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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그들만의 리그가 가장 치열하다

  • 경향게임스 press@khplus.kr
  • 입력 2013.03.07 10:45
  • 수정 2013.03.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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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스마트폰 게임에는 친구들과의 점수 경쟁이 필수 요소로 자리 잡게 됐다. 이름하여 ‘랭킹’. 일주일에 한 번 초기화되며, 그때마다 이번 주에도 최선을 다해보자는 의지의 텍스트가 나타나는 게 보통이다.
카카오톡 친구를 하나의 경쟁 그룹으로 묶은 애니팡 이후로 본격적으로 자리잡았으며, 그 당시 랭킹은 경쟁 유도를 통해 게임 플레이 시간 증가에 도움이 됐다.

▲ 라쿤소프트 이효민 기획팀장
여기에 매출 증진 효과까지 있으니 개발사 입장에서 랭킹은 뺄 수 없는 요소였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이 랭킹이라는 게 마치 병풍 같은 느낌이다. 누가 일등이고 누가 꼴찌 인지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순위가 올라도 별 감흥이 없다.

오히려 랭킹 시스템이 게임의 현 상태를 가늠하는 지표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많은 친구들 점수가 리스트에 보이면 해볼만한 게임이고, 사람은 많은데 점수가 별로 없다면 인기가 식은 게임이라고 짐작하게 된다.

꽤 오랜 시간 동안 랭킹에는 나 혼자 뿐이다? 이건 개발사가 야근을 해서라도 빠른 패치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필자는 랭킹이 이렇게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 원인을, 바로 원하지 않는 경쟁 상대라고 본다. 사실 경쟁은 어느 분야에서나 엇비슷한 실력일 때 가장 큰 재미를 느낀다. 그런데 경쟁하고 싶은 상대를 내가 정할 수 없다니 …. 일단 경쟁자로 등록되는 상대는 친구들 중에서도 게임을 설치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필자의 전화기에 별로 친하지 않지만 연락처는 등록되어 있는 그냥 ‘아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이 아는 사람은 프로게이머라도 되는지 어딜 가나 1위다. 유료 아이템을 쓰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잠깐 생각 해 보지만 그래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이다. 그렇다고 랭킹을 없애자니 순위 경쟁을 통한 좋은 효과가 너무도 아쉽다.

비슷한 실력끼리 랭킹 그룹을 자동으로 만들어 주거나, 친구가 잘하면 나도 함께 덕을 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랭킹 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있으나마나 한 것은 없어도 그만인 셈이다.
올림픽 1~3위처럼 매번 똑같은 랭킹은 더 이상 감흥이 없다. 이젠 적어도 너만은 이기겠다는 그들만의 리그가 활성화 되어야 하지 않을까?

글 | 라쿤소프트 이효민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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