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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게임해설위원] 파경 후 4개월, 이젠 제2의 인생 살고파

  • 김수연
  • 입력 2004.07.0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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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이 원망도 해봤지만 이젠 그 친구가 선택한 인생에 후회가 없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2년 넘게 사랑해온 사람인데 행복 해야죠.” 항간에 떠도는 갖가지 소문들에 대한 물음에 그는 한참을 고민했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부부사이에 이혼얘기가 오간 건 구정 때부터다. 아내가 먼저 이혼을 요구했지만 그는 뭔가 서운한 게 있나 싶어 아내를 달래보았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이혼요구의 강도가 높아졌다. 막무가내로 이혼을 요구하며 수 차례 집을 나가 보름 후에나 돌아오곤 했다.

결국 아내의 요구에 따라 3월 5일 협의 이혼을 하기에 이르렀다. 갈라선다는 생각보다 잠시 떨어져 지내자는 판단에서다. 아내는 이튿날 이혼신고서와 법원에서 준 협의이혼의사확인서를 동사무소에 제출하고 집을 떠났다. 돌이킬 수 없는 법적 남남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후 가끔 아내에게 연락이 왔고 식사를 함께 하면서 그는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조심스레 재결합을 제의하기로 마음먹고 근교로 여행을 떠나던 날. 아내의 휴대전화에서 2년 넘게 0번에 메모리 되어 있던 자신의 자리에 ‘00사랑’이라는 낯선 이의 연락처가 저장되어 있음을 알게 됐다.

이혼 얘기가 오가던 시기부터 문자사서함에 기록된 글들은 이성을 잃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당당한 그녀의 태도에 그는 할말을 잊었다. ||||“오히려 늦게라도 알게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영문도 모른 채 남남이 되었기에 그녀에게 뭔가 큰 죄를 지은 듯 미안했고 만나면서 또다시 재결합을 꿈꾸곤 했었으니까요.”

이혼요구에 시달릴 때보다, 이혼한 직후보다 더 많이 아프고 힘들었다. 불면증과 대인 기피증에 시달렸다. 밤마다 못 마시는 술도 마셔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먹고 자는 일이 힘들다보니 몸무게도 하루가 다르게 줄었고 마음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싸이월드(이하 싸이)’였다.

지옥 같은 현실의 아픔을 견뎌내기 위해서라도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했던 것. 방송 이외에는 외출을 하거나 누굴 만나는 일이 없으니 그에게 유일한 친구는 컴퓨터뿐이었다. 싸이에서 이혼 사실을 고백한 뒤 그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세상과 등지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지만 이젠 어둠의 터널을 빠져 나온 느낌입니다.” 아내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거짓을 말하지 안아도 되고 이혼 사실이 알려질 까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마음의 평온을 되찾은 듯 했다.

“이제 제 자리로 되돌아가 일에 매진해야죠. 이제부터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다짐했다. 더 이상 지난 일들에 대해 미련을 갖거나 그녀를 원망하거나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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