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게임스 신문고 - 금주의 공방] “70억 투자받은 회사가 월급을 안줍니다”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8.11.10 09:1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년차 프로그래머 김모 씨는 지난 4월 BM소프트에 입사했다. 당시 BM소프트는 게임포털 ‘지튜브(전 온탕)’를 운영하면서, MMORPG를 포함한 4개 라인업과 보드게임류를 취급하고 있었다. 또, 각종 투자 소식과 함께 장외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한 점을 보고 기반이 탄탄한 기업이라는 생각 하에 김씨는 BM소프트에 입사했다. 그러나, 첫 달부터 밀리기 시작한 월급은 그가 퇴사하기 직전까지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아내와 자식을 먹여살려야 하는 김 씨 입장에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처사였다. 한 때 사업을 해본 그였기에, 회사의 입장을 이해하려고도 해봤다. 그러나 배짱부리기식 조 전대표의 행태에 분노한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신문고를 울렸다.


BM소프트는 외형만 보면 탄탄한 기업이다. 장외 시장에서 단가 5천원 규모의 주식을 200만주 가량 발매했고, 지난 2007년 5월 유상증자를 통해 15억 상당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듬해 5월에는 상장사 야호커뮤니케이션과 20억 투자계약, 9월에는 상장자 파로스이앤아이와 30억 투자 계약을 잇달아 맺으면서 자금력이 확실한 기업이라는 인상을 풍긴다. 또, 효성CTX, iMBC등 내로라하는 기업들과 업무 협약을 통해 다양한 사업까지도 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급이 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라미드식 구조가 자금난의 원인]
한 제보자에 따르면 비엠소프트는 이미 올해 초부터 자금난에 시달렸다. 지난해는 6천만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올해 초부터는 연이은 사업 확장에 실패하면서 치명타를 맞았다. 특히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를 위해 10명이 넘는 인력을 고용하면서 사업을 진행한 점이 결정타였다. 효성CTX, iMBC와의 제휴를 통해 3천만원이 넘는 상금을 걸 정도로 큰 규모였지만, 대회 서버 등을 구축하면서 든 비용과 인력 채용에 든 비용이 녹록치 않았다. 특히 야호커뮤니케이션과의 20억 투자 계약이 결렬되면서 회사의 자금난은 극에 달했다. 이미 김 씨가 입사하기 전부터 회사원들은 BM소프트의 지불능력을 믿지 않았고, 노동청에 고발까지했다고 이 제보자는 밝혔다. 이로 인해 조 전대표의 재산과, 회사 집기 등이 차압당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소프트는 꾸준히 채용과 투자자 모집을 반복하면서 회사를 꾸려나가고 있다.


[행방이 묘연한 회사]
이에 대해 답변을 듣고자 비엠소프트 측과 접촉을 시도했다. 하지만 운영하는 사이트에 명기된 전화번호는 모두 통화가 불가능한 상태였고, 이 중 한 번호는 ‘쇼핑몰’이라고 답했다. 또, 28일까지 통화가 되던 조 전 대표의 핸드폰도 해지 상태로 돌변했다. 이에 직접 회사를 찾아 나섰으나 주소지는 도자기를 판매하는 회사로 탈바꿈 해 있었다. 또, 도봉구로 표시된 조 전대표의 등본상 주소도 본인이 거주하지 않는 상태였다. 사실상 조 대표와 비엠소프트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로, 홈페이지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는 “MMORPG를 비롯 중규모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는 게임 포털과 함께 유명 기업과의 제휴, 장외 상장, PC방 인프라와 특허출원 시도 등 포트폴리오 만으로도 BM소프트는 타 기업의 투자를 받기 쉬운 사례”라며 “내부 사정을 모르는 이들을 투자로 유도하고, 다시 그 금액으로 앞선 부채를 갚아나가는 피라미드식 구조를 가진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정상적인 방법으로 김 씨와 동료들이 돈을 받기 위해서는 BM소프트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번창하거나, 또 다른 투자자가 나타나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게임분쟁연구소 정준모 변호사는 “이와 같은 사례는 노동청에 고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근로기준법에 따라 3개월 동안 근무한 임금은 타 채무자보다 우선 변제되기 때문에, 길어야 2개월이면 월급의 일부를 받을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상황에 따라 대표자는 실형 선고를 받을 수 있다”며 “정황상 대표자가 지분거래를 통해 30억을 받았을 것으로 사료된다면 민사 소송을 진행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