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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 ‘아이온’ 성공 전략은] 론칭부터 상용까지 유저 입맛 확 바꿀 전략 ‘장전’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8.11.2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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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베 당일 15만명 몰려 서버 11개 추가 … 자사 네임 밸류, 진보된 게임성으로 ‘대박’


한국 게임계의 희망을 짊어지고 있는 ‘아이온’이 최고 동시접속자수 기록을 연신 갈아치우며 성공 가능성을 현실로 입증하고 있다. 14일 현재 아이온의 서버는 총 27대, 동시접속자수는 18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2004년 빅3의 몰락 이후, ‘라그나로크2’, ‘프리스톤테일2’ 등 소위 ‘대작’게임들이 잇달아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던 게임계도 오랜만에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이번 ‘아이온’의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신규 게임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 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아이온’의 성공으로 유저들의 성향이 일부 확인됨에 따라 향후 국산 게임 계도 ‘아이온’을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상용화이 벽이 남아있음을 지적하며, ‘아이온’의 성공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아이온’의 성공 전략을 진단해 봤다.



지난 11일 오전6시 ‘아이온’의 오픈베타 테스트가 시작됐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을 오픈한지 채 30여분이 지나지 않아 동시접속자 폭주 현상으로 인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 상황에서 이미 엔씨소프트는 관련 기술지원팀과 고위 관계직원 등 다수의 임직원이 비상대응 체제를 준비하고, 게임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려드는 동시접속자는 기존의 서버만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는 연이어 서버를 증설, 오픈베타 테스트 하루만에 11개의 서버를 추가할 정도로 빠른 대응을 보였다. 오픈베타 테스트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대응이다. 그 만큼 내부적으로도 게임에 대한 기대를 안고 준비를 하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 아이온 오픈베타 이후 추이

※ 최근 수년 내, 가장 급격한 동시접속자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아이온’


[엔씨 매니악스의 응집력이 ‘성공요인’]
이처럼 대대적인 흥행을 두고 게임전문가들은 엔씨소프트의 차기작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길드워’등으로 쌓아올린 네임밸류로 기존 매니아들의 접속을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과거 ‘리니지’를 즐겨본 경험이 있는 유저들이 당시의 느낌을 되찾고자 엔씨소프트의 신작을 찾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게임트릭스의 11일자 통계를 보면, ‘아이온’은 지난 104주 동안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서든어택’을 2위로 끌어내렸다. 점유율은 12.16%로 ‘서든어택’에 비해 3.16% 우위를 점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데카론’, ‘카발 온라인’등 충성 유저들이 다수를 차지했던 기존 MMORPG들의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타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들도 ‘아이온’을 테스트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리니지2’를 플레이하고 있는 한 게임 유저는 “아이온의 오픈 이후 ‘리니지2’상에서도 ‘아이온’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가 돼, 많은 유저들이 ‘아이온’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심지어 파티플레이를 위해 기본 30분은 기다려야 했던 사냥터에 사람이 부족할 정도”라고 답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도 흡사한 현상이 발생했다. 9일 아즈샤라 서버 기준, 주 3회 이상 레이드에 도전하는 일부 정규 공격대들도 공략을 쉬고, ‘아이온’테스트를 선언하기도 했다.



[평균 플레이타임 60분]
하지만 이 테스터들이 모두 ‘아이온’에 올인하지는 않았다. 11일 게임트릭스 집계를 보면 ‘아이온’은 1인당 평균 플레이타임이 60분선으로 타 상용 MMORPG의 평균 플레이타임인 100분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수치상으로 보면 게임을 테스트하지만, 깊게 빠져들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게임전문가들은 ‘아이온’이 대기표 현상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는 점을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한 서버에 접속하기 위해 최소 1000명에 달하는 대기자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 기다림을 유저들이 힘겨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수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 하되, 접속을 중간에 포기하고 끊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평균치를 내면 오히려 타 MMORPG를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또, ‘리니지2’로 진화된 인터페이스를 최대한 도입했지만, 아직은 W, S, A, D 조작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이 상당 수 있는 부분도 지적 사항 중 하나다. 이러한 인터페이스에 적응 하지 못한 이들이 게임을 즐기기도 전에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 측은 이러한 유저들도 게임을 조금씩 플레이하면서 적응하게 되고, 곧이어 게임 또한 안정화를 겪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는 ‘아이온’이 엔씨소프트의 이전 작품과는 달리 퀘스트를 기반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퀘스트를 클리어하면서 유저들의 몰입감이 증대되고, 게임의 조작법도 익숙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핵심 요소는 상용화 이후]
문제는 국내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를 어떻게 따라잡느냐다. 이미 기존 대작 들도 첫 주 화려한 데뷔를 거친 바 있지만, 이후 콘텐츠 부족 현상으로 인해 유저 이탈을 막지 못했다. ‘아이온’은 레벨 제한 시스템으로, 이를 극복하고자 했다. ‘아이온’은 오픈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30레벨 제한을 두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빠르게 레벨을 올리더라도, 다양한 캐릭터를 테스트 해 보면서 일부 PvP시스템을 함께 플레이하면, 비교적 만족할만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그리고 11월내로 상용화 단계에 돌입하면, 제한은 풀리도록 구성돼 있다. 특히 상용화 이후 도입될 ‘어비스’콘텐츠가 ‘아이온’의 백미이므로, 이를 즐기고자 하는 유저를 유료 결제로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리치왕과 ‘맞대결’]
오는 18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의 두번째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가 업데이트 됨에 따라 양 게임간의 충돌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불타는 성전’을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 중 일부가 ‘아이온’으로 넘어간 이상, 신규 확장팩으로 재 이탈 하는 유저들을 어떻게 잡느냐가 향후 과제인 것이다. 이를 두고 게임전문가들은 엔씨소프트가 아직 상용화 가격을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유저가 이탈하는 규모가 클 경우 상용화 가격을 1만원대 초반으로 잡고, 그렇지 않을 경우 2만원대 초반이나 1만원대 후반으로 잡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다른 게임으로 넘어갈 유저들을 미연에 방지, 상용화 이후에도 일정 유저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특명! ‘오토’를 막아라] 엔씨, 오토(자동사냥)프로그램과 ‘전쟁 선포’


엔씨소프트는 13일 자동사냥 프로그램의 유포자나 제작자에 민·형사적으로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1일 ‘아이온’ 오픈베타 테스트와 함께 배포되기 시작한 오토 프로그램에 대한 경고로, 12일 엔씨소프트는 오토프로그램 판매를 선전하고 있는 12개 사이트에 대해 선전 및 판매 중지 요청을 보냈다.
이를 무시할 경우 엔씨소프트는 유포자를 대상으로 민사 및 형사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서울지방법원의 판결문 내용 등을 들어, 오토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영구적으로 계정블럭을 시킬 것임을 암시했다.


한편, 14일 현재 오토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있는 X모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5~6개 버전이 더 남아있으며, 한달 이내로 상용화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혀 엔씨소프트의 초강력 대응에도 불구하고, 오토프로그램의 불씨는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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