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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은 소비자 아닌 ‘비즈니스 파트너’

  • 박병록 기자 abyss@khplus.kr
  • 입력 2011.02.1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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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마이크로소프트>의 일관적이지 못한 행보가 사태 야기 … 잘못된 PC방 이미지 자정 노력 절실


“매출 확대를 위한 도구에서 탈피, 비즈니스 파트너로써 고민을 나누는 사이가 될 때 PC방이 대한민국 IT 산업의 도약을 또 한번 주도할 것”


‘만약, PC방이 없었다면?’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모습도 PC 하드웨어 분야의 자생성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PC방을 통해서 온라인게임에 대한 수요가 발생했고 전국 2만여개 PC방에서 상당히 많은 하드웨어 소비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지금도 PC방은 게임사에게 하드웨어 유통사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다. 하지만, 소비자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PC방의 현실이다.


최근, 야기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MS)사와의 저작권 분쟁이 대표적이다. 수익성에주목한 MS는 대한민국 2만여 PC방을 소비자 그 이상으로 대우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속적으로 정책과 입장을 바꾸고 있어, 정당한 소비자의 권리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 최승재 이사장은 “권리를 주장하기 전에 PC방이 먼저 바뀌어야한다” 고 말한다. PC방에 대한 인식을 스스로 개선하지 못하면, 이 같은 사태가 지속적으로 벌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 최승재이사장


지난 10일 신임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주관하는 ‘콘텐츠 정책 업무보고’가 있었다. 행사를 통해 문화콘텐츠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와 협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해 새해 콘텐츠 분야 정책의 줄기를 잡았다.


이 자리에 PC방 연합회를 대표해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 최승재 이사장이 자리했다. 1998년부터 PC방을 경영하고 있는 최승재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PC방 관련 정책을 주문했다.



- 기자: 이번 저작권 사태는 MS와 PC방 사이에 이해 부족이라는 지적이 있다

- 최승재 이사장 (이하 최 이사장):
이번 저작권 사태는 이해 부족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교류가 전무했다. MS가 PC방과 문제를 지적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 이후에 최후의 방법으로 고발을 취해야 했지만, PC방이 저작권 문제를 인지한 시점부터 고발이 이루어졌다.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이해 부족이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못하다.


- 기자: MS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 최 이사장:
PC방을 비즈니스 파트너가 아닌 일방적인 소비자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는 소비자로써의 정당한 대우조차도 받지 못하고 있다. MS 입장에서 PC방은 매력적인 구매 집단이다. 전국 2만여개 PC방에 간단한 산술 계산으로도 ‘윈도우7’ 을 백만 카피 이상을 판매할 수 있다. PC방이 MS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고, 공짜로 쓰겠다는 것이 아니다. 사실, MS의 이 같은 무더기 고발은 경찰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부분이다. PC방을 적으로 돌리느냐, 파트너로 상생하느냐는 MS의 결정에 달렸다


- 기자: MS에서는 인문협(인터넷PC문화협회)과의 공동구매를 진행, PC방과 상생의 노력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최 이사장:
인문협과 협동조합이 PC방의 권익을 대변하고 있는 정부인가 조직이지만, 모든 PC방이 이들 조직에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한쪽을 통해서 공동구매를 진행했다고 해서 PC방과 상생 노력을 다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게다가, 인문협을 통한 공동구매를 통해서 ‘윈도우7’을 구매한 PC방은 전체 PC방의 5% 정도다.



- 기자: MS가 실시한 표본조사를 보면, 합법적으로 OS를 사용하고 있는 비율은 3%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최 이사장:
표본조사 초기의 MS의 입장과 이후의 고발 단계의 MS의 입장에는 차이가 많아, 3%라는 비율을 신뢰할 수 없다. PC방 사업자들이 소프트웨어 구매에 소극적이라는 성급한 판단이 불러온 오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PC방이 정품 사용자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전국 2만여 PC방의 절대 다수는 판매처를 통해서 라이센스를 정식으로 구매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구입을 주저하지 않는 것이 PC방 업주들이다. 이들이 PC방 사업에 생계를 걸었기 때문이다. MS의 정책이 일관적이지 못했고, MS의 모호한 정책은 OS를 판매하는 판매처 마저도 혼란스러웠던 것이 문제다. 대부분의 PC방들은 판매처로부터 OS를 구매할 당시 지금과 같은 사태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MS는 소유권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 기자: MS 사태와 같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최 이사장:
이 같은 사태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PC방이 산업으로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임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산업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산업으로 인식돼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었어야 발전적인 사고가 가능하다. 지금은 소비자에 머물러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쪽과 지출을 줄이려는 쪽의 싸움으로 비춰지고 있다. PC방을 함께 성장해나갈 동반자로 인식하는 업계의 시각 변화가 절실하다.



- 기자: 이런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 PC방 내부의 변화도 요구된다

- 최 이사장: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만큼 쉬운 것은 아니다. PC방을 경영하는 대부분이 생존권에 직면한 소상공인이다. 당장, 자신의 PC방 옆의 경쟁자와 다퉈야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들이 다른 부분에 신경을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협동조합의 역할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협동조합은 비즈니스 파트너로써 PC방이 인식될 수 있도록, 마인드를 변화시키고 PC방 업주들을 설득시키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PC방을 매출원 이상으로 인식하지 않는 업체들의 마인드를 변화시킬 것이다.


- 기자: PC방과의 상생이라는 부분은 기존에도 계속해서 지적되어 왔지만, 성과가 없었다

- 최 이사장:
성과는 있었다. 다만, 초기의 절실했던 마음이 성공에 이르면서 변하는 것이다. ‘서든어택’ 도 ‘프리스타일 풋볼’ 의 경우도 그렇다. 성공이 절실할 때는 상생을 외치지만, 어느정도 결과가 보이면 돌아서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사태가 쌓이면서 PC방들이 게임사에 갖는 믿음이 상당히 흔들렸다



- 기자: 업체들이 PC방에 갖는 인식 변화 어디서부터 출발해야될까

- 최 이사장:
게임사든 하드웨어 업체든 이야기를 하면 실적 위주의 접근이 PC방과의 상생을 어렵게하는 부분이다. 물론, 기업으로써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성공 모델이 없고, 게임이 흥행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PC방 입장에서 상당히 곤란하다. 따라서, 매출의 확대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서 같이 노력하는 동반자로 PC방을 바라봐주길 바란다.


- 기자: 2011년 협동조합의 목표는

- 최 이사장:
무엇보다 상생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MS 사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PC방과의 상생을 통해서 성공을 하는 모델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보다 적극적으로 협동조합과 뜻을 함께하는 PC방을 모아 다양한 비즈니스를 진행하겠다.

최승재 이사장 프로필
● 1967년 서울 출생
● 1999년 PC방 오픈
● 2004년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강남지회장
● 2004년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서울시 부지부장
● 2004년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게임대책위원회 간사
● 2005년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중앙회 이사
● 2007년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 초대 이사장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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