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모바일인 5분 토크 | 에이젼트 K의 제 3지대 <2회>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6.04.10 09:5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학의 달”
무슨무슨 달이니 하는 의미가 이제는 퇴색되었지만 4월은 과학의 달이다. 과학은 일반인들에게 상당히 어려운 학문으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학문을 뽑으라면 단연 물리학이다. 물리학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중력, 전자기력 등 수많은 현상들을 수학을 기반으로 논리적으로 풀어낸다. 그래서일까? 전세계 수많은 게임들은 물리학을 기초로 게임을 제작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캐릭터의 움직임도 자연스럽고 보다 실감나는 화면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게임 제작자들은 웬만한 물리학 전공자 보다 뛰어난 내공을 갖추고 있다. 그들이 만든 3D 게임들을 보면 다양한 물리학적 요소들이 반영되어 있다.

이에 반해 상당수 국내 게임들은 이런 요소들을 소홀히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무래도 학문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물리학 개념마저 넣지 않으면 아무리 3D 그래픽에 다양한 효과를 가미해도 캐릭터의 움직임이 왠지 모를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몇 년 전 어떤 개발사가 내놓은 로봇 소재 3D 게임은 뉴턴 역학의 제3법칙인 ‘작용-반작용’을 적용시키지 않아서 로봇의 움직임이 이상했다. 마치 종잇장들이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로봇이 로켓포를 쏘면 ‘작용-반작용’ 법칙에 따라 반동으로 포신이 뒤로 젖혀지는 연출을 넣어야 하는데 이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관심을 조금 받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뛰어난 작품성으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은 게임들은 물리학적 요소를 성공적으로 반영 시켰다는 공통점이 있다. 1인칭 슈팅 게임의 대명사인 `퀘이크` 시리즈는 정밀한 벡터 계산으로 현실감 넘치는 3D 그래픽을 표현했다. 최초의 3D 격투게임 `버추어 파이터`의 역학적 모델링은 격투 게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EA의 각종 스포츠 게임은 관성, 각운동량, 원심력 등 현실세계의 물리학적 요소를 그대로 투영 시켰다. 신화적인 판매량을 기록중인 `스타크래프트` 역시 현대 물리학의 과학적 사고가 반영된 것인지 모른다. 실제 블리자드가 물리학을 염두 해 제작했는지의 사실여부를 떠나 ‘스타크래프트’는 현대 물리학의 핵심 원리 중에 하나인 ‘에너지 보존 법칙’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방어력과 공격력 등의 총에너지 값과 자원 생산의 총 에너지값이 각 종족마다 동등하게 보존되어 설계되어 있다.

이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의 종족간 밸런스는 기가 막히게 절묘하다. 사실 국내 게임 개발사들은 이러한 과학적 사고를 신경 쓰는 업체는 별로 없다. 오직 시나리오, 그래픽, 인터페이스 등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 게임 대학원 과정이 설립될 정도로 국내에 많은 게임학원 및 전문학교가 있지만 이들이 가르치는 교과는 그래픽과 시나리오 중심이다. 기초 과목으로 물리학, 수학 등을 개설한 학교는 찾아보기 힘들다. 예전 유명 가구 회사의 CF멘트처럼 게임업계에도 이렇게 말하고 싶다. “게임은 놀이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