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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게임의 새 지평을 연 선두주자 권민관 실장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5.0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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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의 야구 인생 ‘마구마구’에 모두 담아냈다”
처음부터 ‘길’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누군가가 이 땅 위를 걷고, 다른 이가 이를 따라 걸으며 길이란 것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최초’란 단순히 앞섰다는 의미를 떠나 새로운 지평선을 창조하며 전반적인 방향을 이끈다는 점에서 시사 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는 게임이라 하여 예외일 수 없다. 게임의 소재로 ‘야구’라는 미답의 영역에 도전, 국내 스포츠 온라인게임 역사상 최초의 야구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인 ‘마구마구’의 아버지 권민관(30) 개발이사. 그를 답답한 사무실이 아닌 그가 그토록 좋아하고 열광하는 야구장에서 만나봤다.

지난 21일 두산과 삼성의 3회차 경기가 한창인 잠실구장을 찾았다. 세상에 야구가 없다면 꽤나 지루하지 않겠냐는 반문을 시작으로 야구장에 도착할 때까지 자신의 야구 인생을 피력해 온 권민관 이사. 그런 그답게 야구장에 들어섬과 동시에 벌써부터 눈에는 생기가 돌고 있었다.

“야구는 변수가 가득한 기록들의 집합이죠. 가장 큰 매력은 순간순간의 짜릿함이고. 매 순간 공방이 이뤄지잖아요. 다른 구기 종목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야구만의 스릴이기도 하고요. 안타를 치는 선수들의 통쾌함과 이를 막아내는 멋진 수비들. 게임에서도 이 같은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야구에 대해 침이 마르게 칭찬하며 열변을 토하는 권이사. 그가 이토록 야구의 배경지식이 풍부한 것은 열혈 야구 마니아인 까닭이다. 아니 마니아 중에서도 골수에 속하는 그는 지난 10년간 아마추어 야구팀 2곳에 입단해 매주 주말을 야구에 매진해왔다. 현재도 몇 개의 비밀 프로젝트를 개발하며 회사에서 숙식을 하고 있음에도 1년에 최소 5번 이상은 야구장을 찾는다.

물론 실력 또한 만만치 않다. 비록 아마 야구에 국한되지만 무려 4할대로 비교적 높은 타율을 자랑한다. 그런 그가 야구게임을 개발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예전부터 야구게임을 개발하고 싶었어요. 실제 개발에 돌입한 것은 그리 오랜 일은 아닙니다만, 지난 해 중순부터 기획해왔죠. 솔직히 야구의 맛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거든요(웃음).”

권이사는 단순히 야구광을 넘어 야구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도 겸비했다. “야구라는 소재는 홀수 시즌 때마다 큰 인기를 얻어왔죠. 홀수 시즌에는 월드컵이나 올림픽이 없거든요. 올해 개발에 착수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에요.” 야구를 알고, 야구를 이해하며, 야구의 인기 요소를 꿰뚫고 있는 권민관 이사. 그가 만들 야구게임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첫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기 중에도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그의 야구 이야기를 통해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 그가 리얼 야구가 아닌 카드배틀 방식의 야구게임을 취한 이유는 무엇일까. 보다 많은 유저들이 야구 게임에 거부감없이 야구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카드 배틀은 카드 활용에 따른 전략성과 상성을 통한 게임 몰입도도 뛰어난 편. 여기에 야구라는 스포츠 장르가 커뮤니티에 약한 점을 커버하기 위해 트레이딩을 통한 커뮤니티 활성화에도 주력했다.

바로 이 대목에서 2번째 기대 요인을 발견할 수 있다. 경기 내내 응원가를 불러대며, 자리에서 기립해 “홈런”을 열창했던 그는, 경기 직후 개발자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게임에서 활용할 요소들을 가려내고 있었다. “오늘 보여준 심판의 강렬한 모션을 담을 생각이에요. 방금 느꼈던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도 녹음해서 사용할 계획이고요. 치어리더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좋을 듯싶네요.”

성공할 자신이 있어 KBO와의 독점계약을 생각지 않았다는 권이사. 야구를 관람한 뒤 짓는 그의 해맑은 미소는 계속해서 밀려드는 퍼블리셔들의 끊임없는 러브콜 때문도 아니요, 캐릭터 관련 업체들의 프로포즈 때문도 물론 아니다. 바로 오늘 당장 ‘마구마구’에 활용할 좋은 소재를 얻은 까닭이오, 보다 유저들의 즐거움을 줄 보물을 찾아낸 만족이었으리라.

“마구마구 후속편도 이미 준비 중에 있어요. 피곤요? 벌써부터 신바람이 나서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인 걸요(웃음).” 천상 야구 마니아인 동시에 개발자인 권이사. 그가 창조할 새로운 그라운드를 올 여름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함을 넘어 행운을 거머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의 새로운 신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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