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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1호 신주영

  • 김수연
  • 입력 2004.04.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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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 신주영의 근황이 궁금하다.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국내 1호 프로게이머 출신 신주영의 제명 소식이 발표되자 그의 팬은 물론 게임 관계자들로 부터 신주영에 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2001년 군 제대 직후 신주영의 부활을 놓고 언론의 관심이 대단했다. 국내 최초로 1억 연봉계약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게임계의 살아있는 신화를 지나친 상업성으로 이용하려는 몇몇 이들로 인해 결국 그는 홀연히 게임계를 떠났다. 주위 지인들과도 연락이 두절된 것.

그러나 본지는 신주영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그의 근황을 소개해 왔다. 최근에는 제발 연락처만이라도 알려달라는 방송 관계자 및 팬들의 연락이 수 십여 건에 달했으나 그의 의사에 따라 철저히 비밀에 부쳐왔다. 그런 그를 지난 일요일 군포시 산본에서 만났다.

“그 동안 활동을 하지 않았으니 제명이 되어도 할말은 없어요. 제명소식을 매스컴을 통해 알고 난 뒤 예전에 쓰던 메일을 뒤져보니 협회에서 온 메일들이 있더군요.”

칩거하며 지내는 동안 협회에서 실시하는 정기 소양교육에 여러 차례 불참한 것이 제명된 이유다. “매일 팬 카페를 들르는데 ‘져도 상관없으니 제발 방송에만 나와달라’는 팬의 글을 읽고 코끝이 찡했어요. 팬들한테 너무 죄송해서 차마 답 글은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는 재기의 시간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한창 스타에 심취한 98년에는 잠자는 시간이 아까웠을 정도인데 이젠 ‘스타’가 재미가 없어요. 흥미를 잃은 거죠.”

‘스타’ 이외에 타 종목으로 재기할 생각이었으나 ‘스타’의 생명력이 예상외로 길어져 결국 재기의 꿈은 희미해져 갔다. 그는 98년 프로게이머 최초로 경향매거진의 1면을 장식했다.

당시 신문기사를 보고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보낸 삼성 관계자가 그를 찾아왔다. 비밀리의 게임을 제작 중인데 함께 동참해 달라는 것. 고졸인 그에게 1류 대학 졸업자 연봉을 주겠다며 제안했었다. “그땐 게임에 미쳐있을 때라 단번에 거절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제의를 받아들였다면 지금쯤 다른 인생을 살고 있었겠죠.”

또 현대세가에서 운영하는 연세대 게임스쿨에 특차로 입학하는 혜택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두 달만에 접었다. 게임이외엔 모든 게 따분하고 재미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국내 온라인게임에 관심이 많아졌다. 특히 ‘리니지2’은 65 레벨을 자랑한다. “게임 제작이나 기획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요. 지금이라도 당장 다시 공부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 않네요.”

그는 좀 더 당당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서기를 원했다. 프로게이머든 게임 기획자든 혹은 방송인이든 말이다. “열정적으로 덤벼들 무언가가 생길 때 꼭 팬들에게 먼저 인사를 드릴게요.” 그는 팬들에 대한 인사로 인터뷰를 끝마쳤다.||[위] 98년 홀어머니가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매년 어머니 기일이면 고향인 대전에 있는 절을 찾는다. 그러나 최근 생활이 힘들어져 2년 째 어머니께 제삿밥을 챙겨주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가운데] 1년 넘게 건대 근처 PC방에서 생활하던 그는 몇 일전부터 친한 동생 집에서 지내고 있다. ‘리니지2’를 하다가 알게 된 동생 이경열 씨는 신주영이 프로게이머라는 사실을 우연히 그의 카페를 확인하고서야 알았다.

[아래] “이게 얼마 만에 마셔보는 술이지?” 신주영은 술을 좋아한다. 그러나 술을 전혀 못하는 이 씨와 함께 지내다보니 술 마실 기회가 거의 없었다. 생맥주 한모금에 얼굴이 붉어진 동생에게 치킨을 먹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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