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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포토그래퍼’ 김·용·우

  • 김수연 기자 jagiya@kyunghyang.com
  • 입력 2005.02.2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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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가 좋아 리그현장이면 어디든 출동(?)해 e-스포츠 사진을 찍어대는 자칭 ‘사진쟁이’, 김용우(24) 씨. 그는 나라의 부름을 받은 군인의 몸으로 여전히 e-스포츠에 대해 식지 않는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6박 7일간의 정기휴가 기간동안 무려 6일을 리그 현장에서 보냈다. 부대로 복귀하는 당일, 삼성동 메가스튜디오 듀얼토너먼트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어머니께서 휴가 때마다 밥 한끼 제대로 함께 먹질 못했다며 불만이 대단하세요.”

100일 휴가(4박5일)와 지난 해 12월 2박3일 휴가 때도 리그현장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번 6박 7일간의 휴가도 굵직굵직한 리그 일정에 맞춰 나온 것. “사진을 찍고 있으면 사진찍는데 심취해 그냥 즐거워요. 집에 돌아가면서 ‘도대체 내가 뭐 하는 짓이냐?’ 싶기도 한데 찍은 사진들을 차곡차곡 정리할 때면 보람 있죠. 일을 위한 사진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자유롭고 편해요.”

그의 각별한 리그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 씨는 지난 해 6월 15일 입대했다. 리그 현장을 쫓아다니며 사진기 셔터를 눌러대던 그는 입소 전날까지 일을 했다. 그런 그가 군대 안에 갇혀(?) 있으려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하지만 군 생활 중에도 그는 웬만한 리그 정보는 다 입수하고 있다.

주요 경기나 e스포츠 소식들은 누나를 통해 입수한다. 누나가 e스포츠 관련 기사들을 프린터해 부대로 보내주는 것. 주요 경기의 경우,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경기 결과를 전해 듣기도 하고 외박이나 외출 시엔 아예 PC방 죽돌이를 자처한다. “리그에 관한 기사보다 사진을 더 주의 깊게 살펴보는 편이죠. 제가 사진쟁이니까요.”

김 씨는 자신이 군 생활을 시작한 지난 6개월 간 e스포츠에도 엄청난 변화가 생겨났다고 말한다. “선수들의 포즈가 많이 자연스러워졌어요. 예전엔 대부분 ‘서서포즈’였거든요. 물론 사진기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사진의 질도 많이 나아졌고요.” 디카(디지털카메라)의 성능이 이미 필카(필름카메라)를 능가하고 있어 전역하면 성능 좋은 카메라를 구입할 생각이다.

김씨는 2001년 박정석이 스카이배 우승을 차지하던 그 날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스타리그 자원봉사자로 e스포츠에 발을 내 딛었고 온게임넷의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e스포츠 분야에 있다보니 게임단과 리그 사진자료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느껴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 “제대하면 대학원에 진학해서 정식으로 사진공부를 할 생각입니다. 6개월 공백에 커다란 변화를 실감한 만큼 제대 후엔 더 많은 것들이 변화될 테니까요.”

김씨는 2001년부터 찍어온 e스포츠 사진과 3번의 휴가기간에 찍은 모든 사진 DB를 소중히 모아두고 있다. 리그와 프로게이머 관련 사진DB 사이트도 구상 중이다. “유명한 선수들의 사진자료는 많지만 그다지 유명세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사진자료가 부족합니다. 때문에 폭넓은 선수 층 사진 DB를 꼼꼼히 모아두는데 언젠가는 제 사진 자료들이 크게 빛을 발할 날이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김씨는 인터뷰를 마치고 온게임넷 듀얼토너먼트가 끝난 오후 3시가 되어서야 부대 복귀를 위해 리그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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