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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광화문연가] 우먼 파워

  • 편집국장 김동욱 kim4g@khplus.kr
  • 입력 2013.02.21 12:44
  • 수정 2013.02.2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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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다. 인류가 태동한 이래, 여성은 항상 남성과 함께 역사라는 수레의 한쪽 바퀴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러나 여성은 과거로부터 남성보다는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는데 미흡했던 것 같다. 오히려 남성보다도 훌륭한 업적을 쌓았음에도 인류의 역사에서 여성들은 그들의 앞에 나서지 않았다. 여성의 힘이 미약해서 그랬던 것은 절대 아니다. 남성처럼 무대에 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보다는 보이지 않은 곳에서 더 힘들고 기본에 충실한 일을 즐기는 타고난 품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블록버스터급 영화로 비유한다면, 여성은 남성과 함께 그 역할을 정확히 양분해 스스로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던 주연배우다.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든 남기지 않았든간에 모든 여성은 자신이 살아온 시대를 이끌고 가꾸어 간 역사의 주인공이었다.
 2000년, 뉴욕타임즈는 지난 1천년동안 가장 뛰어난 지도자로, 수많은 남성 지도자들 대신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선정한 바 있다. 인류 역사에 있어서 여성의 높은 위상을 증명한 셈이다. 
16세기까지만 해도 유럽에선 주변의 스페인과 프랑스에 억눌려 작은 섬나라에 불과했던 영국은 엘리자베스 1세 이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이후 세계 역사를 주도한 국가가 됐다.
그녀의 영국은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퇴하고 유럽의 해상권을 장악했으며, 신대륙으로의 항로를 열었다. 게다가 국교회를 중심으로 한 종교적 안정과 의회의 안정을 도모하며 혼란스러웠던 영국의 상황을 호전시켰다. 특히나 이 시기에는 많은 문호들이 등장해 영국 문화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엘리자베스 1세가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한 셰익스피어도 이 시대의 인물 중 한사람이다.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돌다리도 두드려가며 건너는 조심스러운 정책으로 영국을 가장 부강한 나라로 만든 엘리자베스 1세는 평생 독신으로 살며, 개인의 삶보다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여성이었다.
 이렇듯 인류의 역사를 주도한 여성의 파워가 다른 산업에 비해 게임업계, 특히 개발 현장에서는 유독 남성들에게 눌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들어 북미 업계에서는 게임의 내용이 대부분 남성 편향적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부터, 게임 회사 내에서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횡행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관해 일렉트로닉아츠의 부사장인 가브리엘 토레다노 씨는 포브스지와의 인터뷰에서 “성 차별이 절대적 원인이 아니다”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녀는 여성을 차별 대우한다는 문제는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되는 사안이지만, 게임업계가 성차별이 유독 심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다수를 이루는 남성들을 비난하기 보다는 여성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는 여성들 자신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비롯돼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그녀가 지적하는 것은 다음의 세가지다. 첫째로, 여성도 자신이 게이머라는 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둘째, 게임 업계는 진보와 혁신성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을 필요로 하고 있고, 실제로 인재를 찾고있다. 셋째, 인력은 아직도 부족한 상태라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등과 관련된 업무에 여성들의 취업이 늘 수 있도록 전문 교육 기관을 지원해야 한다.
 지난 15년간 게임 테크놀로지 부문에 관여해온 가브리엘 부사장은 “엔터테인먼트와 게임은 가장 보람있는 분야이며, 게임은 지금 역사적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 직장에서의 성 차별은 불행한 현실이지만, 게임과 관련된 업무는 여성들에게 더 적합하다는 마음가짐을 스스로 가질 필요가 있다”고 긍정론을 펴고 있다.
조만간, 게임업계에도 엘리자베스 1세같은 위대한 여성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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