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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쟁패] 세계를 향해 떠나는 한국 무협의 '진수'

  • 안희찬
  • 입력 2002.05.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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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온라인 RPG 게임의 90%이상은 서구 환타지(fantasy)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제작된 것이다. 이는 RPG 게임이 환타지적 세계관으로부터 발생한 것이 주요원인이지만 가상공간을 무대로 '나'이면서 동시에 '나'가 아닌 가상의 인격으로서 살아간다는 환타지적 세계관과 힘이 사이버 세계의 시민에게는 매우 친숙하고 매력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협은 중국에서 유래하여 동양 각국, 심지어 영화의 형태로는 서구에까지 널리 퍼진 문화상품으로, 서구 환타지에 뒤떨어지지 않는 또 하나의 가상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다. 거기에는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상상력의 공간이 있고, 전체를 관통하는 동양적 사상과 문화가 있으며, 협의(俠義)로 상징되는 도덕률과 모험심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때문에 무협세계를 기반으로 한 게임은 동양인에게는 그들의 피 속에 흐르는 동양적 사상과 문화의 익숙함으로, 서구인에게는 미처 접해보지 못하던 사상과 문화에 대한 신비감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왜 한국무협인가. 무협이 배경으로 삼는 세계를 흔히 무림(武林)이라 하는데, 현실과 가상에 반씩 발을 걸쳐놓고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발생지가 중국이고, 대부분의 무협소설, 영화 등이 중국에서 제작된 관계로 무림의 현실적인 부분은 대개 중국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무협은 종주국인 중국과는 달리 환타지적인 상상력으로 그 배경과 구조를 확장해서 아시아 전체를 무대로 삼는 세계관을 구성하였다.
'구룡쟁패'가 배경으로 삼는 세계관은 이런 한국무협의 것이다. 동쪽으로 한국과 일본, 서쪽으로 인도와 페르시아, 남으로는 태국, 인도네시아, 북으로는 몽고, 티벳까지 확장된 지리적 배경을 무대로 하고, 각 지역의 고유한 전통, 문화를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다원주의적인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이다.
또한 무협적 세계관의 다른 한 축이 되는 무술설정에 있어서도 '구룡쟁패'는 극히 현실적인 무술(武術) 의 단계에서부터 기공을 사용하는 무공(武功) 의 단계, 신선술을 연상케 하는 무예(武藝)의 단계를 설정하고, 각각의 단계를 다시 아홉 개로 세분하여 이론적, 실제적 근거를 설명한다. 그 이론적 기반은 유가, 불가, 도가의 이론들을 포괄하는 동양철학과 동양사상이지만 처음부터 영어로 동시에 제작함으로써 그 번역과정에서 서양인이 보아도 이해할 수 있도록 개연성 있고, 합리적인 설명을 시도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서구인들에게는 깊이 있는 동양철학과 동양무술의 신비를, 동양인들에게는 문화적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러한 컨셉은 우선 아시아 각국 게임관련사들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하여 그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동경 아리아케 컨벤션 센타에서 있었던 한일 문화 컨텐츠 투자 설명회 <넷 커뮤니케이션 2000>에서는 일본 유수의 게임 제작사들이 깊은 관심을 보였고, 홍콩과 중국 등지에서도 자세한 내용과 서비스 개시 시점을 물어오고 있다.
왜 '구룡쟁패'인가. '구룡쟁패'의 구룡은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아홉 개의 출신지를 상징하며, 동시에 유저가 성취할 수 있는 게임 속의 목표를 상징하기도 한다.
유저는 게임 안에서 아홉 개의 출신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 출신지는 지리적인 분류에 따른 것이거나(한국, 일본, 중국, 티벳 등), 성향에 따른 것이다(구대문파, 흑도방파, 마교 등). 유저는 이중 하나의 수련자가 되어 게임을 시작하며, 많은 모험과 수련을 통하여 자기 출신지의 최고 능력자가 되는 것을 일차 목표로 삼는다. 이로써 구룡의 한 명이 되는 것이다.
구룡은 다시 저마다의 출신지를 대표하여 천하를 경략하고, 최종적으로는 용중의 용인 제룡(帝龍)이 되어 천하를 안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룡쟁패'는 이권과 패권, 저마다의 야망과 목표들이 상충하는 세계이므로 현실과 연결되고, 그 속에서 천하 안녕의 대의를 목표로 함으로써 이상을 추구한다.
'구룡쟁패'는 이처럼 RPG 게임이면서 문파 방회 간의 세력쟁탈전을 허용하기 때문에 삼국지와도 같은 전략게임으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때문에 동료를 도외시하고 개인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는 구룡이 될 수 없다. 그는 개인의 능력과 동시에 동료와 같이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하며, 그 이전에 남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유저는 나를 단련하고, 남을 생각하며, 천하를 꿈꾸는 협객의 삶을 대리체험 할 수 있는 것이다.
유저는 물론 아무 곳에도 속하지 않은 방랑무사가 되어 자기만의 세계, 자기만의 무림을 즐길 수도 있다. 그래서 '구룡쟁패'의 세계는 상상 속의 무림에서와 같이 유저가 상상하고 선택한 삶의 방향에 따라 다양한 무림인의 모습을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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