넷마블, 한게임 등은 ‘라그하임’, ‘카르마 온라인’, ‘프리스톤테일’, ‘릴온라인’ 등을 잇따라 히트시켰다. 모두 동시접속자수가 3만∼8만까지 오른 게임들이다.

게임들이 연이어 히트를 기록하자 NHN의 김범수 사장과 넷마블의 방준혁 사장은 연일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에 시달려야 했다. 또한 네오위즈의 박진환 사장은 주위에 우려에도 불구, 탁월한 마케팅 감각으로 단기간에 게임사이트 ‘피망’을 포털 3인방에 중심축으로 만들었다.

이로인해 김범수 사장과 박진환 사장은 게임이라는 테마를 이용, 회사가치를 급성장시킨 일등공신으로 국내 게임업계의 리더들로 급부상했다.

넷마블의 방준혁 사장도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던 넷마블과 플레너스와의 합병이후 자진해서 대표이사를 사임해 세간의 화제가 됐다. 그러나 “마케팅에만 전념하기 위해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겠다”는 방 사장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또한 언론에 의해 최종 출신학교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큰 곤욕을 겪었다. 온갖루머와 억측이 난무했던 것은 당연. 이런 루머들에도 불구하고 방 사장이 ‘선택과 집중’을 훌륭하게 수행해 낸 공로로 명예와 부를 한꺼번에 거머쥐었단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라그나로크’를 즐길지도 모른다는 뉴스는 국내 온라인 게임의 해외진출이 얼마나 활발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 일본, 중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 지역의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봇물을 이뤘다.

중국과 대만, 태국 등 동남아시아가 국산 온라인 게임 때문에 떠들썩했다. 그래서 이 지역 서버를 통해 IT산업에 관심이 많은 김정남이 국내 온라인 게임을 즐길지도 모른다는 가쉽성 뉴스가 만들어졌다.

태국에서는 심야에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막는 일까지 벌어졌다. 반면 ‘샨다 사태’와 같이 국내업체로부터 게임만 빼가고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 중국업체가 등장, 해외 진출 유행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액토즈소프트의 최웅 사장과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박관호 사장의 대립은 한국과 중국, 싱가폴 등 해외로케로 이어졌다. 결국 최웅 사장은 샨다와의 로열티 분쟁을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액토즈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종현 사장은 개인적인 문제로 사임했다.

최 사장은 “액토즈가 강자라는 주위의 인식 때문에 위메이드와의 문제에 있어서 못할 말들이 많았다”며 “위메이드가 계속 분쟁을 일으킨다면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취해 있을지 모르는 새로운 분쟁을 모두 차단할 생각”이라고 초강수 맞대응 방침을 천명해 범상치 않은 2004년을 예고하기도.

반면 위메이드의 박관호 사장은 법적인 대응의 수위를 조절해가며 액토즈를 공격, 액토즈로 하여금 모두 14차례에 달하는 분쟁관련 공정공시를 기록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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