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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 지켈 서버 기간틱비스트 레기온] “개인기 덕에 지존 됐어요”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9.01.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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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1월부터 시작된 베테랑 레기온 … 엽기발랄한 길드 문화가 유지비결


‘리니지’의 영향 탓일까. 게임상 거대 길드들은 군대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특히 PvP가 핵심 콘텐츠인 게임의 길드들은 이 현상이 두드러진다. 마치 기계를 보는 듯 일사 분란한 움직임과 함께 엄격한 내부 규율이 고정관념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8일 만나본 ‘아이온’ 자켄서버의 거대 레기온 ‘기간틱 버스트’는 이런 고정관념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레기온이었다. 연신 ‘빵’터지는 개그가 오고 가고, 왁자지껄한 길드 분위기와 당황스럽기까지 한 행동들은 여느 ‘최고’들과는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버 내 최초로 레기온을 만들고, 전직자를 배출하는 등 서버 내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레기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간틱 비스트’는 지난 2007년 11월 처음 만들어진 레기온다. 레기온마스터 아벨(이정성 씨)이 ‘아이온’ 클로즈드 베타 테스터로 당첨되면서 함께 게임할 유저들을 모은 것이 시초다. 길드의 목표는 단 하나 ‘아이온’을 재미있게 즐기면서 좋은 추억을 남기자는 취지다. 어떤 일을 하던 재미있게 즐기자는 것이 길드의 좌우명이다.



[CBT경험이 최고길드 만들어]
초기 멤버들은 쟁쟁한 실력자들이 주로 구축됐다. ‘리니지’출신 유저 뿐만 아니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홀릭’, ‘그라나도 에스파다’서 한가닥 했던 유저들이 함께모여 길드가 창설됐다. 클로즈드베타 테스트였던 탓에 게임에 대한 이해도는 적었지만, 각계 각층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했던 유저들이 한데 모인 관계로 새로운 공략법을 많이 발견하게 됐다.


이에 따라 ‘아이온’이 오픈 베타 테스트에 돌입하자마자 기간틱 비스트 레기온은 눈부신 성장을 했다. 이미 공략법을 모두 알고 있었기에 빠른 속도로 레벨 업이 가능했고, 스킬 트리에 대한 고민도 비교적 덜했다. 돈을 모으고 레기온을 창설하자, 그것이 자켄 서버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길드가 됐다. ‘아이온’사상 최초는 아니지만,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자켄 서버 내에서 ‘최초’로 발생하는 일은 대부분 기간틱 비스트 레기온이 달성해냈다. 스펙만 놓고 보면 ‘친목’을 가장한 공성전 전문 레기온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 단독으로 유물레이드에 성공한 기간틱 비스트 레기온


[엽기발랄한 분위기]
이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을 보면, 친목 길드인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다. 멤버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으로 구성돼 있고, 주축은 20대 후반 유저들이 이루고 있다. 이들이 게임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보이스 채팅에 접속하는 것. 비단 게임 속 이야기 뿐만아니라 사는 이야기를 함께 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한다. 서로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화기애애한 이야기 꽃을 피운다.


아이러니하게도 게임 상에서는 시공의 균열을 넘어 적 포스를 상대하고 있는 장면이 눈에 드러온다. 기간틱 버스터가 적 포스를 쓸어버리고 있다. 보이스 채팅에서는 여전히 농담이 오가고 있고, 한 유저가 개인기를 한 탓에 웃음이 터진 참이다. 이들의 엽기 발랄함은 종잡을 수가 없다.



[실력 보다 개그가 우선]
이 같은 ‘기간틱 버스터’의 행동은 길드 모집 광고를 보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정신줄 놓을 수 있는 사람만 모집합니다’라는 것이다. 가입조건은 ‘개그 실력’. 유저가 한번에 몇 포스를 때려 잡을 수 있고, 과거에 어떤 게임을 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서로 그저 웃고 떠들 수 있는 분위기가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기간틱버스터 레기온 마스터 아벨은 “기간틱 비스트 레기온은 ‘아이온’으로 좋은 인연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레기온”이라며 “추후 ‘아이온’의 서비스가 끝난다 할지라도 과거를 회상하면서 게임 참 재미있게 했다고 회상할 수 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다 재미있는 게임 플레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개그 센스’가 필수라는 것이 아벨의 설명이다. 결코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는 진지한 답변이었다.



 ‘아이온’의 핵심 콘텐츠는 어비스와 요새를 놓고 벌이는 힘싸움이다. 과연 그 때도 서로 웃으면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까. 아벨은 ‘상관없다’는 투다.


“재미만 있으면 그걸로 된것 아니겠습니까. 함께 몰려다니는 것만으로도 (‘아이온’은)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일부 길드원들 중에는 아쉬워하는 유저들도 있죠. 하지만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다 함께 웃을 수 있도록 길드를 운영해 나갈 계획입니다”라고 아벨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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