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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사마의 게임캠퍼스 이야기-3회] 부모도 공부가 필요하다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3.02.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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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예쁘다’는 말을 딸 아이 둘을 키우는 아내의 육아 생활을 지켜보며 수도 없이 떠올리곤 했다. 뱃속에 열 달이나 품고, 사경을 헤매며 배 아파서 낳고, 젖 깨물려 가며 잠 못 자고 키웠으니 아이의 행동 하나 하나가 대견하고 신기하게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애가 다른 애들에 비해 너무나 뛰어나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좋아하는 아내를 보며 어느 부모도 자기 자식에게 만큼은 객관적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아이가 게임에만 매달리며 부모의 말을 들은 척하지도 않는다면, 어느 부모가 그것이 아이들이 디지털 세상에 적응해가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믿겠는가?
부모의 눈은 아이의 특별함만을 보고 싶어 하고 아이는 이 세상에 대한 엄청난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쉴새없이 눈과 손가락을 놀려댄다. 호기심 충족의 가장 훌륭한 대상은 역시나 눈과 귀 그리고 손가락을 동시에 자극하는 컴퓨터 게임이다.

그래서 이 세상의 모든 부모는 게임을 싫어한다.
‘자녀가 게임만 안 하면 성적이 오를 거라는 생각은 남편이 술만 안 마시면 월급이 오를 거라는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는 이외수 작가의 말이 무척 공감된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내 아이가 그저 평범해 질수록 그럴 수밖에 없는 특별한 이유를 찾고 싶은 것이 부모의 공통된 마음이 아닐까 걱정을 해본다.
그렇다면 그 특별한 이유에 대해서는 도대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소중한 내 아이의 미래를 갉아 먹는 종양과도 같은 게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제대로 알아야 대처하고 싸워서 이길 것이 아닌가!
아이가 자라서 자기의 진로를 결정할 때가 되어도 게임은 가까이해서는 안 될 금단의 영역쯤으로 인식된다.

‘부모님은 게임 공부하는 걸 허락하셨나?’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신입생 면접 때 반드시 물어보는 질문이다. 참으로 웃기는 일 아닌가. 2011년을 기준으로 게임 업계가 벌어들인 외화가 2조 6천억 원이며 성장률이 50%에 가깝다.
이는 K-POP과 국산 드라마가 동남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을 일으키며 벌어들인 외화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기존의 재벌2세가 아닌 신흥 재벌들 중 대부분이 게임 업계의 대표이며, 회사의 비전이나 복지, 연봉 등도 대기업 부럽지 않은 회사들이 많다.
소위 이런 잘나가는 업계에 몸담기 위해 게임 관련 학교를 지원하겠다는데 왜 반대를 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을 잘 몰라서다.

게임이 왜 나쁜지, 실제로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오로지 나쁜 영향만 미치는지, 또 게임 개발자가 된다는 것은 이 사회의 실패자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제대로 공부를 해보자.
학교 선생님 혹은 학원 선생님들에게만 우리 아이의 미래를 맡기지 말고, 특별한 내 아이를 위해서 시간을 할애해 공부를 하자. 이것이 아이를 걱정하는 바람직한 부모의 태도가 아닐까.
장담하는 바, 부모 세대가 게임에 대한 공부를 하면 할수록 게임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가능성을 훨씬 높여줄 수 있으며, 소원해진 부모와 자식간의 소통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조금만 객관적이 되려고 노력해보자. 우리의 소중한 아이가 게임 개발자가 되는 것이 의사나 변호사가 되는 것만큼이나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어른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길라잡이를 해주자.
그것이 설령 게임이라 할지라도….

필자 | 최삼하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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