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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 많고 힘 좋은 남자, 최호진

  • 김수연 기자 jagiya@kyunghyang.com
  • 입력 2005.02.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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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재주를 가진 삼손’ 최·호·진
게임계의 ‘리마리오’ 이완수 씨(158호)의 기사가 나간 후 이완수 씨를 능가하는 게임계 명물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한 게임업체를 방문했다. 주인공은 C.G 경력 12년 차인 최호진(32) 씨. 2년전 게임계에 발을 들여놓은 최씨는 ‘샤인온라인’을 개발 중인 아라곤네트웍스에서 캐릭터&배경의 컨셉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최씨를 대변하는 수식어는 호빵, 엘비스프레슬리, 삼손 등 다양하다. 그의 닉네임만 봐도 대단히 재주 많은, 혹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내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통하는 최씨는 셔츠 단추 3~4개 정도를 풀어 헤친 예전 김남진 패션스타일로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몸매 자랑하기가 특기다.

“구렛나루 때문에 느끼미(?)가 느껴져서인지 ‘엘비스프레슬리’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리마리오’보단 덜 느끼하죠?”

최씨는 검도 2단에 산악자전거 매니아다. 그가 늘 가슴을 풀어헤치며 자랑하는 탄탄한 근육의 비법이 여기에 있다. 2002년부터 산악자전거 동호회에서 활동해 온 최씨는 집인 분당에서 회사가 있는 가락시장까지 산악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집에서 회사까지 산악자전거로 달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55분.

“처음 탈 땐 무지 숨차고 힘이 들어서 일행들을 따라가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지금은 관악산 정상에도 오릅니다.” 주말엔 자전거로 대부도, 제부도, 장흥 등으로 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평균 시속 30km로 속력이 나는데 제부도는 왕복 4시간, 강릉은 하루면 갈 수 있습니다. 차량이 없는 곳에서는 시속 80km까지 달려 봤습니다.”

험한 지형을 내달리는 스릴감을 맛볼 수 있는 스포츠이니 만큼 산악자전거를 타면서 죽을 고비도 수 차례 경험했다. 최씨는 하남시에 있는 검단산을 올랐다가 산을 내려오면서 4~50km의 속력을 내던 중 사고가 난 적이 있다. 이전 상황을 잊어버리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10분마다 이틀이 지나서야 제 정신을 되찾았다.

“사실 200만원이 넘는 자전거와 부속품을 튜닝시키는 데만 열중했었는데 이후부턴 헬멧과 복장 등에 더 많이 신경을 쓰게 됐어요. 위험부담이 높은 스포츠니까 안전이 최우선 되어야한다는 의식을 하게 된 거죠.” 이밖에도 찢기고 긁힌 영광의 상처들이 최씨의 몸 구석구석에 남아있다.

최씨는 스포츠 이외에도 다재 다능한 재주들을 겸비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능력이 바로 손재주다. 전자제품을 수리하는 일 빼고 손으로 하는 일은 뭐든 다한다는 최씨는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림을 그렸고 철조 작업에 탁월한 감각이 있다. 가구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시골의 분교같은 데를 얻어서 본격적으로 미술작가 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작업실이 여의치 않아 대패를 밀고 드릴을 돌릴 수가 없거든요.”

심지어 의상도 직접 디자인해 만들 정도로 패션 감각이 남다르다. 본격적으로 복식디자인을 공부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밖에 특수분장과 메이컵에도 관심이 많은 최씨는 급여의 절반 이상을 다양한 취미활동에 투자한다. 10년 간 애니메이션 감독, 프로듀서, 영상CG를 담당했던 그는 국제적인 애니메이션 전시회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한 적도 있다. 틈틈이 애니메이션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씨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코드는 바로 '힘'이다. 태어나 단 한번도 팔씨름에 져본 적이 없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자랑해 붙은 별명이 삼손. 검도와 산악자전거로 단련된 근육들이 힘의 원천이다. "하고 싶은 게 많아서 꿈도 많아요. 가장 가까운 시일 안에 달성하고픈 목표는 산악자전거로 태백산맥을 넘는 일입니다. 단순히 취미생활이라기보다 제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승부사적 기질, 그것을 잃지 않는 것이 제 인생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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