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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플레이에 정치는 필요없다

  • 강은별 기자 hehestar@khplus.kr
  • 입력 2013.02.26 18:40
  • 수정 2013.02.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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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기분을 즐겁게 하는 일.
사전이 규정하고 있는 오락의 의미다. 오락의 대표 주자인 게임, 그런데 최근에는 게임이 단순히 즐겁지만은 않은 듯 보인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젊은 세대들의 정치 관심이 많아지면서, 게임이 바야흐로 혼란한 정치판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순수한 정치 토론을 벌이는 것이야 마땅히 좋은 현상이지만, 문제는 분위기에 사로잡혀 옳고 그름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유저들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최근 모 게임에서는 ‘운지’가 특정 지역에서 캐릭터가 낙하할 때를 의미하는 게임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을 빗댄 부적절한 용어가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 실제 의미는 차치하더라도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이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또 다른 게임에서도 이러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파괴, 학살 등을 일컫는 말로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민주화’를 사용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전 프로게이머가 방송에서 ‘민주화’라는 단어를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처음에 이러한 단어들은 정치적 분란을 일으키기 위한 일종의 도구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본래의 의미는 퇴색된 채 대부분의 유저들에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게임 대화창을 통해 단어를 사용하는 유저들에게 뜻을 물어보면, ‘남들이 쓰기에 유행어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그래도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축에 속한다. 단어의 의미를 알면서도 사용하는 유저들도 있기에 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게임을 할 때 ‘플레이(Play)한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말 그대로 모든 유저들이 게임 속에서만큼은 그냥 놀았으면 한다. 유저들에게 묻고 싶다.
‘팀전을 치를 때 같은 편의 정치 성향이 다르면 팀원을 공격하시겠습니까?’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 성향이 아니라 우리 팀인가 아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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