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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와 유저들의 진솔한 만남, 그 현장을 가다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8.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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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파티(LanParty)를 아는가.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 랜파티. 이는 지난 1990년대 중반 북미에서 시작된 게임문화의 일종이다. 당시만 해도, 네트워크 환경이 열악했던 만큼, 멀티플레이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던 것이 현실이다. 이에 유저들 스스로가 컴퓨터를 들고 랜 제반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출발한 것이, 최근에는 동일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간 커뮤니티의 장으로 불릴 만큼 보다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점차 하나의 문화로 자리 매김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랜파티. 그 현장을 다녀왔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풍성’
지난 8월 18일 강남 신천역 부근에서 감마니아 코리아 주최로 제 1회 ‘애버-랜파티’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오후 4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대다수의 랜파티 참가자들의 참석이 늦어져, 당초 예정과는 달리 4시 30분을 기해 랜파티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참가인원 60명 중 딱 절반에 해당되는 30여명만이 참석했다. 비록 많지 않은 인원이었지만, 여타의 랜파티가 참여인원 중 2~30% 정도만 참여한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비교적 참여율은 높았던 편. 이번 행사에는 행사 진행요원만 대략 10여명이 참여했고 준비기간만 2주를 할애했다.

주최사인 감마니아 코리아가 이번 랜파티에 거는 높은 기대와 준비성을 엿보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행사는 ‘커밍 아웃’이라는 주제로 비교적 깔금하고 신속하게 진행됐다. 처음 식순에 포함돼 있던 ‘에버퀘스트2 이스트(이하 이스트)’ PM의 인사말은 시간 관계상 생략한 채 ‘에버퀘스트2’ 프리젠테이션을 시작으로 본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스스로 이벤트 참여 의사를 밝힌 유저들인 만큼, 꽤나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뒤이어 신규 동영상 시연시에는 여기저기에서 감탄의 탄성이 울려 퍼졌고, NPC 찾기 이벤트를 절정으로 랜파티는 최고조에 다다랐다. 이후 유저 대상 Q&A와 다양한 경품 추첨이 뒤를 이었고, 근처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것으로 행사는 막을 내렸다.

유저들의 반응 ‘활활’
이번 랜파티는 ‘이스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참가를 원하는 유저들 중 추첨을 통해 초청권이 배부됐으며, 서울 외에 경기도 등 위성도시에서도 많은 유저들이 참가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행사에 참여한 심현보(25, 경기도 이천)씨는 “비록 2시간이 넘는 거리였지만, 온라인 게임의 이색적인 오프라인 행사에서 만난 다른 유저들의 진솔한 대화가 너무 좋았다”며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참석 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게임과 달리 목적의식이 뚜렷한 퀘스트의 재미에 푸욱 빠졌다는 박세라(23, 서울 노량진)씨 역시 의견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녀는 “고렙 유저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밤을 설쳤다”며 “직접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뒤이어 “다음 번에는 친구들과 함께 이벤트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유저들 역시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일부 유저들은 “행사는 즐거웠으나, 너무 짧았다”며 “좀 더 긴 시간동안 유저들간의 향연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결국 전반적인 유저들의 평가는 ‘Goooooooooood'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랜파티는 계속된다 ‘쭈욱’
이번 랜파티를 주최한 감마니아 코리아의 장재우 본부장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로컬과정 중의 문제점과 현재 준비 중인 과정을 유저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입소문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참가자들의)반응이 좋은 만큼, 최소 매월 1회 정도는 랜파티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유저들과의 다양한 커뮤니티 창구 역할로 랜파티를 생각하고 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몇가지 문제점도 드러났다. 우선 이번 랜파티는 원래 행사일보다 하루 늦은 8월 19일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래픽 칩셋 제조사인 엔비디아측에서 그래픽이 화려한 ‘이스트’와 관련 이벤트를 8월 19일 개최한다는 뜻을 밝혀와 부득이 하루 전날로 앞당긴 것이다(하지만 엔비디아의 이스트 관련 행사는 9월말로 연기됐다).

뜻하지 않게 옮겨진 평일 오후. 행사일이 변경된 만큼 유저들의 참여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으며, 이를 전화나 메일을 통해 재확인하고 불참자들을 제외한 참여 유저들을 초청했어야 옳았다. 또한 유저들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즐기기보다는 주최측에 의해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어 랜파티 본연의 취지와도 대조를 이룬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어찌 첫 술에 배부를 수 있으랴. 현재는 세계적인 랜파티로 자리매김한 퀘이크콘만 하더라도 초창기 참가인원은 50명에 불과했음을 상기할 때, ‘에버-랜파티’ 역시 국내 대표적인 랜파티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은 충분했다. 더불어, 서비스에 대한 유저들의 목소리에 사과하는 장으로써, 향후 나아갈 바를 밝히는 자리로써, 그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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