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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합지졸] GM(게임운영자) 모임

  • 김수연
  • 입력 2004.02.0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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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계를 주름잡는 개성 넘치는 GM들과의 만남이 시작됐다. 우선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이는 「웹젠」의 대표 유부남 GM으로 ‘뮤온라인(www.muonline.co.kr)’에서 불법프로그램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송귀정(27, 이하 ‘송’) 팀장이다.

이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카리스마로 ‘운(雲, www.unonline.co.kr)’의 유저들을 열광케 하는 「SR코리아」의 김준우(26, 이하 ‘준’) 팀장이 그 실체를 드러냈다. 세번째 등장한 인물은 온라인게임계의 미소년, 「윈디소프트」 온라인 액션대전게임 ‘겟앰프드(www.windyzone.com)’에서 사용자 눈높이에 맞춘 운영으로 인기절정에 오른 막둥이 GM 김태선(20, 이하 ‘태’) 군이다.

갑자기 현장의 칙칙(?)한 분위기를 환히 비춰줄 마지막 GM이 도착했다. 바로, 최근 ‘리니지2(www.lineage2.co.kr)’ 남성 사용자들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는 「엔씨소프트」 초절정 미녀 ‘GM티나’ 류예나 (25, 이하 ‘티나’) 양이다. 자, 이제부터 미녀 GM과 우락부락한 세 명의 야수 GM의 수다가 펼쳐진다.

▶ 송귀정
“게임 진행의 ‘도우미’에 그치지 않겠다. 소수 유저의 의견도 소중히 여기며 회사의 원칙이나 규율 안에서 사용자의 불만을 적절히 조율할 줄 아는 GM 되겠다.” 작년 11월부로 사내커플로 총각딱지를 뗀 그는 입사 4년 차. 몇 시간이 되든 상대의 불만을 다 들어주는 자상한 GM이다. 퍼블리싱에 있어서 최고로 인정받는 회사를 세우는 게 그의 꿈이다.

▶ 김준우
“GM은 게임과 유저 사이의 다리역할을 하는 오작교의 까마귀다. 유저들을 가족처럼 아끼고 시시콜콜한 정보들까지 섬세하게 챙길 줄 아는 현명한 GM 되겠다.” <논스톱3>에 출연하기도 했던 그는 연기자, 드러머, 백댄서프로그래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해 온 팔방미인이다. 단순·쾌활·예측불허의 성격으로 브레이크댄스와 힐리스 타기가 특기다. 게임 전반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꿈.

▶ 류예나
“고객의 마음을 가장 먼저 파악해서 기획·마케팅·개발 등의 부서에 전달하는 것이 GM의 임무. 회사와 유저의 입장을 대변하는 중간 매개체로서 재미있는 GM되겠다.” 세종대에서 호텔경영을 전공한 그녀는 게임객원기자, FPS 게임해설자로 일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리니지’ 방송에도 출연하는 스타 GM이다. 앞으로 게임 퍼블리싱 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가 되는 게 꿈이다.

▶ 김태선
“내 스스로 가장 재미있는 GM이라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했는데 오늘 모임에 참석해 선배들의 얘길 듣고 자극을 받았다.” ‘옆 사람 따라하기’가 취미인 그는 게임기획자가 꿈이다. 어른들의 기획은 답답하고 더 이상 재미가 없으며 아이들의 생각을 가장 잘 이해하는 입장에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것. 생기발랄하게 입사한지 1년. 쉰내 나는 분위기에 찌들어 가는 듯해 속상하다고 푸념.||해킹으로 간주되어 아이템을 압류하면 다들 GM이 다른데 팔아 넘기는 줄로만 안다. 심지어 자신에게 싸게 팔라며 집요하게 접근하는 유저들도 있다. 이럴 땐 정말 황당하다.

▶ “집요한 아줌마 스토커 무서워요~”
“우리는 슈퍼맨이 아니라니까요! 흔히들 GM이 개발, 기획, 서비스를 총괄하는 슈퍼맨인줄 아시는 유저들이 계신데… 난감하죠.(송)” 특히 기술적인 부분이나 ‘죽은 캐릭터를 살려달라’는 등의 황당한 요구를 해올 땐 처치곤란이다. “지나친 요구로 막무가내로 분통을 터트리는 아줌마 유저를 진정시킨 적이 있었는데 이후에 회사 앞에 차까지 대기시켜 놓고 만남을 요구하는 등의 집요한 스토킹에 불안에 떤 경험도 있습니다.(송)” 어머니의 아이템을 잃어버려 집안에서 쫓겨났다며 술에 취한 아버지, 울고 불며 매달리는 20대의 딸, 고등학생 아들이 함께 들이닥쳐 고객상담실이 난장판이 된 일도 있었다.

▶ “저 정말 남자 맞습니다, 맞고요~”
“제가 좀 섬세한 편이라 저를 여자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리 남자라고 우겨봐도 ‘여자인줄 다 안다’, ‘안 만나주면 쳐들어간다’는 식이라니깐요.(준)” 그의 카페도 생겨났지만 여전히 ‘운우(게임 내 이름)’가 여자라고 믿는 혹은 믿고 싶어하는 팬들이 상당 수 있다. “언젠가 게임에 접속했는데 누군가 ‘운우님을 잡아라!’라고 외치자 수백 명의 유저들이 달려들어 결국 중간에 도망 나온 적도 있습니다.(준).”

▶ L2 유저, ‘그녀를 모르면 간첩’
“개인적으로 프로포즈를 해오시거나 ‘연락처를 달라’, ‘술 한잔하자’고 떼를 쓰시는 분들이 많아요. 처음엔 당혹스러웠지만 이젠 능수능란 하게 그 위기를 넘기는 노하우를 터득했답니다.(티나)” 그녀는 ‘고객을 팬으로’라는 회사 컨셉에 가장 적합한 GM이다. 리니지 유저 중 ‘그녀를 모르면 간첩’일 정도. 부드럽고 섬세하게 유저들을 어루만져 주며 사생활 및 연애상담 부분에서는 그녀 만한 GM이 없다. 때론 여성 GM들을 무시해 상담을 거부하는 유저들도 적지 않지만 절세미인 티나 앞에서는 모두가 순한 양이 된다.

▶ “캬바레를 알아야 GM이 산다!”
GM들의 수다가 무르익어 갈 즈음 막둥이가 나섰다. “‘겟엠프드’는 초등·중학생 등 저 연령층의 유저가 많아 눈높이를 맞추는 게 중요해요. 처음엔 나이 어린 유저들의 황당한 행동들에 같이 맞서는 등의 철없는 행동들도 하곤 했는데 친형, 친오빠 같이 대하다보니 일이 재미있어졌어요.(태)”
특히 자녀들을 대신해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도 많다. “캬바레 체질의 GM이 한 분 계신데 아줌마들을 커버하는 스킬이 대단해요.(웃음) 이젠 저도 캬바레를 드나들며 아줌마 응대법을 익혀야겠어요.(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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