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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강화한 ‘게임 공룡 기업’ 글로벌 시장 견인 위한 ‘첫 단추’ 끼웠다

  • 박병록 기자 abyss@khan.kr
  • 입력 2010.02.0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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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도 기업들 협력사 위주로 인수·합병 추진 … 전문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반 과정 분석
- 구조조정 후 경쟁력 강화로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 … I·P, 인재 확보한 선도기업 중심으로 출시작 늘어날 전망


2008년 말 불어닥친 글로벌 경기 한파로 자회사를 정리하고 해외 사업을 철수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한 게임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넥슨은 개발력 강화를 위해 내부 조직을 개편하고 시메트릭스페이스, 코퍼슨스, 휴먼웍스 3개 사의 지분을 각각 100%, 100%, 19.9% 인수했다. 엔씨소프트도 오랜 협력사 관계의 제페토, 크레이지다이아몬드의 지분을 인수, 캐주얼 게임 분야 개발 경쟁력을 강화했다.


최근 상암동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남궁훈 신임 대표 체제로 전환한 CJ인터넷도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 규모를 확대한다. CJ인터넷은 ‘알투비트’를 개발한 씨드나인의 지분 30% 인수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추가로, 이미 시장에서 검증받은 중견 개발사를 인수할 계획이다.


국내 게임업계 전문가는 “블리자드, EA 등도 개발사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라며, “국내 선도 기업들이 콘텐츠와 사업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라고 분석했다.


콘텐츠산업이자 흥행산업인 게임산업에 있어서 기업의 성장은 질 좋은 게임을 개발해 안정적으로 서비스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따라서,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개발력과 다양한 유저풀을 확보한 서비스 플랫폼, 게임의 생명력을 극대화하는 안정적인 서비스 노하우가 게임기업의 경쟁력으로 주목받는다.



[선도기업의 인수·합병 왜 진행되나]
CJ인터넷은 게임포털 ‘넷마블’을 기반으로 하는 뛰어난 퍼블리싱 능력을 갖췄다. 또, ‘서든어택’, ‘마구마구’, ‘대항해시대 온라인’ 등의 게임을 오랜기간 서비스안정적인 운영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는다. 하지만, 개발력에 있어서는 선도 기업 중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궁훈 대표 체제로 전환한 CJ인터넷이 경인년 개발 역량 강화를 선언한 것도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CJ인터넷은 올해 1/4분기 ‘프리우스’를 개발한 CJIG를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키고 개발사 씨드나인을 인수한다.


업계 전문가는 “1/4분기 이후 CJ인터넷은 애니파크, CJIG, 씨드나인 등의 개발 조직을 갖추게 된다”라며, “안정적인 개발력과 히트작을 보유하고 있는 개발사 확보로 향후 개발에 대한 갈증을 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캐주얼 장르에 대한 갈증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엔씨소프트는 탄탄한 매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유지하고 있고, ‘시티오브히어로’, ‘길드워’ 등이 해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 신규 프로젝트인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2’ 등이 성장 모멘텀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대형 MMORPG는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고 실패시 리스크가 크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엔씨소프트에게 캐주얼 게임은 리스크를 분산, 경영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


때문에, ‘불카누스’로 2005년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제페토와 ‘러브비트’를 개발한 크레이지다이아몬드에 대한 지분 투자는 당연한 것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 조직 개편을 통해 직접 개발지휘를 맡은 넥슨 서민 대표는 “내부 개발 조직 개편과 외부 개발사 투자로 경쟁력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단순 사세 확장보다는 성장위한 투자]
일각에서는 선도 기업들의 확장이 부익부 빈익빈을 유발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업계는 ‘아이온’ 이후 그렇다할 흥행작이 없고, 산업이 위축되고 있어 선도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엔씨소프트, 넥슨, CJ인터넷 등이 진행하고 있는 인수·합병을 단순히 사세 확장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전에는 게임산업의 호황 속에 포털들의 경쟁적인 라인업 확보가 원인이다. 반면,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인수·합병은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문가들은 “3개 기업 모두 기존 협력사 관계의 기업과 지분투자 방식으로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라며, “눈에 보이는 라인업 확보를 위해 무리한 인수·합병이 이루어진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라고 의견을 모은다.


무리한 사세 확장은 선도기업 입장에서도 부정적이다. 지난 2년 동안 직원들과 고통을 분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온 이들 기업들에게 단순 라인업 확보를 목적으로 한 사세 확장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넥슨의 경우 기존의 개발 스튜디오 독립 정책이 보다 강화되어 스튜디오간 라인업 경쟁을 통한 콘텐츠의 질적 향상이 기대된다. 개발조직 개편과 때를 같이하는  지분 인수로 서민 대표가 직접 개발 지휘에 나선다. 또, 메이플스토리 개발 총괄 채은도 본부장도 라이브 개발에 참여한다.


CJ인터넷은 이번 인수를 통한 개발역량 강화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구조 조정을 실시한다. 개발 파트와 경영·지원 파트를 분리, 운영함으로써 개발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체질을 개선한다. 이를 통해서 CJ인터넷은 비대했던 퍼블리싱 조직을 효율화, CJ인터넷은 헤드쿼터 역할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 이승찬 본부장의 합류로 ‘메이플스토리2’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림은 이승찬 본부장이 개발한 ‘텐비’


[세계적인 게임기업 발돋움 기대]
선도 기업들이 개발력, 글로벌 서비스 능력 등에 자본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산업 자체의 비전 확보에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작년 말부터 게임업계에 유입되는 자금이 줄면서 중소 게임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선도 기업들의 투자가 산업에 자금 유입을 유도, 장기적으로 산업의 규모를 확대시키는 대 긍정적이다.


게임 전문 애널리스트는 “게임주가 늘어나고 기존 산업의 시장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게임주에 주목하거나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선도 기업들의 재투자는 산업의 성장 측면에서 호재이기 때문에, 투자 자금 유입에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게임 기업인 블리자드, EA 등과 엔씨소프트, 넥슨, CJ인터넷 등의 가장 큰 차이는 한 해 출시되는 타이틀의 절대량에서 찾을 수 있다. 리뉴얼을 비롯해 한해 평균 30개 이상의 타이틀이 발매되는 EA와는 달리 국내 기업들은 5개 내외의 게임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물론, 다작이 곧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흥행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을 부정할 수는 없다.


선도기업들의 이번 인수·합병은 향후 게임의 출시 개수에서 긍정적이다. 게다가, 인수한 회사들이 개발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어 흥행작 배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불어, 엔씨소프트가 특화 장르인 MMORPG에 대한 개발 집중력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제페토, 크레이지다이아몬드 등이 캐주얼 분야 경쟁력을 보조하기 때문에, 기업의 성장 모멘텀 제시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다.


새로운 10년의 시작, 대한민국 게임산업 선도 기업을 넘어 블리자드, EA와 어깨를 나란히 할 WORLD Big 5(블리자드, EA, 엔씨소프트, 넥슨, CJ인터넷)의 청사진이 가시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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