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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다 즐거울 수는 없다! ‘C&C 랜파티’ 현장을 가다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7.06.0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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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파티’는 북미에서 생겨난 일종의 e스포츠의 한 형태다. 땅덩어리가 크고 인터넷이 발달하기 이전인 9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의 온라인 대전 기능을 즐기기 위해 유저들이 각자 무거운 PC를 차에 싣고 한 자리에 모였다. 이렇게 모인 자리에서 유저들은 평소 갈고 닦았던 실력을 발휘하며 참석자 중 최고 실력자를 가리거나, 서로 게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그들만의 인디 문화를 즐겼다.



한편 우리나라는 초창기 방송을 중심으로 e스포츠가 발달한데다, 각자의 PC를 들고 모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PC방 문화가 정착돼 이러한 미국식 랜파티가 다소 생소하다. 그러나 지난 5월 24일 용산 인텔스타디움에서 열린 ‘C&C3 1만장 돌파 기념 랜파티’는 랜파티 고유의 정신이 잘 살아있는 그야말로 ‘커맨드앤컨커3(이하 C&C)’ 매니아들에게 한바탕 축제의 장이었다.



● RTS계의 양대 산맥 ‘C&C’

사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하 RTS) 장르 게임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게임은 딱 하나 뿐이다. 얼마 전 후속작을 발표하기도 했던 ‘스타크래프트’가 바로 그것. ‘스타크래프트’가 단지 하나의 확장팩 만으로 9년을 버텼다면, 또 다른 대작 RTS인 ‘C&C’의 경우는 레드얼럿, 제너럴과 같은 다수의 후속작과 확장팩을 출시하며 끊임없이 ‘스타크래프트’에 도전한 양상이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에 밀려 C&C는 몇몇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어느덧 매니아들이나 하는 게임으로 전락한 것도 사실이다.



결국 ‘C&C:제너럴’ 이후 더 이상 C&C 경기를 방송에서 볼 수 없게 됐고, 나름대로 실력을 쌓은 유저들은 그것을 발휘할 곳마저 없게 됐다. 따라서 이번 랜파티는 한동안 목이 말랐던 C&C 유저들에게 그야말로 단비와도 같은 행사였다. 더욱이 이번 작품은 한 동안 침체됐던 PC패키지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1만장을 넘게 판매한데 고무된 EA코리아가 직접 나서서 주최했다는데 더 큰 의의가 있다.



● 참여 유저들의 열정이 빚어낸 아름다운 풍경

이번 행사는 크게 ‘C&C’ 시리즈의 역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 및 ‘C&C3’의 수석 프로듀서 아미르 아자미르의 동영상 인사와 100여 명의 유저가 참여하는 ‘C&C3’ 미니 토너먼트 대회 순서로 치러졌다. 동영상 인사를 통해 소개된 아미르 아자미르는 ‘C&C:제너럴’부터 개발을 맡아 확장팩인 ‘제로아워’, 그리고 EA의 또 다른 RTS 게임인 ‘반지의 제왕:중간계 전투’를 개발한 인물이다. 참석한 유저들은 각각의 소개가 끝날 때마다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행사는 특별한 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특히 4강 경기와 결승전, 이벤트 경기의 경우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아프리카’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기도 했다. 매 경기가 진행될 때마다 참석한 유저들의 탄식과 환호가 이어졌고, 특히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장시간 승부가 이어지는 경기에는 유저들이 모두 병풍처럼 에워싸 응원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100여명의 유저들이 토너먼트를 치루는 만큼 매 경기 수 십 명의 탈락자가 생겼음에도 누구하나 자리를 뜨지 않고,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은 이들의 C&C에 대한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했다.



● 화려함 아닌 순수함이 가득

같은 시각 용산의 또 다른 장소에서는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강민과 임요환과 같은 수많은 팬을 거느린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들의 경기인 만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순수 아마추어 100여명이 모여 진행된 이번 C&C3 랜파티 행사는 그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하며 유쾌한 웃음꽃을 피웠다. 그들만의 리그가 비록 작고 초라하더라도, 게임이 게임으로서 즐거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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