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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하자드4] 미안하다 게임큐브다!

  • 지봉철 기자 janus@kyunghyang.com
  • 입력 2005.01.1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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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등장하여 호러 액션 어드벤처게임의 대중화를 선언했던 바이오 하자드(북미명 : 레지던트 이블)시리즈. 1편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작품이 등장했고 1999년 3편이 발매된 이후로도 많은 바이오 시리즈가 등장했지만 정식 후속작인 4편은 정작 등장하지 않았다. 개발기간은 이미 3편이 끝나고 나서 얼마 후 기획단계에 들어갔지만 몇 번의 수정 끝에 그리고 고난 끝에 최종적으로 4편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전 세계가 이 게임에 주목하는데 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이 게임을 주목해야할만한 이유를 살펴본다.

게임큐브로의 도전
PS 시절, 많은 사람들은 PS가 닌텐도 64와 세가새턴과의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던 이유를 소프트웨어적으로 크게 3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는 '남코'의 헌신적인 'PS지지'다. 초창기 세가의 버추어 파이터, 세가랠리, 데이토나 USA 등의 강력한 타이틀을 상대로 무너지지 않게 버텨줬다. '철권'시리즈나 '릿지레이서' 등의 명작들을 PS에 대거 발매하면서 말이다. 그 외에도 테일즈 시리즈나 에이스컴뱃 등으로 PS에 대한 일등공신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활약을 해주었다. 두 번째는 양대 RPG의 PS 진출이었다. 스퀘어의 '파이날 판타지 7'이 시장의 방향을 완전히 틀어버렸다면 에닉스의 '드래곤 퀘스트 7'은 전쟁의 쐐기를 박았다. 세 번째는 SCE의 자체적인 파워향상이었다. 초창기에는 닌텐도나 세가와 같은 네임밸류의 퍼스트파티와는 큰 차이가 있어 가장 불리한 입장이었지만 자체적으로 큰 발전을 도모하여 '아크 더 레드'같은 명작 RPG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크게 히트한 '그란트리스모'시리즈나 '모두의 골프'시리즈 등 강력한 킬러타이틀을 배출해냈다. 이미 PS 2에 와서는 서드파티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수준의 퍼스트파티는 넘어선 상태였다. 하지만 여기서 바이오 하자드의 활약상을 빼놓을 수 없다. 1편이 100만장이상 판매되고 2편은 200만장이상, 3편도 100만장 이상이 판매되면서 시리즈는 모두 100만장을 넘는 킬러타이틀이 되었고 북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켜 플레이스테이션에 새롭고 다양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또한 역대 PS 판매량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10위안에 랭크되어 있을 정도로 이 시리즈의 판매량은 대단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바이오 하자드 = PS'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정식 시리즈만큼은 PS를 고집했다. 그런데 돌연 바이오 하자드의 아버지 '미카미 신지'가 바이오 하자드 4의 게임큐브 독점발매를 발표했다(현 시점에서는 이 약속은 깨졌다. PS 2로도 바이오 하자드 4의 발매가 예정되어있는 상태). PS로 발매하면 훨씬 넓은 시장과 안정적인 판매성과를 거둘 수 있었지만 그 '안정성'을 포기하면서까지 미카미는 게임큐브로 도전했다. PS 2로는 바이오 하자드의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도전의 결과는 지금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큐브로 발매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바이오 하자드 4가 큐브로 독점 발매되는 것에 있어서 다양한 루머들이 존재한다. 닌텐도의 영웅 '미야모토 시게루'가 끊임없이 러브콜을 해왔다느니, 라이센스에 대한 문제를 닌텐도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줬다느니, 소니와의 다툼이 있었다느니 수도 없이 많은 루머가 나왔지만 정작 미카미신지 본인은 이렇게 얘기한다.

“기획단계는 PS 2를 생각했지만 게임큐브가 아니면 이 시리즈(바이오 하자드)는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게임큐브는 우리가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들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고 해보고 싶었던 것들도 할 수 있어서 개발자로서 이쪽을 더 선호했습니다. 물론 게임큐브로도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큐브에서 제작되는 4편은 기존보다 큰 발전을 보일 것이다라고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 미카미 신지

즉, 미카미신지의 발언대로라면 다른 사업관계를 떠나서 단순히 개발자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하드웨어로 플랫폼을 전향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 단순히 많은 기술적인 꽁수들을 사용해서 어렵게 게임화면을 빽빽이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자유롭게 게임을 표현해보고 싶었던 의도였을 것이다. 메모리적인 측면이나 다른 기술적인 측면에서 PS 2보다 환경이 좋은 것은 사실이니 말이다. 그러나 X박스로 발매되지 않고 게임큐브로 독점이 됐다는 것은 역시 뭔가 사업적인 관계도 녹아있는 것일까?


북미선행발매, 각종 언론 대호평
주주들의 영향이 크다고는 하지만 캡콤의 경영진 내부에서도 큐브의 시장성이 자신들의 예상만큼 커지지 않고, 큐브로 독점발매한 게임들도 큰 재미를 못보고 있었기 때문에 메이저급 타이틀인 바이오 하자드 4의 독점발매는 불안해져 갔을 것이다. 좀 더 개발자를 믿어줄 순 없었을까? 결국 미카미를 설득해 게임큐브 독점발매를 철회하고 PS 2판 바이오 하자드 4를 발매하기로 결정한다. 어떤 매체를 통해서도 이 일에 관해서 어떠한 자세도 취하지 않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 미카미 신지는 "약속은 지키고 싶었다"라는 말로 자신의 심정을 일축한다. 많은 언론들은 "미카미가 바이오 하자드 4를 끝으로 캡콤을 떠난다" 등의 얘기거리를 만들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사실도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 하지만 최근 북미언론에서 바이오 하자드 4의 리뷰가 하나둘씩 나오는 것을 보면 "미카미가 성질날 만도 하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대호평을 받고 있으며 게임큐브로의 방향전환은 나이스였다. 게임스팟에서는 '역사상 호러게임 중 가장 위대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남기며 9.6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었고 IGN에서도 역시 '시리즈사상 최고의 작품'이라고 극찬을 하며 9.8점을 주었다. 지금까지 발매된 게임 역사상 순위권 안에 들어갈 만한 점수이다. 이외에도 많은 언론에서는 대부분 만점행진을 벌이고 있다. 10점짜리 게임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래픽과 사운드부분에서 최고수준에 가까운 평점을 받으며 하드웨어 성능을 제대로 끌어다 썼다는 평가도 많다. 판매조짐도 심상치 않다. 이미 일본의 여러 쇼핑몰에서 예약순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북미에서도 발매될 타이틀 중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각종언론에서 "Amazing"이라는 표현을 지겹도록 쓸 정도로 변화도 많고 완성도도 뛰어난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변화를 읽어낸 새로운 바이오 하자드
미카미신지는 알고 있던 것일까? 바이오 하자드가 현재와 같은 페이스로 나가다간 다른 유명했던 게임들처럼 순식간에 지지도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을. 시리즈의 인기를 지속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시대는 같은 것의 반복을 그리 반기는 것 같지도 않다. 전통의 대명사로 불리던 '드래곤 퀘스트'조차 쿼터뷰 전투를 실현해으니 말이다. 단기적으로는 안정적으로 PS 2 발매를 생각해볼 수 있었지만 브랜드파워를 유지한다는 면에서 게임큐브를 선택했다는 쪽이 옳을 것이다. 색다른 장르인 호러 어드벤처를 대중화시킨 인물인 만큼 게임을 개발하는데 있어서의 프론티어정신은 남다른 것이다. 그의 도전은 일단 대성공적으로 판단해도 크게 무리가 없어보인다. 3편이 발매된 이후 많은 시간과, 많은 기획의 반복수정과, 많은 사업적인 시련이 있던 작품이라서 그런지 이번에 완성된 '바이오 하자드 4'라는 작품은 유달리 값져 보인다. 판매량에서도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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