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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 스타일리쉬 존, 그 현장을 가다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4.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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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산업 분야의 포커스가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얼마나 잘 만드는가’가 게임회사들의 주요 관건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잘 알리는가’가 더욱 중요한 시기로 부상한 것이다. 대규모 게임행사와 연일 이뤄지는 고객간담회, 다양한 PPL과 연예인 기용은 이제 옛말에 속할 만큼 빠른 속도로 진일보하고 있는 게임 마케팅. 그 중심에 유저들이 직접 게임을 즐겨볼 수 있는 체험관이 있다.

만점짜리 게임 체험관
늦추위가 한창 기승을 떨치던 지난 3월 30일. 코엑스 메가박스 앞에는 때 아닌 진풍경이 펼쳐졌다. 온통 ‘제라’로 도배된 제라 스타일리쉬 존은 총 100여평이라는 규모가 민망할 만큼 유저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실제로 이곳의 하루 평균 방문객수는 무려 1,500여명에 달하며, 주말이면 4,000명을 넘어서기 일쑤다. 이날만 해도, 총 16대의 게임 시연대 앞에는 유저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다. 개중에는 남녀 커플들이 함께 방문한 유저들이 태반이었다.

이때쯤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익은 음성. 고개가 절로 돌아갔다. “멀더, 실망이군요. 제라를 아직까지 모르다니” 200인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들려오는 X파일 패러디 동영상은 흥미 이상의 마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수십 명의 행인들 사이에 끼어 ‘제라’버전 X파일을 보고 있자니, 직접 게임을 즐겨 보고픈 욕구가 끊임없이 샘솟았다. 여기에 제라 쿠션과 ‘카트라이더’ 차량 등을 증정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병행됐고, 60인치 모니터와 42인치 모니터 6대를 통해 연출된 ‘제라’의 화려한 그래픽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어디 이뿐이랴. 음료 매장에서까지 판매되고 있는 제라 콤보(팝콘 L1, 음료 R2) 세트까지 가세, 마치 ‘제라’를 모르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듯한 착각까지 불러 일으켰다. 이쯤이면 3월 게임계의 비수기에 행한 마케팅치고는 ‘대박’인 셈이다. 행인을 가장, 게임을 즐기기 위해 줄 서길 30여분. 차례가 와 기존에 즐기던 아바타를 불러내려는 찰나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제라 즐겨보셨어요?” 이곳에 상주하고 있는 8명의 운영팀 요원 중 한명이었다. 짐짓 모른 체하며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속사포 마냥 내뱉어봤다. 하지만 그의 명쾌한 답변에는 별다른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이들은 모두 교육 과정을 이수한 직후였다.

결국 3명의 안내 직원들을 포함, 총 11명에 달하는 관계자들의 친절한 상담 역시 제라 스타일리쉬 존을 코엑스의 명물로 만들고 있는 밑거름임에 분명하리라. 19인치 LCD모니터가 동반된 PC의 스펙을 살펴보자, 펜티엄4 최신 CPU에 지포스7800GT, 2기가에 달하는 메모리로 무장, 최고옵션으로 게임을 즐기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이때 누군가 뒤에서 내뱉은 한 마디. “저. 아저씨. 언제까지 하실 거예요?” 16대에 불과(?)한 게임 시연대는 제라 스타일리쉬 존의 거의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이를 뒤로하고 좀 더 둘러봤다. 중간에 위치한 자판기가 눈에 들어왔다. ‘코카콜라&제라 스페셜 이벤트’라는 커다란 스티커가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음료를 구입할 경우, 제라 쿠션이나 메가 박스터 아이템을 증정하는 일종의 프로모션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약 30분의 시간 동안, 그 누구도 자판기를 이용하지 않았다. 무려 2,000원으로 일관된 요금책정은 옥에 티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보다는 만족도가 높았음은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었다.

연인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다는 이영운(27, 학생)씨는 “영화를 기다리며 마땅히 할 것이 없었다”며 “무료로 게임도 즐기고 다양한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조연희(23, 무직)양 역시 “처음 즐겨봤는데 재미있네요.”라며 “친구들과 함께 자주 놀러올 생각이에요”라고 덧붙였다. 다른 방문객들 역시 비슷한 입장이었다. “20대가 주로 방문하는 극장과 게임 유저층은 동일하죠. 더욱이 초보들이 즐기기에 적합한 ‘제라’임을 상기한다면, 게임을 홍보하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넥슨 홍보팀 이재교 팀장의 말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은 오는 4월 10일 문을 닫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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