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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생존 전략 끊임없는 ‘신사업 도전’에 달렸다

  • 박병록 기자 abyss@khan.kr
  • 입력 2009.12.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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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경영인 참여로 선진 경영 시스템 구축 … ‘인재 경영’으로 콘텐츠 산업 비전 확보
-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신사업 개척 본격화 … 흥행 산업의 리스크, 신사업 통해 분산


게임산업은 흥행산업으로 태생적인 리스크를 갖는다. 제품 개발이 곧 매출로 이어지는 제조업과는 달리, 게임업체들은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 영속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매출을 올린다. 따라서, 리스크를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확보하는 일이 그 어떤 산업보다 중요하다.


게임산업은 매우 빠르게 규모의 경제를 달성, 산업의 위치에 올랐다. 하지만, 산업을 구성하는 기업의 구조와 관리 효율성 부분에서는 갈 길이 멀다.


다행히 2009년,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을 도입하고 조직을 재정비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경영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더불어, 적극적인 신사업 개척 노력으로 경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업계 정론을 ‘하이 리턴’으로 바꾸기 위한 게임산업의 전략, 그 중심에 전문 경영인과 신사업 그리고 사람이 있다.


온라인게임의 부흥기인 2000년 초반, 실패에 대한 리스크에 크게 주목하는 기업은 없었다. 지속적으로 온라인게임 유저층이 창출됐고, 무엇을 해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소재 부분에서도 자유로웠다. 물론, 실패하는 게임들도 많았지만 지금보다 성공률과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게임들이 더 많았다.


하지만, 2005년을 기점으로 흥행작이 크게 줄어들었고, 건실했던 선도 기업들의 신작 게임들이 줄줄이 실패하면서 위기론이 대두됐다.


특히, 개발 트렌드화로 인해 유사 장르 게임들이 우후죽순 생겨나자 실패작들이 크게 늘었다. 선도 기업들은 메인타이틀 게임들이 캐쉬 카우 역할을 하면서 견딜 수 있었지만, 중소게임사들의 경영난은 가중됐다.


지속적인 실패와 일부 게임들의 유저 독식이 지속되면서 선도 기업들을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경영 효율성으로 기업 전문성 강화]
경영자의 역할은 크게 목표 달성을 위해 과업을 수행함에 있어 지시, 통제, 조정자로서의 역할이 강한 ‘경영자(Manager)’의 측면과 환경과 기업의 정합성 속에서 회사의 비전을 창조하고,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전략가(Strategist)’의 역할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개발자 출신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게임 개발을 통해서 사세를 확장시켜온 2000년대 초반에는 경영 효율성 보다는 제품의 완성도와 출시가 중요한 시기다. 전문 기술력은 경영자와 몇몇 키맨에게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적절한 보상으로 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5년을 기점으로 게임사들의 주력 프로젝트가 대형화되고 흥행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위해서 한번에 3~4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경영자의 과업을 수행함에 있어 지시, 통제, 조정자 역할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기업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전문적인 의사 결정과 책임 경영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업계가 찾은 해법은 전문 경영인 영입이다.


전문 경영인 영입으로 전형적인 성공 사례로 액토즈소프트를 꼽을 수 있다. 액토즈소프트는 회사의 침체기인 2006년 김 강 대표를 전문 경영인으로 영입, 3년 만에 연매출 1,000억 원을 달성했다. 김 강 대표는 기업 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 전략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반면, 창립주와 전문경영인의 역할 분담을 통한 성장 사례도 있다. 엠게임은 창립자 손승철 회장이 개발 혁신 프로세스를 주도하며 전략가의 역할을, 권이형 대표는 조직의 관리와 조정자로써 경영에 참여해 실효를 거두었다. 덕분에 엠게임은 2008년 코스닥 직상장을 통해 선도기업의 면모를 보였다.


[적극적인 신사업 개척으로 리스크 최소화]
흥행에 따른 매출 변화와 서비스 영속성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소시키고 경영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됐다.


신사업 개척을 통한 수익 다변화 전략은 엔씨소프트, 넥슨, NHN, 엠게임, 한빛소프트 등의 선도 기업에 의해 주도됐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자사의 게임 I·P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OSMU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넥슨은 올해 콘텐츠사업팀과 미디어사업팀을 신규사업팀으로 일원화해, 재작년 40억 원, 작년 48억 원 등의 매출을 달성했다.


NHN과 엠게임은 새로운 게임 장르를 신사업 분야로 선택한 경우다. NHN은 올 4월 기능성게임연구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분야 선점과 선도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월초 선보인 ‘네이버 생활의 게임’이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한자마루’ 역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엠게임은 웹게임 진출로 자사 게임포털의 주력 장르인 RPG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나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 기존 기업과의 제휴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을 펴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게임을 통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자사 게임라인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상품 가치를 높임으로써 수익 창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사업을 구상하는 여타 게임기업과 달리, 한빛소프트는 보다 넓은 의미의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완구개발팀, 영어포털팀, 특수촬영물팀 등의 신사업팀을 구성해 수익 다변화를 위한 리스크 감소를 노리고 있다.


게임주 전문 애널리스트 조경철씨는 “지금까지 게임주들이 주식시장에서 전체적인 주가 흐름과 맞물리지 못한 이유가 기업 구조가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에 있다”며, “신사업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불확실성을 해소해 게임산업의 위상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라고 말했다.



[열쇠는 인재를 만드는 ‘인재경영’]
게임은 콘텐츠 산업이며, 흥행 산업이다. 때문에, 콘텐츠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사람이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이 된다. 특히, 특별한 자원 없이 게임이라는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 게임산업은 인재 의존도가 다른 콘텐츠 산업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최근 게임업계가 리스크 감소를 위해서 신사업에 주력하게 된 이유도 결국은 다른 산업에서 고급 인재들이 유입, 새로운 가치를 게임사에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NHN, 네오위즈게임즈 등의 선도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직무평가와 직원들의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도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즉, 우수한 인재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잘 관리하고, 육성하여 좋은 인재로 만들어 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게임산업은 규모의 성장에 치우쳐 산업에 어울리는 기업 구조와 경영 체계를 갖춰나가는데 부족함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생존’을 강요받으면서 경영 효율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높은 학력, 넒은 인맥, 풍부한 사회 경험으로 무장한 전문 경영인들이 게임산업과 기성산업들의 결합과 시너지 효과를 주도해 경영의 합리화와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반면, 창립자를 중심으로 한 개발자들은 비전을 만들어 성장 모멘텀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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